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박물관을 다녀와서

2007.08.11 | 미분류

밤이 깊었지만 미루면 안될것같아서 글을 씁니다
아침에 울산시 장생포항에 있는 고래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울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갔어요.(25분 소요,5500원)
장생포항에 내려서 고래박물관을 향해 300m쯤 걸어가면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해마다 여러번 와본 곳이라 익숙한 풍경이지만,이번에는 사뭇 다른 풍경으로 다가왔어요. 고래고기를 파는 식당이 더 늘었더라구요.
고래고기가 맛있어 제법 장사가 잘 되나봅니다^^;

고래박물관에 도착해보니 단체관광객들이 제법 많더군요!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함께 손잡고 놀러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고…
8월 10일부터 박물관입장료가 인상되었는데,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관람객들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매표소 직원은 친절했지만,입장료 인상에 대한 홍보를 하지 않고있더라구요.홈페이지에도 <입장료 인상>에 대한 글은 없었습니다.

어른 1인당 2000원을 내고 입장을 해보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더라구요.박물관에서 사진을 찍다니…
무척 놀래서 자원봉사자분에게 여쭈어보았더니 박물관 전체에서 모든 사진촬영이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십니다.박물관은 전시물 보호를 위해서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고 홈페이지에도 분명히 적혀있는데…어찌된 일인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습니다.입장객들에게는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좋기는 하겠지만 유물보호는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네요 ㅠㅠㅠ
해마다 2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가는 곳인데…

자원봉사자님께 다가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고래박물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은 12명인데 오늘은 3명이 근무를 하고 있고 하는 일은 대체로 관람객들의  질서유지 및 전시물에 대한 설명(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개인이 요청을 해도 가능하고 단체관람(20인 이상 예약필수)도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옆에서 지켜보니 무척 친절하고 고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듯 보였습니다.

박물관에 대해 설명된 홍보물(리플렛)은 1종류로써 한국어,일본어,영어,중국어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자원봉사자들은 외국어가 가능한 분들이었구요.자원봉사자님들께 고래에 대해 다른 자료들을 구할 수 있는지 여쭈어보았는데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물들 외에는 다른 자료들은 구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1층 전시실과 2층 전시실을 구경했습니다.
기증받은 유물들이 새롭게 전시되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에서 기증받은 유물도 있었고 울산시민들께 기증받은 유물들이 있었는데 거의 전부가 고래잡이에 관한 내용들뿐이었어요.
그래도 예전에 왔을때보다는 많은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어요

귀신고래 전시관을 둘러보았는데…
러시아 사할린섬에서 찍은 귀신고래 사진 몇장이 전시되고 있었어요.
그리고 책에서 보았던 귀신고래에 대한 지식들(서식환경이나 귀신고래에 대한 자료)이 나열되어 전시되고 있었는데, 많이 부족한듯 보였습니다.이곳에도 일본에서 건너온 연구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국내에서는 아직 고래연구가 활성화 되지 않아서 그런듯 보였습니다.거의 대부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료들뿐이라 특별한것 없었습니다.
물론 실물크기로 제작한 귀신고래모형이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무척 아쉬운게 있다면, 귀신고래를 단지 < gray whale>로 소개할뿐…
그 어디에도 <한국계 귀신고래>라는 낱말로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일본 동쪽 바다로 회유하고 있는 귀신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아시아계 귀신고래>? 라는 뜻으로 불러야한다는 쪽으로 …기우는듯한 경향이 보였습니다.박물관의 많은 자료들이 일본에서 기증받다보니 그들의 주장대로 고래잡이에 대한 옛 향수를 불어 일으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모르겠더군요 ㅠㅠㅠ

새롭게 전시된 자료들중에는 사람들이 고래를 어떻게 이용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고래음식이랑 고래뼈로 만든 공예품,고래고기로 만든 음식들,공산품 등등이 친절하게 전시되어 있어 저를 당황스럽게 하더라구요.예전엔 이런거 전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ㅠㅠㅠ

지하에 있는 어린이 체험관을 둘러보았는데…
참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게끔 만들어놓았더라구요.고래탁본을 뜨는 체험학습도 할 수 있었구요.재미있었습니다 ㅎㅎㅎ

바로 옆에는 <자료실>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여기는 상주하는 직원이 있어 출입할때 신분증명을 받아야한다고 적혀있길래 한참을 기다렸지만 직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그래서 그냥 들어가보았는데 많이 실망했습니다 ㅠㅠㅠ 고래자료실이라길래 많은 자료들이 있을줄 알았는데…아이들이 보는 고래동화책이 가장 많았고  고래를 연구한 논문 몇편이랑 일본에서 가져온 고래사진책 3권. 고래사진이 담긴 포스터 2장뿐이더라구요 ㅠㅠㅠ 심지어는 제목에 아무런 상관없는 책들이지만 제목에 ‘고래’라는 이름이 있다는 이유로 전시까지 되어있더라구요 ㅠㅠㅠ
처세술이나 자기개발에 관한 책들인듯 보였는데…이게 고래박물관에 왜 전시가 되어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옆에는 <상품 판매실>이 있어 들어가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고래를 이용한 갖가기 상품들을 판해하는 곳이었는데 대부분 아이들의 장난감이 많더라구요.고래를 이용한 보석류들도 있고…그곳에서 저는 고래에 대한 책 1권이랑 핸드폰 고리줄이랑 목걸이를 하나 샀습니다.비싸네요

이렇게해서 고래박물관 관람을 모두 마쳤습니다.2시간쯤 걸렸어요.
아주 꼼꼼하게 둘러봤거든요 ㅎㅎㅎ
이번에 고래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드는 생각은 …실망이 크네요 ㅠㅠㅠ

박물관의 입장대로라면, 상업포경이 중단된 지금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전시품들이 고래잡이에 대한 유물들뿐이라 어쩔 수 없이 전시하고 있다고는 하고 있지만…변명같습니다 ㅠㅠㅠ

과거와 현재는 있고,미래는 없는 꼴입니다 ㅠㅠㅠ
박물관을 다녀와서 ‘고래를 보호하자’는 생각들이 들어야할텐데,작금의 고래박물관을 다녀오면 ‘고래잡이를 다시 허용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옛날의 번성했던 그 영광을 다시 되새기자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아서 무척이나 마음이 쓸쓸합니다 ㅠㅠㅠ

고래 박물관을 나와서 근처에 고래연구소를 둘러보러 갔더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문이 닫혔더라구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일반인들은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듯 싶습니다. (평일날 가보지 못해서 이건 정확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네요)

이번에 장생포에 놀러오기 전에 보름전부터 고래연구소에 문의를 하고 이메일을 보냈는데도 아무런 답장조차 주질 않았어요.참 불친절하네요ㅠㅠ
고래에 대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을까 물어보았는데…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어요.

홈페이지를 통해서 고래박물관이랑 고래연구소에 항의를 해야할것 같아요.민원인들을 이렇게 홀대하다니…

배가 고파서 근처 고래고기집에 들어갔습니다.난생 처음이었어요^^;
저는 고래고기를 먹지 않습니다.식당엔 생선회도 함께 팔더라구요.그래서 횟밥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주인 아줌마에게 고래고기에 대해 몇가지 물어보니 시큰둥하게 대답은 해주시네요^^” ㅎㅎㅎ
고래고기가 맛나서 장사는 그럭저럭 잘 되는듯 싶었습니다.동해바다에서 고래들이 많이 혼획되고 있다고들 하네요 .그 고래들이 여기 식당들로 납품되고 있다고들 합니다.들리는 소문으로는 불법고래잡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들 하기도 한다는데…말을 아끼네요 ^^;
(뉴스를 통해서 불법밀렵에 대해서는 많이 듣기는했지만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사실인듯 싶습니다 ㅠㅠㅠ나쁜 사람들)

이렇게 고래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보고 나왔어요.
고래박물관 앞에서 126번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서 시외버스터미널로 왔습니다.울주군으로 갈려구요 ㅎㅎ동해바다를 봐야할텐데…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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