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복제, 과대 포장 말아야

2005.08.04 | 미분류

개 복제와 줄기세포연구를 통한 난치병 치료는 구분해서 논의해야 한다.

1. 2005년 8월 4일 과학기술부는 황우석 교수 등의 국내 연구진이 세계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095개의 복제 수정란과 123마리의 대리모를 이용해 3마리를 임신시켰고 최종적으로는 한 마리의 복제 개를 만들어 냈다. 이 연구결과는 유명 저널인 네이처(nature)지에 한쪽짜리 논문으로 발표되었다.

2. 그러나 이번 실험이 실제 이상으로 과대 포장 되서는 안된다. 과기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약제 및 치료법 개발에 개 복제를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성급한 판단이다. 과기부와 연구진들은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인간배아 연구에 대한 과장된 분위기를 확대 재생산 하려는 목적으로 이 연구 성과를 활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과의 과대 포장은 일반인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며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성찰을 방해 할 것이다.

3. 개 복제 성공은 당장 인간 난치병 치료에 기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개체복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증폭시킬 것이다. 연구진들이 언급한 것처럼 개는 포유류 중에서도 복제하기가 가장 어려운 동물로 알려져 왔다. 작년 인간배아복제에 이어 올해의 개 복제 성공은 인간개체복제가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시켜 준 것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 참고로 황우석 교수는 지난 1997년부터 작년 인간배아복제 성공 이전까지 인간개체복제가 동물복제보다 쉽다고 수차례 발언한 바 있다.

4. 또한 우리는 복제를 통해 한국 늑대와 같은 멸종위기 동물의 복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도 우려를 표명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복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생태계 파괴에 대한 인간의 책임회피와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파괴되는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이 야생동물의 멸종위기를 막는 최선의 길이다. 지난 백두산 호랑이 복제 해프닝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생태계 복원이 전제되지 않는 한 사라진 동물을 복원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5. 마지막으로 생명공학감시연대는 배아연구로 대표되는 최근의 생명공학 기술에 대한 사회적 성찰과 사회적 합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연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사이도 없이 마치 금방이라도 난치병을 치유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생명공학감시연대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작금의 생명공학자들의 무분별한 행위를 점검하고 각종 생명공학의 진전으로 파생되는 사회문제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끝>

2005년 8월 4일

생명공학감시연대

녹색연합, 시민과학센터, 여성환경연대, 초록정치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정의, 한국YMCA전국연맹

문의 : 녹색연합 정책실 임성희 간사 ( 02-747-8500 / mayday@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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