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속에 누워있는 한반도운하 유령을 불러내려는가!

2008.09.05 | 미분류

                          관속에 누워있는 한반도 운하의 유령을 불러내는 어리석음을 그만두어야!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

한반도 운하의 유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년간 숱한 논쟁 끝에 대통령이 나서서 한반도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겨우 두달이 조금 넘은 시기에서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을 비롯하여 정부와 여당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 관속에 들어가 누워있는 운하의 유령을 다시 불러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정말 걱정스럽다.
한반도운하를 만들겠다고 하고, 이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가 대통령이 되면서 운하건설을 기정사실화하자 우리 사회는 얼마나 큰 혼란을 겪었던가?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는 동안 또 얼마나 많은 기회비용을 부담해야 했던가?

5, 6월 광화문을 비롯하여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의 열기에 놀라 대통령이 나서서 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촛불의 진원지가 영교시 수업을 포함한 교육문제, 한반도 대운하 건설 추진,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잘못 등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결국 대통령이 조건을 달긴 했지만 운하를 그만두겠다고 한 것은 정책 방향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으로 힘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이었다.

그런데 촛불의 기운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한반도운하 건설을 다시 들고 나온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대답은 분명하다. 한국사회는 또 한번 엄청난 논쟁의 소용돌이에 빨려들 것이고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퇴행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가 나쁘니 운하건설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논리도 한반도운하 건설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 더구나 대통령이 나서서 녹색성장을 하겠다고 하면서 녹색성장과 정반대의 길인 토목공사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설득할 수 없는 논리이다.

나는 한반도운하 재추진을 거론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길 바란다. 대통령이 스스로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앞날은 아무런 희망이 없어질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토부 장관을 포함하여 운하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이들은 지금 당장 그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운하건설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것만이 정부 정책이 신뢰를 얻을 것이고, 우리 사회는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언론이 나서서 관속에 누워있는 운하 건설의 유령을 불러내는 어릿광대 노릇을 하지 않길 바란다.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국가와 국민의 백년대계를 위한 길인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 이 글은 최승국의 새로운 블로그<http://happy100.tistory.com> 최승국의 행복찾기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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