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기후변화, 지구의 미래에 희망은 있는가

2007.11.19 | 미분류

[뜨거워지는 지구 20선]<11>기후변화, 지구의 미래에 희망은 있는가

《선진국에는 엄격한 방출 목표라는 짐을 지워야 하며, 개발도상국에는 경제 안정을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인 청정기술을 개발하도록 선진국의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 지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단기적 국가 이익을 넘어서야 한다. 》

“지구가 아파요” 원인부터 처방까지

우리 인간들이 너무 큰 사고를 쳤다. 이 커다란 지구의 온도를 지난 100년간 0.74도나 올려놓은 것이다. 몸의 체온이 36.7도에서 37도로 0.3도만 올라도 앓아눕는 것과 마찬가지로 0.74도의 지구 온도 상승은 기상체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렸다. 유럽의 폭염, 미국의 카트리나 같은 대형 허리케인, 아프리카의 최악의 가뭄, 잦은 태풍과 폭우 등 기상이변이 예사롭지 않다. 신문과 방송은 남극에 전에 없던 잔디가 돋아나고 북극곰이 100년 안에 멸종하며,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냉장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숨 가쁜 소식을 앞 다투어 전한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기후변화의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데, 만약 누군가 우리에게 “기후변화의 원인이 뭔지 알고 있어?”라고 묻는다면 잘 대답할 수 있을까. 원인을 알아야 대책도 세울 수 있는 거 아닌가. 이 책은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해 알아야 할 A부터 Z까지 상식을 담았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는 태양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해 지구의 온도를 일정 정도 유지하는 작용을 해 왔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면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해 지구 기온도 상승하고 있다. 인류는 해마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60억 t을 추가로 방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중앙 인도에서 자랐다. 그는 최근 중앙 인도에 부는 더운 바람이 자신이 어릴 적 그 바람과 다르다고 전한다. 수일 또는 수주 동안 이어지는 열파 현상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따뜻한 기온에 살아남는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병 같은 전염병이 확산 일로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초겨울까지 기승을 부리는 모기를 떠올리면 된다. 기후 변화는 당장 농업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야생 동식물의 멸종을 가져온다. 남극의 바닷새는 물표면의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1997년 물표면 온도 상승으로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로 죽고 말았다. 바닷새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더 깊게 다이빙을 해야 했는데, 결국 새들도 굶주리며 죽어갔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누군가에겐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지구 인구 66억 명이 매일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뿜어대는 온실가스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럼 우리 모두가 공범 아닌가.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저자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숲의 보전,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재생가능에너지 도입 등의 답은 이미 나와 있지만 현실정치와 경제적 이익 앞에 모두가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책 제목에서 ‘지구에 희망은 있는가’라고 묻는다. 재미있게도 그는 우리의 일상에서 “돼지가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한다. 결국 지구의 희망은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이 아닌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동에 달려 있다.

이유진<녹색연합 에너지 기후변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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