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으로 여름나기

2004.08.04 | 미분류

< 사진 : 성북동 사무실 태양광발전 ‘태양아 반갑다! >

올 여름은 94년 이후 가장 더울 것이라는 예측과 연구 자료가 나오고 있고 사실 참 덥습니다.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라는 영화가 상영되면서 지구온난화에 관심이 커지고, 기상이변이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재앙을 걱정할 겨를도 없이 대부분 사람들은 당장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고 냉방온도를 낮추어 가는 삶으로 분주합니다. 이 여름을 나기 위해 쏟아 부어야 할 많은 양의 에너지와 그로 인해 배출되는 배출가스가 도시를 뜨겁게 달구고 지구가 더워지는 관계를 생각하면 등에서 흘러내리던 땀줄기가 오싹해집니다.

3층으로 된 녹색연합 성북동 사무실은 각 층마다 온도계를 두고 있습니다. 선풍기 몇 대를 움직이고 있지만 모든 방을 다 아우르지 못하니 온도계 붉은 눈금은 자꾸 위로 향합니다. 중복을 앞둔 사무실의 온도를 보니 밀도가 낮은 1층은 28℃로 오르고, 밀도가 높고 컴퓨터 열기가 높은 2층은 32℃입니다. 3개의 전문기구가 사용하는 3층은 지붕 바로 아래라 제일 더운 곳인데 오늘은 활동가 대부분이 외부 활동이라 그런지 31℃를 가리킵니다.
서로들 선풍기 1-2대를 돌려 가며 더운 여름을 나는 이 풍경은 결코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녹색으로 일하고 녹색으로 살고자 하는 녹색연합의 정신일 것입니다.

작열하는 태양빛을 즐거워 할 이는 없겠지만 우리들은 뜨거운 여름일수록 태양의 고마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무실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가 신나게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북동 사무실에서 전기료로 내는 월평균 전력량이 950kw가량입니다. 또 전기료를 내지 않고 자체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는 월평균 200kw입니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의 평균 20%는 태양으로 자가발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난달부터 초절전형 컴퓨터 멀티탭을 설치해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7%의 전기에너지를 줄였습니다. 이 녹색공간 안에서 작지만 대안에너지 혁명이 꿈틀대고 있지요.

지난 7.22 제주도 한일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만나 나눈 이야기 기사가 결코 반갑지 않았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날씨가 더운데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날씨가 더우면 에어컨이 많이 팔려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올 여름 우리나라도 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날씨 더운 것을 반가워해야겠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녹색으로 여름을 나려는 우리들에게는 한일 정상의 경제를 향한 단견과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의 무지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는 한 지구온난화나 에너지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건물이나 자동차안의 냉방온도가 낮을수록 그 밖 세상의 온도는 뜨거워집니다.
녹색으로 여름을 나는 것은 내가 존재하는 그리고 존재하고 싶은 안과 밖의 온도를 크게 다르지 않게 자연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녹색희망 8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