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위해 농지를 강제수용당한 농민들

2005.01.13 | 미분류

[1월 12일 골프장을 위해 농지를 강제수용당한 농민들]
  – 익산지방 국토관리청, 전북 익산시 웅포면, 부안군

초록행동단의 하루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는데 익산시청에서의 집회 준비를 위해서 먼저 떠났던 선발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승합차를 이용해서 6명이 급하게 이동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연락이었다. 차량은  운행이 힘들 정도로 많이 찌그러졌으나 다행히 사람은 별다른 피해가 없다는 소식에 모두가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되는 마음이 가득하여 사고가 난 행동단에게 단숨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무주군 내도리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예정된 일정을 향해 이동하였다.

무주군 내도리 주민들은 익산지방 국토관리청의 잘못된 하천정비 공사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었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아름다운 금강 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내도리 마을에는 현재 하천의 폭을 줄이고, 높은 제방을 쌓는 하천 직강화 작업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농경지 홍수 피해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쌓고 있는 제방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역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록행동단은 주민들과 익산국토관리청장의 면담에 함께 참여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 청장은 문제를 시인했으며 향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재 계획 중인 사업에 대해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면담을 끝내고 초록행동단은 익산시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익산시 웅포면에서는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익산시가 웅포면 주민들이 소유한 농지를 강제수용하고 이를 헐값에 골프장 건설업자에게 넘긴 것이었다. 이미 해당 시장은 감사원에 감사를 받아 고발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장이 이 사업을 이어받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제 저녁 지역주민들과 함께했던 간담회에서 주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듣고 이 일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골프장 건설을 위해 개인의 농지를 강제수용 할 수 있을까? 지역 주민들의 설명을 듣고 나니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익산시장은 해당 지역을 관광지역으로 개발 허가를 내고 토지를 강제수용한 뒤 이 지역에 골프장 건설을 진행시킨 것이었다. 정말 너무 화가 난다. 법을 교묘하게 악용해서 지역주민들의 농지를 빼앗고 이를 골프장 업자에게 넘긴 것이다.

이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초록행동단은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초록행동단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웅포 골프장 건설의 온갖 특혜와 비리에 대해서 밝히는 한편, 익산시장에게 ‘비린행정상’을 주었다. 고등어 3마리와 1000원짜리 지폐를 함께 새끼줄에 묶어 만든 부상과 인쇄소에서 커다랗게 프린트 해 온 상장을 시장실에 직접 전달해주었다.



이번에는 핵폐기장 반대 승리와, 새만금 간척사업의 아픔을 동시에 안고 있는 부안으로 향했다. 오전에 자동차 사고가 난 초록행동단 6명이 먼저 부안에 있는 병원으로 떠났다. 행사를 진행하느라 제대로 검진을 받지도 못한 대원들은 하루정도 입원을 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나머지는 부안 성당에 도착해서 문규현 신부님을 비롯한 지역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있었던 핵폐기장 반대 투쟁 영상물을 본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핵폐기장 반대 승리 이후의 부안공동체 모습에 대한 이야기와 부안 지역에 남은 과제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숙소인 계화도 갯벌배움터로 이동하는 중, 6명의 대원이 입원해 있는 부안성모병원에 잠시 들렀다. 정밀 검사를 받은 대원들의 검사결과는 내일 나온다고 한다. 외상을 입거나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병원에서 푹 쉬어 앞으로 남은 일정을 건강하게 마무리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움을 주신 분들
익산 웅포리 주민들이 점심을, 부안 주민이 맛있는 저녁식사 및 숙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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