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케이블카도 스키도 안 타요. 우리 제발 그냥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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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은 유엔(UN)에서 지정한 세계야생동·식물의날이었습니다. 멸종해 가는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도록 특별히 지정한 날 입니다. 환경부도 이날을 기념하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올해의 슬로건인 "야생 동·식물 범죄는 중대한 범죄입니다"를 소개하며 야생동·식물의 밀렵과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환경부의 행사 시작 전에 '설악산과 가리왕산 야생동·식물(아래 야생동·식물)'의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나라 정부와 환경부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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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케이블카도 스키도 안 타요. 우리 제발 그냥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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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마친 후, 야생동·식물들은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야생동·식물의날 기념행사에 야생·동식물들의 입장은 저지 당했습니다. '남의 행사에 왜 왔냐'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몇 분정도 실랑이를 한 끝에 행사장에 입장했지만, 결국 다시 바깥으로 나와야만 했습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행사를 마치고 퇴장하는 길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외면 당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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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식물은 인간에 의해 길들여지지 않고 자연환경에서 스스로 살아가며 번식하는 동물과 식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이나 식물원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은 야생동·식물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간혹 야생동물 동물원이라든지 야생화 단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좁은 면적의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서 살아가는 우리나라는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야생동·식물들의 영역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기록으로만 전해지고 있는, 사라져 버린 동·식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고 동요에도 등장하는 따오기 부터 여우, 표범, 늑대 등과 잘 알려지지 않은 수 많은 동·식물들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졌습니다.

야생동·식물의 멸종에 대해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나 관광자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 아닙니다. 야생동·식물은 물건이나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동물이 한 마리 두 마리, 나무가 한 그루 두 그루 죽는 것은 죽음과 탄생이라는 생태계 순환의 고리안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멸종은 이러한 고리가 끊어 지는 것입니다. 다시는 그 생명이 탄생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죽음만이 계속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생물의 멸종은 반드시 다른 생물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생태계는 말 그대로 서로가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생물의 멸종은 당연히 인간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과 야생동·식물 역시 생명이라는 끈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이어져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2050년에는 지구 생물종이 50% 감소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물종이 50% 감소했다는 이야기는 다른 말로 인간의 생존력이 50% 감소 했다는 것입니다. 과장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구에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이 멸종해서 지구 생물종이 0%가 되면 인간도 살아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야생동·식물 보호에 대한 관심은 많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보호보다는 개발의 명목을 앞세운 서식지 파괴가 심각합니다.

한편에서는 멸종된 곰이나 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진행하지만, 정작 멸종위기동·식물이 살아가는 가리왕산에 스키장을 건설하고 국립공원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하는 등 심각한 서식지 파괴를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 못하는 동·식물의 살려달라는 마음 속 절박한 외침이 언젠가는 우리의 외침이 될 지도 모릅니다. 더이상 외면할 때가 아닙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youtu.be/8XoUZJwYeN8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80551.html

 

                                                                                                       – 녹색연합 평화생태팀 이장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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