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책선거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2002.11.16 | 미분류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선거가 과연 대통령선거인가? 우리는 지금의 선거정국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대통령선거는 결국 5년 간 나라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놓고 5년마다 제 정치세력이 유권자의 지지를 놓고 다투는 공간이다. 그러나 지금의 선거가 과연 그러한가?
원칙도 없이 명분도 없이 표만 된다면 모든 세력을 끌어안고 있으며, 정책을 비교 검증할 기회에 대해 불완전한 선거법을 앞세워 우리는 법을 지키려 한다며 사회적 요구를 무시하고 있고, 결국 시민단체들과의 약속마저 파기하고 있다. 우리는 후보가 내놓는 공약 이전에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며 좌절감마저 느낀다.
뿐만 아니라 선거를 30여일 앞두고도 각각 정상적인 자당의 절차를 통해 선출된 후보를 두고 서로간의 정책적 차이와 동질성이 무엇인가를 따져보지도 않은 채 후보단일화 논의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 것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또한 원칙도 명분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심지어 시민단체와 맺기로 한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협약마저 연기하고 있어 이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

언론은 정책선거로 이끌기 위해 5년 전에 비해 상당한 정도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고 비교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의 기준이 될 ‘쟁점’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있다. 더구나 후보들 누구도 쟁점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비전을 중심으로 선택할 기회를 주려 하지 않는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마키아벨리적인 술수만 판을 칠 뿐 국민을 위한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얻으려는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건대, 진실로 과연 이런 선거를 해야 하는 지 의문스럽다. 정책대결을 요구하고 토론을 갖자는 시민단체의 요구는 무시되기 일쑤고 거절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라의 장래를 위해 정책대결 선거가 필요하다고 절박한 심정으로 제기하고자 한다. 지금이라도 후보들은 정책대결선거로 나서야 한다. 오늘 대선유권자연대의 정책과제 발표를 계기로 대선후보들이 진지한 정책대결로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말로만 공약하지 말라. 지킬 수 있는 공약으로 대통령이 되려고 할 때, 권력에만 관심이 있다는 우리의 의구심을 제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견해에 후보들이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솔직하게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후보들이 연일 보여주는 실망스런 모습은 거듭 우리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유권자인 시민들에게 호소하고자 한다. 우리는 유권자인 시민 스스로가 자신에게 약속할 것을 호소한다. 후보들은 나라를 미래를 버릴지 몰라도 유권자는 버릴 수 없으므로 나라와 시민의 미래를 담을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중심으로 선택할 것을 약속하자는 것이다. 범국민적으로 유권자가 자기 자신에게 약속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을 호소한다.
더 이상 구태를 벗지 못한 채 지역감정과 정쟁으로 날을 지새는 후보를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화려한 공약을 앞세우는 후보를 지연과 학연 때문에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결국 희망이 유권자인 우리 자신이라고 믿는다.

후보들과 정치인들 그 누구도 유권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권자인 우리 자신이 정책으로 후보를 선택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표는 지연과 학연을 따라 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인 우리 자신도 이 지긋지긋한 선거판을 희망이 담긴 선거판으로 갈아엎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가 정책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결정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 정책으로 선택하면 정치가 확 바뀐다는 믿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우리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100만 유권자의 표를 결집시켜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정책으로 선택하면 정치가 확 바뀐다.

2002년 11월 15일

2002 대선유권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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