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맵 대장정> 2일차 – 강에서 바다로 떠나는 여행

2006.08.07 | 미분류

60여명의 환경지킴이들이 바다를 만나기 위한 길을 떠났다. 물이 만들어낸 투박한 돌길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우리의 발걸음을 때로는 어렵게도 했다. 하지만 왕피천은 사진을 찍는 순간 그림이 되고, 옆 사람과 나누는 담소를 시로 바꾸어 줄 만큼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왕피천 다리 아래 단체사진 한 장 찍을 정도의 적은 휴식시간은 더위를 잊게 했다. 자연보호를 위해 지정된 장소 외에는 취사 행위가 금지된 장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모닥불 자국과 라면봉지는 매서운 여름더위보다 우리의 마음 더 지치게 만들었다.

한낮 땡볕에 한참을 말없이 걷기 시작했을 무렵 쯤 간식으로 나온 반쪽의 옥수수는 옆 사람을 되돌아보는 마음의 여유까지 주었다. 이윽고 만난 수달보호지역에서는 안타깝게도 수달을 볼 수 없었다. 야행성인 수달의 특성 때문이라기보다는 밀렵과 환경파괴로 인해 설자리를 잃은 수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같은 조 고은지양은 “수달의 똥이라도 보고 싶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점심시간 고가도로 아래 점심과 낮잠은 환경지킴이들에게 꿀맛이었다.

석류동굴을 지나 왕피천 하류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자연이 스스로 만든 천연제방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들꽃과 이름 모를 풀들로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온화하게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주었다. 풀 숲 사이로 뛰어가는 새끼고라니의 모습도 발견하자 일제히 ‘앗! 고라니다’라고 외칠 정도의 놀랍고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힘차고 날렵하게 뛰어가는 고라니의 모습처럼 우리의 마음도 바다를 향해 점점 달려가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중지 손가락 정도의 물고기 보를 뛰어 넘으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러나 높은 제방은 물고기가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태평양에서부터 자신의 고향인 왕피천을 찾아와 산란을 가지 못하고 죽게 되는 연어무리가 연상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일정한 수심을 유지해서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치욕스럽게 느껴졌다.

드디어 우리는 왕피천의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망향정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불과 몇 발자국을 기준으로 온화한 반짝이는 강물의 모습과 파도가 부서는 역동적인 동해바다 느낄 수 있었다.
4조 조장의 시낭송은 파도에 묻혀서 잘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물처럼 살아가겠다는 그 말 듣는 순간 마음속에서 잔잔한 파도를 일었다. 바다와 강의 경계에서 바다로 물속에 발을 담구고 걷는 해마중식 행사는 4시간여의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다리의 피로까지 깨끗하게 씻어 주었다.

글 : 그린맵 대장정 2006 2모둠 – 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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