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소비의식조사] 2030 1만명에게 물었더니

2003.09.06 | 미분류

제목: <2030 1만명에게 물었더니…> (2)소비의식
[경향신문] 2003-01-20 (생활/여성) 통계/설문조사 34면 45판 3239자
경향신문 매거진X는 새해를 맞아 행동하는 `젊은 피’로 자리매김한 2030세대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2030세대 의식조사’를 실시중이다. NHN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조사는 매주 20~30대 1만여명을 대상으로 가치관·소비·직장·결혼·관심사 등을 살펴보고 있다.
두번째로 실시된 소비의식 조사는 20대 6,521명, 30대 6,892명 등 모두 1만3천4백13명(남:8,452명 여:4,961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의 신뢰도는 95%, 오차범위는 ±1%이다.
2030세대 절반 이상은 자신의 수입보다 과다한 지출을 하고 충동구매의 경험을 갖고 있었다. 또 25% 이상은 한달 평균 신용카드 사용액이 1백만원을 넘고, 과다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신용불량 등 곤란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명중 1명꼴로 월급 등 자신의 월소득이 생활에 불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월 평균 1백만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돈을 빌린 사람 중 25%가량은 대출이나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또 다른 빚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소비 주도층으로 부상한 2030세대의 소비중심적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30세대의 70%가량이 한달 용돈으로 20만원 이상을 쓰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한달 평균 지출비용(용돈)”에 대해 46.4%가 ’21만∼50만원’, 16.7%가 ’51만∼1백만원’으로 답했으며 ‘1백만원 이상’도 7.4%에 달했다.
응답자 10명중 3명 이상은 한달 용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현재 한달 평균 지출비용(용돈)이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37.4%가 ‘부족하다’고 답한 것. 그러나 ‘적당하다’와 ‘더 줄일 수 있다’는 응답이 각각 42.6%와 19.5%에 달해 2030세대 절반 이상은 현재 용돈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돈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남성(33.9%)보다 여성(43.4%)이 많았다.
2030세대의 월 평균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흥비'(26.7%)였다. 그 다음은 ‘식비'(17.6%), ‘문화생활비'(15.3%) 등의 순이었으며 10명중 1명꼴로 ‘각종 대출금에 대한 이자'(9.5%)를 꼽아 빚에 허덕이는 젊은 층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흥비는 여성(11.9%)보다 남성(35.4%)이, 의류구입비는 남성(1.7%)보다 여성(10.9%)이 월등히 많았다.
2030세대의 절반은 수입보다 소비가 많았다. “수입보다 과다한 지출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13.3%), ‘그런 편이다'(38.1%)라는 응답이 51.4%에 이른 것. 그러나 ‘적당하다'(31%), ‘그렇지 않다'(14.6%), ‘매우 그렇지 않다'(3%)는 응답도 48.6%에 달해 과소비 여부에 대한 2030세대의 의견이 팽팽히 양분됐다.
2030세대의 부양가족을 포함한 평균 대출규모는 2천만원 미만(14.7%)이 가장 많았으며 5천만원 미만도 12%에 이르렀다. 1천만원 미만은 11.5%, 5백만원 미만은 11.6%였다. 그러나 앞서 질문에서 2030세대 절반 이상이 수입보다 과다한 지출을 한다는 응답이 나온 것에 비해 부채나 대출이 없다는 응답도 37.8%에 달했다.
대출이나 부채를 갖고 있다는 응답자는 빌린 돈을 대부분 ‘부동산 구입 또는 전세금 마련'(40.6%)에 썼다. 그러나 24.6%는 ‘다른 대출이나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서’ 다시 빚을 냈다. 이밖에 ‘결혼 등 일반 생활비'(14.6%), ‘본인 또는 부양가족의 학자금'(8.6%) 충당을 위해서 빚을 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몇년간 20∼30대 젊은층에서 명품족이나 모모스(Momos)족이 등장한 것처럼 2030세대의 40%가량은 명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명품 구입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39.8%가 ‘있다'(27.4%), ‘구입할 의향이 있다'(12.4%)고 답한 것. 반면 46.5%는 ‘없다’, 13.7%는 ‘구입경험이 없고 앞으로도 의향이 없다’고 대답했다. 또 명품 구입경험이 있는 이들은 명품을 사고 싶지만 여유가 없을 때는 ‘신용카드로 일단 구입'(22.5%)하거나 ‘돈을 모은다'(22.3%)고 대답했다.
“피부.체형 등 외모를 위해 돈을 쓰거나 쓸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12.3%)와 ‘조금 그렇다'(32.4%)는 대답이 44.7%에 달했다. ‘보통이다'(26.8%)를 포함하면 2030세대의 71.5%가 미용성형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셈이다.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는 각각 18.3%와 10.2%에 불과했다. 미용성형에 대해서는 남성(36.4%)보다 여성(58.9%)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동 구매의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있다'(54.4%) 또는 ‘할 뻔했다'(22%)고 대답해 충동구매가 2030세대의 주된 소비패턴의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없다’는 응답은 23.6%에 불과했다. 충동구매는 주로 ‘백화점'(43.2%), ‘인터넷 쇼핑몰'(23.4%), ‘TV홈쇼핑'(18.7%)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충동구매가 많은 것은 이들 세대가 기성세대와 달리 인터넷을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는 신용카드를 1∼2개(38.1%) 갖고 있거나 3∼5개(28.9%) 갖고 있었다. 이들의 월평균 신용카드 결제액은 21만∼40만원(20.3%), 20만원 이하(19.4%), 41만∼60만원(16.4%), 1백51만원 이상(14.9%), 81만∼1백만원(10.3%) 순이었다. 특히 4명중 1명꼴로 매달 1백만원 이상씩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6.2%는 과다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불량 등 곤란을 겪었고 21.8%는 곤란을 겪을 뻔했다.
“현재 월급 등 월 소득이 생활에 충분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8.3%만이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가 각각 4.6%와 13.7%에 그친 것. 반면 ‘조금 빠듯하다’와 ‘매우 부족하다’는 각각 30.8%와 19.3%로 응답자의 절반이 현재 소득에 만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홍기획의 한 조사에서 “현재 수입으로도 우리 가족 모두가 생활하기에 충분하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20.30대의 응답이 35.5%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불과 1년사이에 현재 소득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20.30대가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한편 2030세대가 매달 부족한 자금은 31만∼50만원이 28.5%, 11만∼30만원 23.3%, 51만∼1백만원 22%, 1백만원 이상은 20.2%로 각각 조사됐다.
김주현 기자
amic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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