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장 반대 군산시민한마당 열려

2005.08.29 | 미분류

부안/서천 주민들도 연대…대표단 삭발 등 드높은 투쟁 결의




군산시의 핵폐기장 유치신청이 30일께로 예정된 가운데, 27일 군산핵폐기장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군산대책위)가 ‘핵폐기장 유치 반대를 위한 군산시민한마당’을 열고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이날 오후 6시 군산 나운동 신흥초등학교 앞에서 진행된 군산시민한마당은 한시간 앞서 군산 노동.농민.시민단체와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벌인 뒤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군산대우차노조,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노동.시민단체 회원들 외에도 농민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농민 손봉식(70.군산 대야)씨는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옥구에서 나는 쌀을 누가 먹겠는가. 외국 핵폐기장 시설 주변 토지들도 다 휴경지가 됐다고 하는데, 호남평야가 있는 군산에 핵폐기장이 들어온다면 안그래도 어려운 농촌이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여론조사 결과 찬성률이 높게 나온 점을 지적하며 “지금 추진방식이 불쌍하다고 떡 사준다는 식인데 배고프다고 독을 먹어서는 안된다. 시민들이 그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부안.서천 주민들도 함께 해 연대투쟁의 뜻을 밝혔다. 특히 60여명의 부안주민들은 집회 참가뿐만 아니라 반핵투쟁 당시 썼던 무대시설을 제공하고 음향팀이 파견돼 행사진행을 도왔으며, 투쟁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등 ‘선배 투쟁가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무대 맨 앞쪽 줄에 앉아 크게 구호를 외친 부안주민 이정자(65)씨는 “핵폐기장 없애려고 왔다. 부안에 (핵폐기장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데 성공했으니 이제 군산도 막아내려고 한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이래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가는 곳마다 지역을 갈등으로 몰아넣는 핵폐기장은 이땅 어디에도 없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군산 인근지역으로 최근 군의회가 군산유치반대 입장을 밝혔던 충남 서천의 주민들도 40여명이 넘게 참가해 자리를 지켰다. 서천군 마서면에서 온 구운환(45)씨는 “지역간 이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군산이 발전해야 주변인 서천도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핵폐기장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정부의 핵폐기장 추진 정책을 비판했다.




오후 6시 반 경 행사장에 점차 모여든 주민들의 숫자가 약 500여명에 이르면서 결의대회와 문화행사의 순서로 행사가 진행됐다. 1부 결의대회에서는 이광석 군산농민회장, 임춘희 온누리교회 목사 등 군산지역 인사를 비롯해 서대석 전 부안대책위 공동대표 등도 연대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2부 문화한마당에서는 놀이패 우리마당, 군산대 댄스동아리 유스타, 가수 권진원씨, 여성농민노래패 청보리사랑 등이 풍물, 춤,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오후 9시경 군산대책위 대표자들이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무대에 올라 머리를 자른 강태호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운영위원, 이광석 군산농민회장, 김홍중 민노당 군산지구당 위원장, 최재석 민주노총 군산시지부장, 문정숙 유기농산물 대표, 경실련 문승현 사무국장 총 6인. 삭발식이 진행되자 시민들은 무대 가까이 다가가 삭발 모습을 지켜봤다.

문정숙 대표는 “3년전 항암제 치료를 받을 때도 깎지 않았던 머리를 잘랐다. 많이 어렵지만 군산 시민들이 함께 할 때까지 열심히 싸우자”고 외쳤고,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고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정리했다.

출처 :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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