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녹색통신 6]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유전자조작기술.

2014.06.29 | 행사/교육/공지

독일에 없는 것 – 유전자조작농산물을 안심하고 '실험','재배'할 땅.

우리나라 정부는 GMO를 지칭할 때, 유전자변형이란 표현을 쓰기로 공식 결정했다. 그러나 변형이란 말 속에는 선진적, 중립적 기술임을 강조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실려 있다. 따라서 원래의 의미를 살린 정확한 표현, 유전자조작기술이라 지칭하고자 한다.

gmo11985년 8월 19일 어두운 새벽 두 시, 쾰른에 위치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가건물 환기구에서 작은 폭발이 있었다. 부상자는 없었다. 이 소동은 자율적 여성주의그룹 <붉은 조라>가 벌인, 유전자조작 행위에 대한 경고성 공격이었다. <붉은 조라>는 유전자조작기업에게 <신기술로 불리는,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파장을 몰고 올 유전자조작기술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는 경고문을 발송한다. 또한 자신들의 요구를 강력히 피력하기 위해 쾰른대학의 식물연구소에 2차 경고를 강행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독일 내 유전자조작기술에 대한 항의와 저항은 30년 동안 급진적 여성주의자이건, 보수적 가부장주의자이건, 성과 나이를 불문하고 독일의 농지와 식탁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서 지켜내기 위한 전 사회적 행동이 되었다. 유전자조작에 대한 전국민적 거부감과 저항은 핵무기와 핵발전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이들의 분노와 저항은 몬산토나 듀퐁, 바이엘 등 유전자조작기업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연구자들 역시 맘놓고 연구에 몰두할 수 없는 상황 즉,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 재배지, 연구비를 마련할 수가 없게 된다. 새로 개발해 낸 유전자조작식물들을 위한 실험 재배지와 그 식물들은 어김없이 분노의 공격 앞에 놓이게 되는데, 다수가 이 분노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에,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뮌헨공과대학은 몇 년 전 유전자조작기술연구를 포기했고,결국 연구자, 학생들은 무리 지어 외국행을 택해야 했다. (자국 내에서 거부되는 기술로 어느 나라 땅을 오염시키려고?) 몇몇 포기하지 않은 연구자들은 실험실에 은둔해 있어야 했고, 이들은 각종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일에 많은 시간을 바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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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식품 사절! https://www.campact.de/img/multimedia/presseballon8_ha.jpg

인간과 자연을 위한 환상적인 약속, 그러나 공허한 또는 거짓된 약속

유전자조작식물은 생산량을 늘리고, 제 3세계 가난한 사람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으며, 농약사용을 줄여서 작물과 농지를 보호할 수 있는 신기술, 꿈의 기술이라고 홍보되어 왔다. 몬산토나 듀퐁, 바이엘, 신젠타 등 대표적 유전자조작 농·화학기업의 이런 약속은 매우 유혹적으로 들린다.

식물에 살충 독성을 투입시켜 곤충들이 자신을 갉아먹는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식물 –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아도 되니,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 제초제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조작식물을 만들어서 제초제를 뿌려도 끄떡없이 자랄 수 있게 만든다 – 그래서 생산량을 늘린다? 쉽게 상하지 않는 유전자를 투여해서 유통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인다? 비타민을 강화하는 쌀을 만들어내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빈곤층의 식생활결핍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은 현실과 무관한 동화속의 환상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은 한 해만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이듬해엔 발아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불임씨앗을 만들어내고, 농부들에게 매년 종자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려왔다.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지만, 내성이 생긴 땅엔 더욱 강한 살충제와 제초제를 투여해야 했다. 그린피스 발표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은 일반 농경지보다 유전자조작경작지에 20%나 많은 살충제를 살포했다고 한다. 내성이 더욱 강해진 슈퍼 잡초가 등장하고, 땅과 농업에 이로운 곤충들도 유전자조작식물에 주입된 독성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다. 유전자조작식물의 꽃가루가 이곳 저곳으로 날리는 것을 통제할 방법이 없는데, 이는 또한 전통적 재배농법을 오염시키고, 한번 자연에 방출되면 회수할 길이 없다. 유전자조작작물을 심었던 농지에 일반 작물을 심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생산량이 증대되어 기아를 줄이기는커녕, 오르는 종자가격과 늘어가는 살충제 살포량 때문에 농민들과 땅은 신음할 뿐이다.

식량 생산량이 부족해서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이들 기업들은 세계 저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든, 질병에 걸리든 아무 관심이 없다. 유전자 조작식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면역력이 약해지고,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것. 수차례의 실험과 식품관련 사건을 통해서 증명된 – 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전자조작식물로 기아를 구제했단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다.

미국에는 있는데, 독일에는 없는 것.

유전자조작작물은 1996년부터 상업적으로 경작되어 왔다.
국제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 ISAAA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전자조작작물은 28개국에서 재배 중이고, 미국, 캐나다를 선두로,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이어 인도와 중국이 가세, 이들 국가에서 전 세계 유전자조작작물의 91%가 생산되고 있다. 2014년 전 세계적으로 경작되는 유전자조작작물 재배 면적은 1억7천5백만 헥타르이다.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17.6배, 독일면적의 5배, 인도의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의 면적) 이미 1천8백만농가에서 유전자조작종자를 뿌리고 있는데, 중국과 인도의 농가수가 1천 500만에 이른다.

최초로 개발되었던 무르지 않는 유전자조작토마토나 비타민을 첨가한 유전자조작바나나는 더 이상 미국을 포함,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생산 및 판매되지 않는다. 유전자조작 된 작물은 파파야, 메론, 호박, 쌀, 당근, 토마토, 파프리카, 아마, 포플러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유전자조작농산물의 대표적 작물은 콩, 목화, 유채 그리고 옥수수 이렇게 네 종류이다. 2013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콩의 79%, 목화의 70%, 옥수수의 35%, 유채의 24%가 유전자조작 된 것들이다. 농산물과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면제품 옷 역시 유전자조작 된 면화로 직조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콩의 80%가 사료를 위한 것이듯, 옷감으로 쓰이는 목화를 제외한 유전자조작농산물들은 대부분 사료용이다. 또한 식품에도 직접 쓰이는데, 옥수수전분이나 대두레시틴, 대두유(콩기름)나 유채기름을 만들어낼 때, 그리고 최종제품이나 단맛을 내는 캔디, 초콜릿 등에 원료로 첨가된다.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유전자조작사탕수수를 생산했고, 유럽으로 수입되는 사탕 류 역시 이를 피해가진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 존재하는 유전자조작첨가물 또는 식품이 모두 유럽이나 독일 매장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표시제도의 힘!

현재 유럽 내 수퍼마켓에서는 유전자조작식품들을 찾기 힘들다. 이는 표시제도 덕분이다. 식품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유전자조작 표시된 식품을 완벽히 외면할 것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거짓으로 속이는 짓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이는 불법이니, 사용 자체를 포기한다.

대체 어떤 표시를 해야 하길래?

・제품의 최종 생산물에 DNA가 남아있든 남아있지 않든 유전자조작된 원료를 사용했으면 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콩기름에 유전자조작 된 콩의 단백질이 남아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전자조작 콩을 사용했으면, 이는 유전자조작 된 콩으로 만든 기름임을 표시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100% 유전자조작 콩으로 기름을 만들어도, 그 속에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유전자조작이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비의도적 혼입율 – 의도하지 않았지만 꽃가루가 날리거나 유통과정에서 혼입될 유전자조작농산물이 섞일 가능성을 고려한 비율 – 이 0.9% 이상이면 표시해야 한다. 주원료이든 첨가물이든 관계없이 무조건 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3%까지 비의도적 혼입율을 허용한 상태이며, 주원료 5개를 대상으로 혼입 여부를 표시한다.

・식당도 예외는 없다. 식당에서 이들 유전자조작농산물과 식품을 원료로 조리한 음식이라면 반드시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유전자조작농산물을 사용해서 조리했는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 표시면제이다.

그러나 이들의 표현에 따르면 보이지 않게 유전자조작식품은 식탁을 차지하고 있단다. 바로 사료가 유전자조작으로부터 깨끗하지 않다는 것. 유전자조작 된 사료를 먹은 동물로부터 얻어진 우유나 달걀, 고기는 유전자조작여부에 관해 표시할 의무가 없다. 즉 유럽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유전자조작 된 사료를 먹은 동물로부터 얻어진 육류나 유제품, 달걀이다.

gmo3<주의! 유전자조작> 맥도널드 앞에서 유전자조작사료로 키운 닭으로 치킨 너겟과 치킨 버거를 만들지 말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의 요구에 대해 맥도널드는 닭 공급업체에 유전자조작사료로 키우지 않은 닭을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공급량이 충분치 않아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또한 세계보건기구의 주장을 인용하며 유전자조작 사료로 키워진 육가공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런데 종종 미국산 땅콩버터, 캔디, 초콜릿에서는 유전자조작 된 원료가 섞인 것들이 일부 수입되기도 한다. 물론 유럽연합 식품안전청의 안전성검사를 통과한 것들이다. 그러나 안전성 검사 기준은 독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퇴치 대상일 뿐이다. 독일그린피스는 이런 제품들을 조사, 발표해오고 있다.

 독일에는 있는데, 한국에는 없는 것

독일 식품 경고 목록에 들어가있는 CJ국수와 샘표간장, 해찬들 재래식된장.


그린피스는 2003년부터 독일내 수퍼마켓, 레스토랑, 아시아식품 판매장과 식용유, 캔디, 음료 제품들에 대한 유전자조작식품 조사를 벌여왔다. 2014년 3월에 조사된 아시아식품 조사결과가 5월 발표되었고, 그에 따른 경고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리스트를 보니, CJ사에서 나온 „햇“자가 분명히 보이는 인스턴트 국수가 있다. 간장이 유전자조작 된 제품이었던 것. 샘표간장도, 해찬들 재래식 된장도 보인다. 씁쓸함을 넘어서는 대목이다. 왜 같은 제품이 독일에선 경고식품목록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어떠한 유전자조작표시 정보도 없이 판매되는가! 물론 우리나라 식약청이 간장이나 식용유를 유전자조작 의무표시 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독일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 논리 – 최종 식품에 유전자조작 된 단백질이나 DNA가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이다! 경고목록에 올라가 있는 수십 개의 아시아 제품 중 대부분은 콩을 원료로 한 제품들이었다. 그러나 위 언급된 제품들을 사지 말아야겠다고 구매전략을 바꿀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모든 식용유와 간장은 유기농을 제외하곤 100%유전자조작콩, 옥수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모든 식용유와 간장에 유전자조작 단백질 또는 DNA가 남아있든 없든 유전자조작농산물로 만들었으면 무조건 표시하게 나서는 일이다. 문제가 무엇인가, 식약청인가, 식약청의 태도를 방관하며 그냥 먹어온 우리탓 인가. 이제라도 서둘러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혹시 샘표나 CJ, 해찬들 기업들은 확인하고 싶으신가? 이곳에서 확인하시라

http://www.greenpeace.de/sites/www.greenpeace.de/files/publications/20140303_fs_genalarm_asia_us-produkte.pdf

그러나 항의하기 보단 다른 기업들 것처럼, 얌전히 다시는 수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 참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수출하지 않겠다고 판매전략을 바꿔야 할 만한 일이라면, 주력시장인 내수시장의 대상으로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뭔가.

이곳에서 아시아 식품 수요자의 대부분은 독일에 거주하는 아시아 사람들이다. 그러니 어쨌든 팔리는 것이다. 독일 매장에도 독일에서 자체 생산한 식용유와 간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유채나 콩으로 만든 식용유나 간장을 절대로 유전자조작 된 원료로 만들어 팔지는 않는다. 그런 치명적인 마케팅을 할 기업은 독일에 없다.

 사전예방의 원칙 –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으면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사전예방의 원칙은 1992년 리우 환경회의에서 채택되었던 생명공학안전성 의정서를 통해서 명시되었는데, 유전자조작농산물의 국제간 이동의 규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유전자조작농산물·식품의 위해성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증거가 없어도 수입국은 타당하다고 여겨질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되면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 유전자조작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 효과적 통제가 어려운 점, 정확한 안전성 평가를 위한 과학기술적 한계를 고려한다면, 여기에 사전예방의 원칙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유럽 내에선 합의가 어렵지 않았다.

유전자조작기술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가공품의 경우 당국의 안전성검사를 통과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 아니다. 안전성 검사와 심의과정을 통과하지 않는 유전자조작농산물 또는 식품은 수입되거나 유통될 수 없다. 그러나 유럽, 독일의 시민들은 유럽연합 식품 안전청의 안전성 검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식품안전청은 유전자조작식품을 안전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유럽연합 식품안전청은 대한민국 식품안전청 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를 한다. 그러나 유럽 사람들, 독일인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유전자조작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 독성이나 알레르기 유발에 대한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며, 실제로 평가가 이루어지지도, 가능한 건강피해에 대한 감시나 조사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

 NO 유전자조작 (NO-GMO)선언 운동

환경단체들은 원료 함유 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유전자조작사료를 통해 사육된 동물로부터 얻어진 육류나 유제품 등은 표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 제도적 틈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대다수의 독일 소비자들은 동물들을 유전자조작사료로 키우는 것에 반대한다. 설문기관 FORSA 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0%는 유전자조작사료로 생산된 가금류와 달걀은 이 생산•유통되는 것은 매우 문제라고 답변했고, 93%는 유전자조작 사료를 먹였다면 유전자조작으로 표시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유전자조작사료를 먹지 않고 자란 육류 및 생산물들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충분히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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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없는 식품>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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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OHNE GENTECHINK 마크 – NO GMO 표시된 우유
오른쪽: 오른쪽 육각형속의 BiO 마크 – 유기농 마크

식품기업(또는 생산자)은 2009년부터 자사 생산품에 No-GMO 마크를 표시할 수 있다. 소비자는 육류 및 가공품이 유전자조작 된 사료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는데, Ohne GenTechnik 이란 표시로 구분이 가능해졌다. 또한 유전자조작농산물이 비의도적 혼입율 0.9%미만으로 혼입된 경우 유전자조작이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한계까지 거둬낸, 보다 엄격한 표시라고 볼 수 있다. 육류품에서는 차이가 있다. 녹색마름모 마크가 표시된 유제품 및 육류 가공품은 최대 0.9%까지의 사료 혼입율을 허용하고 있고, 또한 생산 및 가공품 별로 차이를 둔1년 혹은 몇 개월이라는 특정기간 동안 유전자조작사료를 섭취하지 않은 경우로 한정했다. 따라서 이 마크 역시 완전한 청정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기술 및 제도적 한계 내에서의 최선책으로 사회적 동의를 이룬 듯 보인다.

국가 공인 마크이긴 하지만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 않고, 따라서 소비자의 알 권리와 구매결정권을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푸드워치는 No-GMO 표시의 의무화로 GMO 표시제도를 대체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의무적 명기야 말로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독일시민들은NO-GMO 캠페인에 식품 및 유통기업들이 참여를 다짐받기 위해 독려와 협박!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고, 환경단체들은 유전자조작에 관한 식품기업 및 유통기업들의 태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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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독일그린피스의 유전자조작 없는 식품 Essen ohne Gentechnik 구매지침서

어떤 기업의 제품들이 유전자조작 사료로부터 청정한 육 가공품, 유제품을 사용하는지, 또는 여전히 사료는 문제되지 않는다며 발뺌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지켜라! 청정지역 독일, GMO로부터 청정한 지구를 위해!

1998년 유럽연합에서 허가된 몬산토의 유전자조작옥수수 MON810을 독일은 2009년 안전성문제로 경작 금지했다. MON810은 기독교사회당의 제호퍼가 농림부장관으로 있던 2005년 경작 허가된 후 최대 0.2%까지 재배된 바 있었다. MON810은 현재 프랑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그리스, 헝가리, 폴란스, 스위스에서도 경작금지 상태이다. 바스프 BASF의 유전자조작감자 암프로라 Amflora는 2010년 허가, 2011년 2헥타르 정도 재배된 바 있으나, 허가과정에서 안전성 심사에 오류가 있었음이 확인되었고, 유럽연합법원에 의해 전격 허가 취소되었다.

적은 면적이나마 일부 재배되었던 유전자조작농산물의 독일 내 상업적 재배는 2012년부터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위원회에는 듀퐁에서 개발한 유전자조작옥수수 1507이 끈질긴 로비와 수 차례의 제소 등 압박을 가하며 승인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지난 2월 유럽연합 가입국 장관회의에 표결에 부쳐졌으나, 부결에 필요한 2/3이상을 얻지 못해서, 유럽연합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독일정부는 유럽연합위원회에서 승인되더라도, 각국은 독자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고 안심하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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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옥수수 전방300 미터 표지판.
환경단체 분트는 <이런 표지판을 또 다시 독일에서 허락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독일 국민의 88%는 이 옥수수 1507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독일이 오스트리아와 더불어 자랑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유전자조작으로부터 청정한 국가라는 점이다. 물론 이들은 자신들의 땅인 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재배되는 유전자조작에 반대하고 연대한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유전자조작농산물 수입금지와 경작금지가 지구 그 어떤 곳에서의 경작금지와 포기에 강한 영향력을 갖기를 소망한다. 유전자조작 청정지역 독일을 보면서 느끼는 분명한 점 하나는 요구가 까다로와야 안전함을 보장받는다는 점이다.

 글/ 임성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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