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독일 쾰른의 거지성자 페터 노이야르

2004.04.17 | 미분류

한국에 온 거지성자와 천성산의 만남  그와 함께하는 ‘천성산 생명의 띠잇기 자전거 순례’
                                        
“집없이, 돈 없이, 여자없이 산다”는 거지 수행자는 독일인으로 죽음과 서구문명에 대한 회의로 방황 하던 중 동양사상과 종교, 특히 불교에 심취하여 부처님의 수행방식인 아나가리카(집없는 수 행자)로 무소유의 삶을 도심속에서 실천해오고 있는 사람이다.



페터씨가 가진 것은 낡은 누더기와 작은 손수레, 보자기, 실과 바늘이 전부다. 잠자리는 숲속의 나무밑이고, 하루 한끼 먹는 공양은 탁발로 얻은 썩은 과일과 검은 빵, 버려진 야채뿐이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다. 동서양의 수많은 사상과 경전들을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터씨는 망명 온 이란인이나 외국인 유학생 등 인생 의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자상한 카운슬러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부처님과 예수를 비롯해 마호메트와 이슬람의 수피들, 공자와 노자, 장자의 가르침 등 동서양의 수많은 종교와 성현들이 등장한다. 심지어는 세익스피어의 아름다운 시들을 줄줄 암송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항상 진실하고 온유하며 겸손하여 자신의 깨달음과 지식을 드러내지 않고 누구에게나 다정한 친구처럼 대한다. 그는 나무 하나 꺾지 않고 몸에 기생하는 벼룩조차 잡지 않을 만큼 철저한 생명존중을 실천하고 있다.

“나는 외부에 알려지는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
어느 권력자와 부자가 이 거지보다 더 넉넉할 수 있겠는가
그런 그가 동방의 땅, 천성산의 깊은 숨결을 만난 이유는 뭘까…?
옛적, 원효 스님이 일구었던 일천의 성인과는 어떤 인연일까..?

천성산 생명의 띠잇기 자전거 순례를 시작하며

가난한 수행자의 삶은 아름답다. 진정한 수행자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아주 조금밖에 소유하지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분들을 성자라 부른다.
천성산의 작은 암자에서 독일의 성자라 불리는 페터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을 때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신 후 당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우리의 운동 방법은 비폭력 저항 운동이어야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때 우리는 도롱뇽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낙담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어린 친구들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수녀님께서 자신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벌목현장을 벗어날 수 없었고 사람들은 내가 참여하지 않는 행사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 논의 끝에 우리는 의견을 통합하여 천성산을 벗어나지 않는 산자락을 한바퀴 돌며 자전거 순례를 하기로 했다.

페터 선생님께서는 자전거를 타본지 오래전이라고 하신다. 수녀님께서는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신다고 했다. 나는 수녀님이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시는 것 보다 수줍음이 유난히 많은 수녀님께서 어떻게 거리에 나올 용기를 내셨을까하고 생각하면 송구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우리들이 한 발짝 씩 나가야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것은 가난한 마음들의 연대이기 때문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라져 갈지도 모르는  많은 생명들의 연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천성산의 도롱뇽 소송은 동화를 쓰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아이들에게 천성산의 늪과 계곡 그리고 그 땅을 의지하며 사는 생명들의 이야기가 전설로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제 우리는 울산지법에 도롱뇽 소송 항고를 했으며 이 사건은 부산지법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출발을 부산법원 앞에서 하기로 했다. 자연의 권리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물음은 우리가 마시는 공기가 누구의 것인가
하는 어리석은 물음과 같다.

생명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동서양의 종교인들이 함께하는 이 자리는 무한 속도로 달리는 인간의 탐욕과 질주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며 함께 참예하게 된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2004. 4월 16일 지율합장

자전거 순례 및 강연 일정
4월 16일(금)  : 오전 11시 : 법원앞 출발
                     오후 2시  : 환경을 생각하는 미술인 모임
                     (광주 비엔날레참여작가와의 만남)

4월 17일(토)  : 양산시 – 통도사 오후 2시 서운암 들꽃축제 참석
                     오후 :  양산인들과의 만남        
  
4월 18일(일)  : 훼손현장을 찾아 (삼동골프장 현장과 벌목현장답사)  
          
4월 19일(월)  : 고속철도가 통과하는 천성산 구간 답사
                            도롱뇽 서식지를 찾아서

4월 20일(화)  :  거지성자 페터 노이야르 강연

■주제: 거지성자 페터 노이야르와 천성산의 만남
■ 일시 : 2004년 4월 20일 오후 7시
■ 장소 : 동보서적 대강당
■ 주최 : 전교조 부산지부 , 도롱뇽의 친구들

▶ 문의 : 도롱뇽의 친구들 손정현 011-9306-8033, 박현호 011-9528-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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