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소나무숲길 ‘십이령주막’ 개장

2011.05.31 | 환경일반

녹색연합에서 지역으로 활동가를 파견한 지 만 1년이 넘었습니다. 작년 한 해, 열심히 뿌린 씨앗이 하나씩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행했던 ‘예약탐방가이드제’와 더불어 가장 매달렸던 ‘주민 소득 창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 집, 한 집 재미난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마을의 큰 행사였던 주막 개장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4월 21일 경북 울진군의 오지 마을 소광 2리에 주막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예약탐방가이드제’를 실현하고 있는 금강소나무숲길 제 1구간의 끝 마을입니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마을에서 직접 빚은 막걸리와 특산물인 손부두 등으로 잔치를 열었습니다.



소광리는 벌써 10년이 넘게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쌀부터 양념 하나까지 모두 마을에서 나는 작물이랍니다.
높은 지대에 위치해 울진보다 봄이 한달은 늦게 옵니다. 얼마 전, 주막 옆 작은 밭을 갈아 열무와 배추 등 주막에서 쓸 농작물을 심었습니다.


이 곳에는 마을 전체 가구 29호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금강송펜션이 있습니다. 폐교된 소광분교를 주민들이 매입해 수많은 개발의 손길에서 단단히 지키고 계십니다. 주막도 마을의 자산이지요.


피톤치드 콸콸콸~~

구불구불 악명높은 36번 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유일한 길(917번)로 접어들어 자그만치 20분은 족히 차로 들어와야 소광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들어오는 동안 일체의 행락은 전혀 없습니다. 대신, 금강소나무의 피톤치드 세례와 불영계곡의 발원이기도 한 광천이 뿜어대는 이온 가득 물소리 뿐! 그렇게 20분을 지나 마을에 당도하면 마을 경관에 한 번 놀랍니다. 두 번째, 마을 인심에 기절을 하고, 세 번째는 어머니들 음식 맛에 사경을 헤매게 됩니다. 마을에서 숙박하고 식사 하시기 위해서 예약은 필수! 어디로 -> (010-7111-2552)

소광리 갤러리 1탄 


소광리는 광천의 발원지며 고려시대부터 내륙지방에서 동해 울진으로 왕래하던 태백산맥의 십이령의 길목으로 원이 있던 곳이라 하여 불리웠던 원터가 있다. 문헌을 보면 소광리 폐교가 있던 자리는 홈다리라고 한다. 1680년경에 박진사라는 선비가 부락을 개척하였다 하며, 옛날 이곳 징검다리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아름답게 들린다 하여 호음교라 부르게 되었다. 바로 해발 460m에 위치한 오지 중의 오지다. 주민들은 마치 산양처럼 자연에 기대어 살아왔고 지금은 마을을 통털어 29호가 살고 있다. 이런 탓에 가구로 나뉘어져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한 가족이나 다름 없었다. 전기도 차도, 아무것도 없던 시절, 오직 자연과 이웃에 의존해 함께 역사를 살아냈다. 

안타깝게도 마을의 역사를 하나하나 되짚어 볼 수 있는 사진 자료는 많이 않다. 그 시절 소광리에서 카메라를 소장하고 사진을 찍었을 리 만무하다. 그나마 마을 어르신들께서 가지고 계신 낡은 사진 몇 장이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1950년대 마을에서 구한 가장 오래된 사진으로 마을의 어르신들이 두루마기에 갓까지 차려 입으셨다. 소광리의 옛 가옥이며 왼쪽 기둥에 ‘불조심’ 글씨가 보인다. 소나무 마을인 소광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나 깨나 불조심’이다.

(소광 갤러리는 계속 됩니다~~)


글 : 배제선(자연생태국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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