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이 광릉숲 훼손

2005.05.16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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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 국립수목원장 고발
“문화재보호구역 내 불법 토사 투기”

“광릉숲 보전을 위해 들어온 국립수목원이 오히려 광릉숲의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
녹색연합, 우이령보존회, 환경정의로 구성된 광릉숲보존을위한환경단체연대회의(가칭·이하 광릉숲연대회의)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국립수목원장을 고발하는 등 광릉숲 내 대형 유리온실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광릉숲연대회의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광릉 문화재보호구역 500m 이내 지역에 대량의 토사를 불법 투기한 국립수목원장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문화재보호구역 500미터 이내의 불법 형질변경>

연대회의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은 광릉숲 한가운데 위치한 수목원 경내에 약 1,155평, 28m 높이의 대형 유리온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덤프트럭 수십대 분량의 토사를 수목원 주차장과 광릉 사이의 하천변에 100미터에 걸쳐 불법으로 투기했다.
토사가 불법 투기된 봉선사천은 왕숙천의 최상류지역으로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과 원앙(제327호)이 자주 목격될만큼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곳은 사적 제197호로 지정된 광릉 문화재보호구역 경계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곳으로 문화재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형질변경이 엄격하게 금지된 지역이다.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부회장은 “국립수목원은 토사 불법투기로 광릉숲과 하천이 접하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언저리(edge) 지역인 봉선사천의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했다”며 “10일 이후 수목원측은 하천 경계지역 토사면에 나무를 심는 등 눈가림 공사까지 시행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광릉숲 보전 종합대책에 따라 국립수목원 이전>

광릉숲은 단위면적당 국내 최대의 생물종 다양성을 자랑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온대림으로 이루어진 극상 천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광릉 숲은 1990년대 주변지대 난개발로 심각한 훼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1997년 5월 국무조정실은 ‘광릉숲 보전 종합대책’을 세워 △주변부 개발 억제 △314번 도로 차량통행 제한 △우회도로 건설 △광릉수목원 주말 폐장 등의 몇몇 조치를 시행했다.
1999년 국립수목원이 광릉숲 안에 자리하게 된 것도 이 종합대책에 따른 조치였다.
유리온실을 둘러싼 문제제기의 핵심은 △대규모 유리온실은 광릉숲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으며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기본원칙인 자생지 보전이 무시된 계획이라는 것.
광릉에 국립수목원이 들어선 근본 취지는 광릉숲을 보존하는 데 있고 이에 따라 10여년 가까이 주말에 문을 닫고 관람객 제한, 탐방로 및 동물원 영역 폐쇄 등 보존을 위한 정책을 펴왔는데, 관람객 유치 및 편의제공을 위한 온실건설은 광릉숲 보존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여기에 대해 국립수목원은 △열대·아열대 지역 등 식물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조성이 시급하고 △자연환경의 패러다임이 다양한 식물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직접 관찰·체험으로 변화함에 따라 △생태온실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다양한 해외 식물자원의 안정적 수집·증식·보전 및 전시 △이용객의 욕구충족 및 자연학습·체험교육 환경 제공 △계절·기후적 제한성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연중 다양한 관람환경 조성 등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 4개의 기후대별 전시원과 관리시설(기계실, 제어실 등)을 지을 계획이다.
2007년 개원시 전시원에는 △열대식물 전시원(246평 : 야자나무, 빵나무 등 200종류) △아열대식물 전시원(431평 : 망그로브, 빅토리아수련 등 300종류) △건생식물 전시원(158평 : 바오밥나무 등 400종류) △고산식물 전시원(74평 : 들쭉, 백산차 등 800종류) 등 총 1700여 종류의 식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역행>

그러나 광릉숲연대회의는 “정작 지금은 서식지에서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광릉요강꽃’과 ‘광릉물푸레나무’ 등 광릉특산식물의 자생지 보존과 복원이 시급하다”며 “이런 시급한 사안을 제쳐놓고 보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대·아열대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온실을 건설한다는 취지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일대는 매우 중요한 새들의 서식지로서 유리온실이 지어질 경우 새들의 충돌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번식기의 새들은 유리에 비친 자기 모습을 침입자로 여겨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보고에 따르면, 연간 9800만마리의 새들이 건물의 유리창 등에 충돌해 사망한다.
가톨릭대학교 조도순(천연기념물 분과 문화재위원) 교수도 “광릉숲 UNESCO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형 유리온실 건축은 안될 말”이라며 “유리온실 건축은 ‘자연의 원시성 유지와 자생생물의 서식지 보존, 식물유전자풀로서의 기능수행’이라는 지정 취지와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2005년 5월 16일

광릉숲보존을위한환경단체연대회의
(녹색연합, 우이령보존회, 환경정의)

첨부자료 : 광릉 숲 대형 전시유리온실 건설을 저지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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