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6]새만금갯벌살리기 – ‘길위의 뱃사공’

2006.03.06 | 미분류


“배는 바다로 가고 싶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멈춰라!, 생명의 물꼬를 터라!”

꽃샘추위로 잔뜩 움츠려야 했던 2월 26일 오후, ‘갯벌을 살리는 사람들(이하 갯살림)’이 서울 도심에서 울린 녹색의 공명이다.

‘갯살림’은 이날 오후 1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두 번째 ‘갯벌 살판’ 을 열고 노래로, 춤으로. 퍼포먼스로 ‘새만금갯벌이 꼭 살아야 함’을 외쳤다.

이날 ‘갯살림’의 대학로 거리공연은 주위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바다로 가고 싶다’라고 쓰인 돛을 단 배 한 척이 금방이라도 닻을 올릴 듯 서 있었고, 배 주위에는 ‘새만금공사 중단하라’, ‘갯벌이 그대로 논밭이고, 갯벌이 그대로 공장인데‘, ‘물막이공사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만기들이 펄럭였다.

새만금에서 올라온 자그마한 배에 새만금갯벌 살림 염원을 담아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과 함께 직접 꾸몄다고 한다.


또한, 이날 길거리 공연에 동원된 악기는 기타, 트럼펫, 꽹과리, 장구, 북, 유치원아이들이  부는 아코디언, 페트병을 잘라 만든 혼, 하모니카 등 다양했다. 공연 또한 신명 나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특히 배 위에서의 ‘갯살림’ 회원인 ‘사이’의 트럼펫 연주는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후 3시경 대학로에서 공연을 마친 이들은 배를 앞세우고 대학로를 출발해 창경궁 돌담길, 돈화문을 지나 계동의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10여 분간의 공연과 함께 새만금간척 시공사인 현대건설측에게 ‘새만금간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공교롭게도 현대 사옥에는 청와대와 총리실에 의해 묵살, 은폐돼 물의를 빚고 있는 새만금보고서 작성자 해양수산부가 입주해 있었다.


이들은 이어 종로경찰서-인사동의 휴일인파를 헤치며 남인사마당에 도착해 나머지 신명을 쏟아 공연을 한 후 오후 5시 무렵 자리를 정리했다.

‘갯살림’은 새만금갯벌에 관심을 갖고 새만금간척사업 반대운동에 꾸준히 참여해 온 개인들의 모임으로 지난해 10월 계화도 어민들이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자 이에 고무되어 다시 한 번 새만금갯벌 살리기의 목소리를 모았다. 이어 매주 토요일 대학로, 홍대 앞  거리와 지하철 역 등에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다음달 19일에는 새만금 현장인 부안에서 세 번째 ‘갯벌 살판’을 열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는 새만금갯벌의 마지막 숨통인 2.7km의 물길을 다음 달 24일부터 4월24일까지 32일간에 걸쳐 막겠다고 공언해왔다.

물길이 막히면 그 갯벌에 깃든 생명들은 몰살할 것이고, 또 그 갯벌에 기대어 조상대대로 살아 온 어민들의 삶도 무너질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새만금 방조제 안쪽의 배들을 방조제 밖으로 빼라고 하지만, 어민들에게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새만금 배는 바다로 가고 싶은 것이다.

/부안21 buan21@buan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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