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신막마을 침수는 보와 다리기둥 때문이라는데…

2010.08.16 | 4대강

어제 금강일대를 둘러보러 갔다가 익산시 여산면 신막마을에 침수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보았습니다. 이 마을에 침수피해를 입힌 하천은 바로 아래에서 여산천으로 합수되고 이 여산천은 곧 강경천과 합수됩니다. 강경천은 금강 지류중 중요한 축에 속하는 지류입니다. 금강에 합수되기 전 논산천과 합수되어 금강으로 흘러듭니다. 이 마을의 침수피해가 금강과 관련이 깊다는 얘깁니다. 사실 금강 본류에서는 큰 물난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뉴스에 보도 되었듯 금강보가 크게 침수되긴 했었죠. 그런데 작은 소하천이 흐르는 마을에서 침수피해가 났다길래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 가보고 싶었었습니다.  
 





▲ 현장에 도착해 만난 것은 침수피해로 못쓰게 된 물품들이 널린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은 정미소였는데 아주 피해가 큰 듯 아주 많은 것이 나와있었죠. 다행히 군인들이 피해복구에 많이 투입되어 있었습니다.
 





▲ 정미소 내부모습입니다. 진흙이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죠. 고추도 널려있었구요. 작은 하천이 어떻게 이렇게 큰 피해를 입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더군요.





▲ 소하천 다리위에서 물이 내려오는 상류를 바라보고 찍었습니다. 비닐 하우스 앞엔 엄청난 흙이 가득 쌓여있었습니다. 고철들도 있었구요. 근처에도 물난리 이후 쌓인듯한 토사가 많았습니다.
 





▲ 강 옆에 마을에서 꺼낸듯한 물품들이 가득 쌓여있었습니다. TV 대, 장판, 침대 까지도… 벌써 집안 정리가 다 된듯 했죠. 대비를 할 수 없을만큼 빠르게 침수됐던 것 같습니다.





▲ 군인들이 복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논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임시 둑을 쌓고 있었습니다. 논둑은 상당히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 도로를 떠받들고 있던 모래층이 다 쓸려내려가며 완전 폭삭 내려앉았고, 반쯤은 물과 함께 떠내려가 버렸습니다. 사진찍을 당시만해도 큰 물은 아니었습니다만 도로까지도 가져갔으니 규모를 상상해보면 끔찍합니다.





▲ 조금 더 위쪽입니다. 이곳은 논이 상당부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상류부터 임시 둑을 쌓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큰 비가 오긴 했지만 이곳은 여러 계곡이 합수되는 지점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소 물이 많은 하천도 아니었습니다.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아래에는 넓은 논뜰이 펼쳐져 있어 물들이 마음껏 나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침수는 이 사진을 찍은 다리 상류부분(사진의 반대편)에서 일어났습니다. 사진의 오른쪽 밭을 보시면 멀쩡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리고 파란지붕 대문이 있는 집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리 뒤편 상류쪽 집들은 침수피해가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께 여쭈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된거냐고?

대답하시기를 다리 바로 아래에 있는 보와 우리가 서 있던 다리 기둥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리 아래에 있는 보는 그 아래쪽에 있는 논에 물을 대기위해 설치해 둔 것인데 높기도 너무 높거니와 물이 바로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이 보를 설치한 이후 그 아래쪽의 둑은 큰비만 오면 유실된다고 했죠. 보를 설치한지 5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설치 전과 후는 확실히 구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리 위 마을 침수에 대해서는 다리 아래의 기둥을 지목했습니다. 그 다리기둥이 너무 촘촘히 세워져 있어서 금방 나무가지들이 가로막아버려 그 물이 역류하여 마을을 덮쳤다고 했습니다. 더더군다나 조금 아래쪽에 있는 보가 한차례 흐름을 방해하고, 흐름이 더뎌진 탓에 다리 위쪽으로 물이 더 넘었던 것 같았습니다.문제는 다리가 변하고 보가 설치된 후에 확실히 일어났다는 얘깁니다. 몇십년동안 이런걸 본 적이 없었다고 했으니 몇십년만에 일어난 일인 겁니다. 그렇다고 이 날 온 비가 몇십년만에 온 큰 비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 문제의 보 입니다. 과도하게 높게 쌓였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저렇게 높이 쌓을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 보 아래쪽에서 위쪽을 본 모습입니다. 보 뒤쪽으로 문제가 된 다리가 있습니다. 저 다리와 이 보 사이구간, 그 짧은 구간을 잘못 설계하고 시공하는 바람에 몇십년만에 이렇게 큰 피해가 난 것입니다.





▲ 문제가 된 다리 기둥입니다. 마을 아주머니께선 이 기둥이 하나만 있었다면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두개라서 사고가 났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길이로 보아 하나로는 다소 부족해 보이기에 뭔가 다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듯 했습니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하천 바로 위(약900m)에는 ‘학동제’ 라고 하는 농업용 저수지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호수나 저수지는 홍수를 막는 것으로는 큰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지만 저수지 바로 아래에서 이런 물난리가 난 것은 저수지와 홍수와는 큰 관계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아래의 다리 기둥과 보는 물난리가 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곳을 살펴보며 4대강 현장에 세워진 수많은 댐들이 생각났습니다. 더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놓고 급작스럽게 비가온다면, 개폐가능한 댐의 수문을 활짝 열더라도 고정댐부분이 반이니 물의 흐름은 엄청나게 방해받을 겁니다.(여기서 댐은 4대강에 건설되는 ‘보’를 말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거대한 댐의 기둥들은 말할 것도 없죠. 비율로 치자면 신막마을의 하천과 교각의 비율과 낙동강에 세워진 댐의 기둥과 강의 비율이 비슷할 것 같습니다.

마을 어르신 중 ‘이건 인재야 인재!’ 라고 크게 왜치던 분이나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시던 분이나 이 물난리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이정도는 충분히 예상을 했던 부분이라 더 그랬을겁니다. 민원도 많이 넣고, 특히 보의 높이를 낮추라고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만들고 난 후 매년 물난리가 나니 주민들로써 참을 수가 있었겠습니까. 시나 도에서는 처리를 해주지 않았고 이처럼 큰 난리가 나게 되었네요.

우리 4대강에도 이런 인재, 만약 일어난다면 상상도 못할 인재가 일어날겁니다. 그 때가서 ‘인재야 인재!’ 라고 외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철회를 하는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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