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자 후쿠시마, 멈춰라 월성1호기’ 공동 선언문

2015.03.14 | 탈핵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4주기 탈핵문화제

‘기억하자 후쿠시마, 멈춰라 월성1호기’ 공동 선언문

4년 전 오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의 기억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평화롭던 일상에서 쫓겨나 아직도 타지를 떠도는 주민들, 4년 전 그날 그곳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태어날 아이의 건강을 걱정해야만 하는 주민들이 가지는 공포, 그리고 따뜻한 위로보다는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 우리는 후쿠시마현 주민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공감하여야 합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을 나와 내 가족, 나와 관계된 사람들의 안위로만 축소시키는 순간, 후쿠시마의 고통은 머지않아 우리의 고통이 될 것입니다.

탈원전의 길을 걷는 독일 메르켈 총리의 “원전 확대가 오랜 소신이었으나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는 말에 우리 정부와 핵산업계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어떤 뛰어난 기술력도 100%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 말을 핵산업계와 정부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습니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 승인에서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개정된 법률을 위반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문제제기를 무시한 채 수명연장을 승인한 것입니다. 일부 문제는 핵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보완하면 된다는 그들의 안이한 인식에 수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분노를 사회변화의 씨앗으로 바꿀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멈춰 서야 합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성찰해야 합니다. 부산, 경주, 울진, 영광 그리고 인근 지역들이 제2의 후쿠시마가 되었을 때의 고통을 상상해야 합니다. 밀양과 청도의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갈등이 강원도와 경기도 곳곳에서 발생하게 될 멀지 않은 미래를 상상해야 합니다.

우리의 해답은 하나입니다. 핵발전소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는 폐쇄해야 합니다. 월성1호기,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수명이 끝나는 핵발전소는 안전성 여부를 떠나 폐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선택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은 더 이상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것입니다. 삼척과 영덕의 신규원전부지 지정 해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고 계획으로만 존재하는 신고리 7,8호기, 아직 착공하지 않은 핵발전소 순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 됩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매우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결단의 문제입니다. 탐욕을 채우기보다 지금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 존재할 생명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는 우리 의지의 표현입니다.

 

여기 모인 우리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으며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으로 온전히 불려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주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마지막 어절은 함께 세 번 외쳐 주십시오!)

1. 정부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 승인을 무효화 하고 폐쇄를 결단하라.

1. 정부는 이미 수명이 끝난 고리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

1. 정부는 영덕, 삼척 신규핵발전소 후보지 선정을 백지화하라.

1. 정부는 건설 중인 핵발전소와 건설계획이 확정된 핵발전소를 백지화하라.

1.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을 중심에 둔 탈원전 정책을 수립하라.

 

2015년 3월 14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4주기 탈핵문화제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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