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3][삼보일배]6월 22일 기도순례 3일째 소식

2003.06.24 | 미분류

비가 올 것 같다는 예감이 몸으로 느껴지는 날이었습니다. 후덥지근함이 몸을 휘감고 진득진득한 땀들이 핏줄을 타고 흘러 다니고 있는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주일이라 아침부터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은근히 기다려지는 날이었구요. 소리없이 보아주는 이 없이 걷겠다고 했는데도 그래도 동지들이 기다려지는 외로운 아침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환경연합 연구원인 김정수 씨가 합류하여 촬영하고 계속 호위하며 무더운 날의 벗이 되어주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니 원불교 용인교당 홍성운 교무님과 수 명의 교도님들이 오셨고 특히 지압해주시는 체육교사 교도님과 예비교무님이 방문하셔서 순례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셨습니다. 뭉쳤던 근육들이 두 분의 손길을 따라 풀리고 맛있는 매실과 과일들까지 가지고 오셔서 지원해주셨습니다. 조금 후에 문정현 신부님과 인권위 두 여성 분들, 성안드레아 병원장인 양운기 수사님과 자매님 한 분이 오셔서 외롭던 우리 걸음을 풍요로워졌습니다. 외롭다는 말이 무섭게 오후엔 녹색연합 활동가들, 방상복 신부님과 김승훈 신부님께서 격려 방문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따라 위험한 국도 구간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우리들의 행렬은 줄이 길어져 경찰의 가슴을 졸이게 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고속도로가 밀리는 상황이라 국도로 올라가는 수많은 차들의 행렬은 정체현상으로 싫던 좋던 우리가 왜 걷는지 우리들의 깃발과 가슴에 쓰여진 글자들을 읽을 수밖에 없는데 그들의 표정은 천가지 만가지였습니다.

뭐하는 짓들이야 하는 의아한 눈빛,
미안해 하는 눈빛,
거센 눈빛….

그 눈빛들을 보며 우린 기도했습니다.
서로 더불어 살기 위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참 평화를 추구하는 벗들이 되기를…

저녁식사는 기독여민회분들이 챙겨온 성찬이 우리의 하루의 피로를 마무리하게 해주었는데 그 으스름한 저녁에 세영스님이 바람처럼 나타나셨습니다.
종교인들의 마음 그것은 하나입니다.
사람이 자연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군요.
장마도 우리 걸음을 중담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함께 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기를 희망하며 오늘밤을 접습니다.

오늘은 김현옥 수녀가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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