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새만금 갯벌과 전북인을 위한 기도순례 ◈ 2일차 ◈

2003.06.24 | 미분류

시커먼 매연을 마시며 서울을 거의 벗어난 1일차, 첫날밤은 곤지암 방향에 있는 작은 안나의 집에서 묵고 2일차를 다시 복정역 사거리에서 시작했습니다. 숙소가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생각보다 늦은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하였습니다. 5분의 수도자와 새로운 스텦 조현미님, 그리고 본인을 포함해 7명이 2일차 기도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1일차와는 또 다른 느낌에 성남시를 지나가며 조금의 반응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 뉴스에서 봤다’, ‘뭐 하는 거냐’, ‘힘내라’, ‘……(반응없음)’등등. 그러나 순례단은 그 어떤 반응도 뒤로 한 채 우리의 갈길 만을 재촉했습니다.

조만간 장마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날이 습하고 더웠습니다. 여기에 아스팔트 지열과 도시의 매연은 우리의 순례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열정은 이러한 모든 것을 잊게 했으며 간간이 지나가며 손 흔들어 주는 시민들과 웃음으로 도움을 준 경찰관들의 친절이 우리를 더욱더 힘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12시 15분에 도착한 분당의 성요한 성당 앞에서 우리는 꿀보다도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또 원불교 교무님들이 찾아 오셔서 우리에게 힘을 북돋아 주셨습니다. 더운날에도 같이 걸어주신 부천 노동 사목 실무자 성훈님도 우리의 웃음을 잃지 않게 해주는 활력소 였습니다.

더운날 때문이었을까요? 계획보다는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용인시내 입구 12㎞전) 기도 순례 2일차를 마감했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의 미소가 점점 더 진하게 베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발에는 하나둘씩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피부색도 변하면서 말입니다.

2003년 6월 21일 용인에서
새만금 갯벌과 전북인을 위한 걷기순례팀
김태웅(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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