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새만금 간척사업의 망상을 허물어 뜨려야 한다

2003.04.09 | 미분류

아래 글은 2003년도 녹색평론 3~4월호에 실린 “새만금의 망상을 허물어뜨려야 한다 – 새만금 갯벌 살리기 대화마당” 중 김정욱(서울대 환경대학원장)님의 글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새만금사업을 세계 최대 간척공사라고 그럽니다. 새만금 갯벌을 막아서 얻으려는 게 농지 2만8천헥타르 아닙니까. 20년에 걸쳐서 2만8천헥타르를 만드는데, 지금 해마다 농지 3만헥타르를 없애고 있습니다. 왜 없애느냐. 절대농지로 묶어놓으니까 땅값이 제일 싸요. 비싸도 평당 3~4만원입니다. 이걸 풀어서 죄다 땅장사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20년에 걸쳐 3만헥타르도 안되는 땅을 만들어서 뭐 하겠습니까. 이 사업을 하는데 비용이 얼마 듭니까. 감사원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6조원이 듭니다. 20년에 걸쳐 6조원을 들여 2만8천헥타르를 만들면, 평당 조성비용이 7만원입니다. 지금 서산간척지를 농민들이 불하해달라고 그러는데, 얼마에 불하해달라고 하냐 하면, 평당 5천원입니다. 이런 판국에 평당 7만원씩 들여 땅을 만들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만든 땅을 논이라고 그려놓아도 전라북도 사람들은 누구도 논으로 보지 않아요. 전부 다 산업단지로 봐요. 논으로 만들려고 하면 물만 빼면, 그래서 흙만 드러나면 됩니다. 그리고 소금기만 빠지면 되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공장을 세우려면 땅이 가라앉으니까 흙을 더 매립해야 됩니다. 거기에다가 상수도 놓아야지요, 하수도 놓아야지요, 가스 들어가야 되지요, 전기 들어가야 되지요, 그러면 총 공사비가 28조원이라고 합니다. 감사원에서 그렇게 지적했습니다. 여러분, 감사원에서 28조라면 사실은 그보다 두 배 정도 더 들어간다는 거 아시지요? 자, 28조라면 평당 조성비가 또 얼마가 되나. 무려 33만원입니다. 그것도 절반은 논이고, 절반은 공단이니까, 공단은 평당 조성비가 50만원이 넘습니다. 지금 평당 20만원 안되는 공단 땅이 전국에 남아도는데, 어떻게 평당 50만원이나 들여서 공장 부지를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까.

물이 어떻게 될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물을 처리하지 않고 이대로 막으면, 이 물이 시화호보다 더 나쁩니다. 조사를 해보니까. 이걸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에서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대책을 다 세웠다는데, 이런 겁니다.  돈을 1조원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25개 세운다. 그리고 축산분뇨를 다 처리한다. 이렇게 해서 그 수질이 어떻게 되나, 그래도 환경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했어요. 그랬더니 또 어떻게 했느냐, 농업기반공사에서 내놓은 안이 축산분뇨를 닭이나 한우는 100% 다 처리한다, 돼지와 젖소는 95% 처리한다, 비료는 30% 줄인다, 논의 물꼬를 올려 논에서 나가는 오염물질을 50% 줄인다. 이렇게 했더니 환경기준에, 딱 경계선에 걸렸어요. 컴퓨터 시뮬레이션 해보니까 그렇다는 거지요. 가령 환경기준에는 인 기준이 0.1ppm 이하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시뮬레이션 결과가 인이 0.1ppm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0.1ppm 이하이므로 기준을 달성했다는 거예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가 환경기준 하한선인 0.1ppm으로 나왔다는 것은 환경기준을 달성할 가능성이 50%, 달성 못할 가능성이 50%인거예요. 그런 걸 사업을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기준을 달성했다고 떠드니, 이 전문가들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말해주는 겁니다. (중략)

그리고 새만금 갯벌을 막아서 식량을 생산할 농지를 만든다는 게 처음 내세운 목표였는데, 식량 문제를 놓고 보자면 농지보다 갯벌이 훨씬 생산성이 높습니다. 단백질이 가장 중요한 식량인데, 땅에서 단백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방법은 논을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그 논보다 훨씬 더 훌륭한 방법이 갯벌을 가만히 놔두는 겁니다. 농사짓는 것처럼 비료를 주거나 농약을 치거나 씨 뿌리고 밭갈 필요도 없이 가서 잡기만 하면 됩니다. 훨씬 낫습니다. 생산성이 논보다 몇 배가 된다는 것은 많은 과학책에 보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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