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에너지가 희망이다 ① 유채기름으로 달리는 학교 버스

2007.06.29 | 미분류

우리 동네에서 에너지를 만들어서 직접 사용한다면 어떤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을까? 낮 동안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 땅 속의 열, 농사짓고 남은 볏짚과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매스. 이렇게 지역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동네 에너지를 이용하면 중동에서 비싼 석유를 덜 사와도 되고, 위험한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지 않아도 된다. 녹색연합은 이렇게 동네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농부들”을 만나보았다.

부안군 주산면의 “노란색 변신“

처갓집 통닭, 부안군청 구내식당, 백산고등학교 식당, 장미가든. 이곳이 다 어딘가 하면 부안에서 열린 ‘바이오디젤로 달리는 학교버스 타기’ 행사에 ‘폐식용유’를 후원한 동네식당들이다. 지난 6월19일 부안군 주산면 마을 어귀에서 열린 환경농업행사에서 바이오디젤 100%를 넣은 주산초등학교 학교버스가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면서 달렸다. 차에는 주산초등학교 학생들이 타고 있다.

이날 바이오디젤 기업 에코에너텍은 주산사랑, 부안교육청과 일사일촌 협약식을 맺고 1년 동안 주산초등학교에 바이오디젤유(BD100)를 무료 공급하기로 약속한 날이기도 했다.  

부안군 주산면이 어떤 곳인가? 주민들이 직접 친환경 왕우렁이 농법을 하면서 농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나가는 곳이다. 바이오 디젤발전으로 축분을 유기퇴비로 만들고, 태양열과 지열로 왕우렁이를 키워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지난 3년 동안 준비 끝에 유채를 심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머지않아 바이오디젤로 가는 트랙터와 경운기로 농사를 짓게 될 것이다.  

지난해 부안군 전체에 농민들이 심은 유채는 모두 88헥타르(880,000 m²). 올해 유채수확용콤바인 부족으로 생각했던 것만큼의 유채씨앗을 수확하진 못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유채재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부안군은 2007년 농림부의 바이오디젤 원료용 유채재배 시범사업지로 선정되었다. 부안외에도 전남(장흥·보성), 제주(제주·서귀포) 등 3개 지역에서 올해 에너지 농사를 짓게 된다. 부안군 친환경농업과 김선숙 계장은 “부안군에서도 기후변화와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유채기름을 학교 아이들의 급식으로 제공하고, 남은 폐식용유를 기름으로 정제해 학교버스 연료로 사용한다는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행사는 유채기름을 본격 사용하는 것에 앞서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김인택 사무국장은 “소주 한 컵의 폐식용유를 정화하려면 7만5천잔(3천7백50ℓ/187.5말)의 물이 필요하다”며,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유로 부활해 차량연료가 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들고 결국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라고 전한다. 주산사랑은 ‘바이오에너지 센터’를 만들어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수거한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유를 만들어 학교버스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의 초등학생, 중학생, 동네 통닭집 피자집 주민부터 군수, 국회의원, 군의회, 교육청 사람들이 모두 함께 참여했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자원순환형 농업”을 모두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부안은 참으로 놀랍다. 이참에 녹색연합에서도 폐식용유를 모으는 운동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유채로 자원순환 학교 만들기 – 김인택 선생님 인터뷰



전북의 모든 학교에서 급식하고 남은 폐식용유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제가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통계 자체가 없더군요. 그래서 권익현 전북도의원님께 이야기 했더니 직접 조사를 한 자료를 이렇게 보내왔습니다.
전라북도에는 모두 758개의 학교가 있고, 90%가 학교 급식을 합니다. 급식을 하고 남은 폐식용유는 연간  272톤 이예요. 이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유로 가공하면 1년에 270톤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주산초등학교에 지금 학교버스가 2대, 급식차가 1대있는데, 일년 평균 경유 사용량이 7톤이 예요. 단순계산하면 전북지역 학교에서 폐식용유만 모아도 주산초등학교 규모 40여개 학교의 모든 차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BD20이면, 200여 학교 버스가 식물연료로 달리는 거지요. 공기도 좋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도 뛰어납니다. BD100을 쓰면 온실가스를 78%나 줄일 수 있어요.
사람들은 가장먼저 이렇게 BD100을 넣고 다녀도 되냐고 많이 물어봅니다. 판매만 하지 않고 자가 설비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시범학교에 바이오디젤유 소형 제조기를 설치해서 자원순환 학교를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집에서 사용하고 남은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그걸 정제해서 학교 버스가 달린다면,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습니까?

글 :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활동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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