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으로 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란다

2002.08.23 | 미분류

                    공멸에서 공생으로 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란다

지속가능한 지구 미래는 과연 가능한가?

오는 8월 26일부터 9월4일까지 요하네스버그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92년 리우선언과 의제21을 채택한 리우회의 이후 10년으로 지난 인류의 삶과 지구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어 왔는가를 성찰하는 해이다.
각 국의 대표가 참여하는 세계정상회의뿐만 아니라 세계 6만여 명의 엔지오들이 참여하는 세계시민포럼이 동시에 열린다. 지난 10년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과 그 열매를 내 놓고 한바탕 축제를 벌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 온 현실은 결코 잔치를 벌일 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지구 미래를 생각하면 절망스러운 많은 도전과 장애에 놓여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물결은 경제적 부의 상징인 양적 생산과 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였지만 다수의 시민들이나 개도국의 입장에서 보면 빈부격차와 빈곤이 심화되고 국가간의 불평등이 커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9.11 테러와 아프칸 보복전쟁 등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평화를 위협함은 물론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빈곤의 무게를 가중시키고 있다. 자원낭비적인 소비패턴은 지구의 한정되어 있는 자원을 고갈하고 미래세대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를 공동의 과제로 안고 있는 한국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경제성장 위주의 개발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어 환경보전과 분배의 형평성, 현세대와 미래세대간의 형평성,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공존이라는 큰 원칙과 가치를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정부 정책의 밑그림이 그려져 있지 못한 상황이다.
환경단체가 발표한 ‘한국 환경질 10년 변화에 관한 환경신호등 보고’에 의하면 28개 지표중 현 상황을 경고한 적색신호가 무려 13개 지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황색지표가 6개에 이른다. 화석연료의 지나친 소비와 이미 포화상태를 넘긴 자동차 증가는 오존오염으로 시민들의 건강을 담보한 위험 수위에 와 있다. 많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간척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대형댐 보유는 세계 7위 수준에 올라 있다. IMF 위기이후 정부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정책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키우고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이주 노동자, 실업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녹색신호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이 줄고 재활용율은 높아지고, 비료사용량이 줄고 환경농산물은 늘어나는 일 등은 아주 긍정적이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환경, 인권, 경제정의, 성평등, 평화, 정치민주화 등 우리 사회의 공익과 공공성을 높이는 역할을 자원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성장하고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는 시민들의 사회참여가 크게 성숙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은 그동안 주요 정책입안과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어 온 여성, 청소년, 장애인, 빈민, 노동자, 농민, 지역주민, 시민단체들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한 주체로 참여할 때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빈곤퇴치를 위한 생태부채 해결, 공적개발원조금의 증액, 기후변화협약의 이행, 국제 무역·금융기구의 체질개선, 다국적기업의 책임강화 등 이번 세계정상회의에서 합의되고 이행되어야 할 많은 의제와 이행계획 그리고 구호로서가 아닌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이 빈곤의 나라, 야생의 나라 요하네스버그에서 충분하게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중앙일보 8.23일자 ‘마이너리티의 소리’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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