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게 중요해요.

2016.03.29 | 행사/교육/공지

갑자기 추워진 2월, 바람에 날리는 하얀 눈이 앞을 가려 이동하기 힘든 날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서점에 나타나신 차은주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안고 있던 모습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회원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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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두 아이가 어릴 때부터 비염이 심해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정선경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됐지요. 먹거리에도 방사능이 있고, 방사능은 작은 양이라도 우리 몸에 계속 쌓이면 배출이 어려워 특히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직후에는 비만 맞아도 큰일 날 것처럼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심이 떨어졌지요. 저도 사는 게 바빠 잊고 살다가 강의를 듣고 놀랐어요. 후쿠시마 핵사고는 아직 수습되지 않았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텐데,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서 먹거리를 시작으로 에너지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활동하기 전부터 쓰레기 문제나 분리수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문제들이 자연을 해치는 문제들이잖아요. <물건이야기>라는 책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도 일주일 동안에만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오더라고요. 예전에는 젓가락과 일회용품을 쓰지 말아야지 하는 정도였어요. 슈퍼에만 가도 제품들이 모두 팩에 담겨져 있고,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모이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란 뒤로는 일회용품 줄이기라도 실천하려 실생활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녹색연합과의 첫 만남은 어떠셨나요?
마을 어린이 도서관에서 마을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2014년 말에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관련 강좌에서 방사능,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사태의 심각성에 매우 놀랐어요. 그 후 관심이 커졌고 녹색연합이 마을 안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을 보고 가입하게 되었어요.
저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입장이었는데 지인이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꼭 어떤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는 것도 동참이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환경에 관심은 많은데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인 기부는 하지 않고 있는 게 생각났어요. 주변 친구들도 동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해요. 요즘에는 이런 친구들에게 ‘어려울 것 없다. 시민단체가 관련해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열악하고 돈이 많이 필요하니까 조금의 돈이라도 기부하거나, 돈이 아니더라도 응원하는 마음을 표현해주면 된다’라는 조언을 해줘요.

녹색연합과 가까워진 계기가 있으신지요.
‘그린파티’라는 행사가 있어 가 본 적이 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아요. 사실 어디를 가든 너무나 쉽게 일회용품을 쓰는 부분들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그린파티’ 행사에는 일회용품이 없었어요. 일회용품 없이도 행사를 잘 진행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파티를 할 수 있다는 문화가 좋았고 또 감동이었어요. 설악산산양지키기 서명운동 활동을 보고 녹색연합과 친근해져서 소식을 계속 받아보게 되었지요.

녹색연합 회원들에게 에너지 문제 관련 실천 팁을 소개해 주신다면.
실천을 하기 전과 후는 알고 모르고의 차이인 것 같아요. 관심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니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불필요한 불을 안 끄고, 컴퓨터도 계속 켜놓고 있다거나. 우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상 상식 같은 걸 몸에 익숙하도록 실천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많이 알리는 것도 절약 운동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몰라서 못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결국 우리 삶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임을 많이 알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집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내가 쓰는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태양광 발전기를 닦아줘야 한다고 아이들이 적극 관리하기도 해요.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서 접해야 할 것 같아요. 도시에서는 전기가 무한정 있는 것처럼 쓰기만 하잖아요. 스위치만 누르면 바로 쓸 수 있으니까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관심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전기를 직접 생산하며 그 과정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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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차은주 회원 집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미니 태양광 발전기

녹색연합 회원 가입 이후 생긴 작은 변화가 있는지요.
설악산 케이블카 활동을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할머니 댁이 강원도 인제인데, 설악산을 가보진 못했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기회가 되면 설악산 천인행동에 함께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재생종이로 소식지와 봉투를 제작한다는 것을 알고 감동 받기도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 학용품도 재생종이로 만든 것을 사려고 해요. 이런 작은 부분들도 놓치지 않고 활동으로 연결해서 참 좋아요.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일을 같이 해 나가는 모습이 저에게 영향을 미쳐요.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녹색연합에 바라는 점이 궁금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녹색연합 회원이 되어 환경 문제와 지구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함께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지구 생태계가 이렇게 망가져 있는 것을 보면,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그래서 행복한 삶을 물려주고 싶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생활 속에서 정작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물려줄 수 없는 행동들이었던 거예요.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일을 해야 하니까,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 같은 이유들로 바빠서 직접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고 한다면 좋은 활동을 하는 녹색연합 같은 단체에 가입해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긴장하면서, 스스로의 선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은주 님은 마을에서, 사람들에게 에너지와 기후변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살과 5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녹색희망 251호(2016년 3,4월호)에 실린 글을 옮겨 왔습니다.
정리. 수지 / 녹색연합 회원더하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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