남 좋은 일 하는 날, 내가 더 좋은 날

2014.03.04 | 행사/교육/공지

녹색연합에서의 이달의 자원활동으로 ‘남 좋은 일 하는 날’에 참여했다. 녹색연합 사무실은 좀 근사하고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택가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어 기분이 묘했다. 물론 그게 더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실내는 생각보다 서늘했고 사람은 드문드문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낯선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긴장과 설렘을 가득 안은 채 자리를 잡았다.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녹색연합의 소개와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여러 활동 중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생태문화와 에너지전환이었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처음 친환경에 관심을 가지도록 했으며 자연이 주는 가치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옳은 건지 깨닫게 했던 첫사랑 같은 단어였다. 나는 친환경을 기반으로 그 속에서 파생되는 가치를 서로 공유하고 그것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삶이 너무 좋다. 그래서 생태공동체마을이나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곳의 분위기는 참으로 맑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비록 내가 아는 단체나 공동체는 몇 개 되지 않지만 언젠가 꼭 그 속에 나를 물들여 조화롭게 살고 싶다. 또한 우리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자연과 서로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살기 위해서는 고갈에너지나 핵과 같은 것에 기반을 두기 보다는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에너지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래서 독일과 같이 친환경적인 시스템과 대체에너지에 힘을 쏟는 국가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그들의 의식이나 가치관에 작은 존경심까지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후에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활동이 생긴다면 반드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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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녹색연합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우리는 오늘 모임의 목적인 친환경비누 제작에 돌입했다. 강사님께서는 실습에 앞서 몇 가지 유익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먼저 친환경비누와 계면활성제, 인공적인 향과 색소가 들어간 합성세제의 차이를 알려주셨는데 우리 몸에 직접 닿는 비누를 그동안 너무 무신경하게 사용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게 되는 좋은 정보였다. 또한 비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천연 글리세린은 비누를 무르게 하므로 그것을 추출하여 화장품회사에 팔고 생산 단계 나중에 글리세린을 첨가한다는 얘기는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이 목표인 것 같아 왠지 서글프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익보다 공익에 가치를 두고 있는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서 성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위안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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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예전에도 직접 만든 비누를 몇 번 선물 받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약간 시시하거나 멋없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직접 비누를 잘게 조각내고 그것을 끓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레 녹이며 천연색소와 오일을 첨가해 40℃에 맞춰 향을 더해주는 일련의 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굉장한 노력과 정성이 가득한 선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만든 비누가 사용하는 모든 이들의 피부에 새로운 생명을 주는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

글 : 이경미(자원활동가)

<비누만들기 과정>
비누베이스 잘게 자르기 약한 불에 살짝 저어주면서 녹이기
①비누베이스 잘게 자르기
②약한 불에 살짝 저어주면서 녹이기

분말을 글리세린에 넣고 잘 저어주기 녹인 비누베이스에 글리세린과 분말을 섞은것을 넣고 천천히 저어 식히기
③어성초분말, 귤피분말, 진주분말 등 원하는 분말을 글리세린에 넣고 잘 저어주기
④녹인 비누베이스에 글리세린과 분말을 섞은것을 넣고 천천히 저어 식히기

비커를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으면 오일방울 떨어뜨리기 틀에 에탄올을 뿌리고 비누용액 붓기
⑤비커를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으면 페퍼민트, 라벤더 등 원하는 오일방울 떨어뜨리기
⑥틀에 에탄올을 뿌리고 비누용액 붓기

차가운 곳에서 식혀 굳히기 굳으면 잘 떼어내기
⑦차가운 곳에서 식혀 굳히기
⑧굳으면 잘 떼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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