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하나된 당신은 청년입니다.

2003.08.25 | 미분류

8월의 여름, 산이 그리워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그리워 오대산에 모인 37명의 젊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세대를 넘고 지역을 넘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시원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여름휴가 기회도 반납한 채 무거운 배낭을 메고서 산능선따라, 계곡따라… 그들의 4박 5일 간의 험난했지만 가슴절절했던 이야기 살짝 들어볼까요?

“자연과 하나된 당신은 청년입니다.”
2003녹색연합청년생태학교(8.11∼8.15)참가기



‘꼬리치레도롱뇽’을 아시나요? 이번 생태학교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녀석. 1급수의 차가운 계곡물에서만 산다는 이 녀석을 우리는 4박 5일 내내 만났지요. 한여름에도 섭씨 10도 내외의 차가운 물 속에 사는 이 녀석을 찾아내는 것은 고역이었지만, 막상 한 마리라도 찾아내면 그 신기한 모습에 모두들 탄성을 지르곤 했어요. 손가락만한 녀석이 그 긴 꼬리를 흔들며 돌아다니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거든요.

그런데, 정작 제 기억에 더 오래 남은 것은 꼬리치레도롱뇽의 모습보다, 그 녀석을 찾아다니면서 들은 말이랍니다. 아주 찬물에 사는 이 녀석들에게 우리의 체온은 너무 뜨거운 온도라서, 우리가 그 녀석이 귀엽다고 맨손으로 녀석들을 덥석 잡게 되면, 그만 꼬리치레도롱뇽은 화상을 입고 만다는 말. 섭씨 38도의 체온에 화상을 입고 마는 녀석들이라니.

우리가 무심코 뻗는 손길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라니.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꼬리치레도롱뇽만이 아닐 겁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들은 인간이 뻗는 손길에 아파하고 괴로워할 지도 몰라요. 우리가 무심코 내민 손길은 아마도 그들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들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대산 숲 속의 아름다움이나 거기서 만난 온갖 꽃들과 생물들에 대해서는 미처 말할 여유가 없네요. 말없이 숲을 지키고 있는 온갖 나무들과 우리가 잠시 고개를 돌리는 사이 내려앉는 제비나비의 모습, 산길을 따라 다소곳이 피어 있던 금강초롱 같은 자연 속 식구들의 모습을 좀더 멋지게 전하고 싶은데…

그래도 생태학교 마지막 날 아침 이야기는 꼭 해야겠어요. 아우름지기를 하셨던 박그림님이 우리를 한 명씩 꼭 껴안아 주셨거든요. 저는 그 모습이 그 어떤 말보다 더 좋데요. ‘자연을 사랑하라’는 말보다, 우리가 서로를 품어 안아주듯, 자연도 우리를 품고 있잖아요. 우리가 자연을, 자연이 우리를 서로서로 품에 안아주는 것 그렇게 좋은 모습이 또 있겠어요?



그렇게 생태학교의 4박 5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 양재동 한복판에서 우린 한참이나 서로 손을 붙잡고 있다가 헤어졌지요. 언젠가 다시 여러분들 모두 만나고 싶네요. 그 때까지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길. 그리고 자연과 그 속의 모든 생명들이 안녕하시길.

글 : 참가자 이성수

함께 있어 행복했습니다.
박그림,조범준,남용우,신준환,심재환,오현경,양경모,이재승,최성열,이승란,엄현경,주은희,김지혜,최정훈,이성민,한승우,하정옥,신영철,신보경,정유진,이미향,배희자,윤지선,김용환,정경모,안홍모,유달리,김동준,손정희,남윤정,한근식,황윤하,백진협,김민수,홍기인,유경애,김보경,배소현,추정임,문현철,황종선,서재철,이창용,최정임,양유정,남미숙,김윤희,서현화,이성수,문용성,배상윤,정용미,하호성,이상일,조회은,남경숙,박순애,이윤수,이용욱……

청년생태학교의 더욱 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길 원하시면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남경숙(02-747-8500,016.426-0986)에게 문의해주세요.

날짜별 글 보기
      서울을떠나면서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          넷째날          다섯째날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