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내성천 집어삼키는 영주댐 현장

댐으로 마을이 수몰된다는 이야기는 소설을 통해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옛날 옛적 개념없을 때나 하는 일인줄로만 알고있었습니다. 평생동안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떠나야 했습니다. 늙은 개 같은 짐승들은 내버려두기도 했습니다. 슬픔 그 자체였죠. 그런데 소설에서나 보던 ‘댐 수몰’이 바로 지금 영주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성천을 가로막아 죽이고 물을 채우는 것입니다.

물들은 마을을 집어삼키고 거대한 호수가 됩니다. 일대에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강은 낙동강의 주요 지류 중 하나입니다. 백두대간 허리에 있는 선달산(봉화군 물야면)에서 발원해 봉화군, 영주시, 예천군을 지나 문경시 영순면에서 낙동강과 합류합니다. 지류이지만 낙동강의 모래 반 이상을 내성천이 공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만큼 낙동강 수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이 흐르는 길에는 모래가 많은 만큼 매우 두꺼운 모래층이 쌓여있습니다. 무려 7~22m의 깊이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의 수위는 무릎정도로 굉장히 얕은 편입니다. 모래 속으로도 물이 흐르기 때문에 표면으로는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찾아보긴 힘든 구조로 되어있어 이곳이 사라진다면 이 땅에서는 영영 사라지는 꼴이 됩니다. 멸종위기 ‘강’인 셈입니다.

특별한 구조 덕에 주변 경관은 기가막힐 정도입니다. 푹 푹 빠질만큼 보드라운 모래강을 걸으며 주변을 둘러싼 아기자기한 산과 나무들을 바라보는 것은 여간 흥미롭지 않습니다. 크게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대부분의 야생동물에겐 살아가기 좋은 터전이 되고 이따금씩 찾는 사람들에겐 훌륭한 휴식처가 됩니다.

댐은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높이 55m 폭 400m 정도의 중규모? 댐입니다. 물이 막히고 나면 상류쪽 이산면 내림리 일대까지 수몰됩니다. 댐 위치와 영향을 받는 끝자락까지는 직선거리로만 무려 12km에 이릅니다. 이산면에는 ‘유사조절지’라는 모래 유입을 막는 장치를 설치해 댐으로 유입되는 모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유사조절지 운영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죠.

댐으로 인해 상류는 완전 수장되고, 하류는 수량도 적어지고 유속도 느려지기 때문에 긴 구간 육지화가 됩니다. 모래로 된 신비한 생태환경은 상하류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또한 상류로부터 흘러내려오던 모래의 완전 차단으로 낙동강의 생태경관도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돌이 마을로 잘 알려진 회룡포 같은 곳도 영주댐의 영향으로 없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넓은 모래사장이 풀과 숲으로 오랜기간에 걸쳐 변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저기 빨간 화살표가 있는 부분이 댐 상단이 될 자리입니다. 강 표면에서 55m 정도 되는 것이죠. 완성된 다른 댐을 봤을 때는 이전의 모습이 잘 상상이 안됐었는데 이곳을 보니 어마어마 하더군요.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 상류쪽입니다. 하얀 뚝을 쌓아둔 부분 안쪽에 터널을 뚫고 있습니다.  물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죠. 강물을 돌린다음 댐의 기초를 닦고 올립니다. 마을 어르신께서 지반 조사하는 사람에게 슬쩍 물었더니 댐이 들어설 자리의 모래깊이가 무려 20m가 넘더랍니다. 내성천이 얼마나 많은 모래를 머금고 있는지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댐 홍보관 안에서 본 계획도
이번에는 정식으로 방문요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정식 설명도 들었죠. 아무리 들어도 들어도 너무나 가슴아픈 얘기였습니다. 그러나 설명해주시는 현장 관계자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길 했습니다. 특히나 ‘사람은 호수 같은 곳에서 안정을 찾는다’ 라는 말을 언급하며 댐의 당위성을 설명할 땐… 아…

댐의 단면도와 가배수터널이 나와있습니다. 가배수 터널은 방금 설명드린대로 물을 돌리기 위한 시설입니다. 복합콘크리트 댐이고 높이가 55.5m 너비가 400m 입니다. 그냥 보기엔 엄청나게 큰데 규모상 중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요즘 환경활동가들이 점거농성했던 이포댐이나 함안댐을 왜 정부에서는 보라고 우기는지 조~금은 이해할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댐은 물막이 부분의 규모로만 정의되는게 아니라 저수량 등 여러가지 면에서 판단됩니다.








▲ 댐 수몰지역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중앙에 짙은 파랑으로 그려놓은 것이 강이 호수화 되는 것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보면 더 큰 규모의 호수?가 있는데 이곳은 안동댐과 임하댐이 만든 호수입니다. 이 낙동강 상류지역엔 거대한 댐만 3개가 들어서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제일 궁금해 하실 사업의 개요가 나와 있습니다. 첫번째 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지역의 수질개선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이고 두번째 목적은 이상기후에 의한 낙동강, 내성천 지역의 홍수피해 경감 세번째 목적은 영주시, 상주시 지역의 안정적인 용수공급 입니다. 두번째 목적은 말도 안되니 언급할 필요도 없는 것 같고, 세번째 목적은 안동댐과 임하댐의 존재이유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고,,

결국엔 낙동강 중하류지역의 수질개선이 주 목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를 만들고, 준설하여 물그릇을 키우면 수질이 개선이 된다고 분명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말에 의하면 낙동강 물은 더러워질 이유가 없는 것 아닙니까? 굳이 수질개선을 위한 용수확보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8~9개의 보(라 적고 댐이라 읽는) 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의문입니다.

수질개선이라기보다 수위유지가 더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운하는 아니더라도 수상레포츠?를 위해 배는 띄워야겠죠?

금광면 일대의 반대 현수막들







많은 주민분들께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댐건설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시장뿐만 아니라 시의원들, 영주시민들까지 합세하여 반대의 한 목소리를 냈었습니다. 결국 2002년에는 댐 공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죠.

그러나 갑자기.. 갑자기 수자원 공사측에서는 ‘우리는 중단한 적 없다, 계속 추진중이었다.’며 다시 댐 공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4대강 사업이 시작되던 2009년 중순이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마스터 플랜에도 영주댐 건설계획이 들어가 있어서 ‘4대강 연계사업 아니냐?!’ 라고 따져물어봐도 ‘계속 추진한 것 뿐이다’ 고 답변을 하지요. 저희가 그곳에서 설명을 하던 관계자에게 물어보아도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같은 댐이 또 만들어진다고 해도 사람들이 나서지 않는 이유는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때는 김대중 정권(민주당) 때 일어난 사건이고 이번은 이명박 정권(한나라당) 때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에서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당시 시장이나 시의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던 거죠. 김대중 정권이었기 때문에 사업을 접고 하지 않았던 것이구요. 영주시민들이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크게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광분하고 있는 실정이죠.

수몰되는 평은면 일대








정말 정말 이 지역 일대가 물이 부족하여, 아니면 이 하류일대가 매년 홍수피해가 극심하여 도저히 안만들고는 안되는 상황이라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해를 하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게 물이 부족한 지역도 아니고, 더군다나 홍수피해가 극심한 지역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 지역에서 만난 어르신도 예전 둑이 부실했을 때는 홍수가 몇번 났었지만 둑을 고친 다음에야 난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낙동강 준설하고 괴상한 시설들로 강변을 망치더라도 내성천이 살아있다면 끊임없이 모래를 공급해 다시 원상복구를 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할겁니다. 내성천만이라도 가만히 두는 것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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