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녹색연합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하겠습니다.

2016.04.15 | 환경일반

 

295명이 주검으로 돌아왔고, 9명은 여전히 그 날 그 바다에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계절을 지나 2016년 오늘, 4월 16일은 또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바뀐 것이 없습니다. 끝없이 아래로 향하던 물길처럼 오늘은 어제를 자꾸만 밀어내서 그렇게 2년이나 지났는데도 2014년의 4월 16일은 2016년의 4월 16일과 꼭 같습니다. 정말 바뀐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배는 왜 304명의 목숨을 바다로 밀어 넣었는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눈물은 단지 그때뿐이었고, 약속은 약속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정확한 침몰원인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정부가 돌림노래로 노래한 ‘조타수의 미숙한 조타’는 법원에서 조차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최종심에서 ‘업무상 과실과 알 수 없는 다른 이유 때문에 좌현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복했다’고 결론지었고, 그 알 수 없는 원인을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침몰원인도 알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도 진상조사를 위해 꾸려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선체 인양이 예정된 7월이 오기 전에 해제될 모양입니다. 침몰원인 조차 규명하지 못한 특조위에 대한 활동연장을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명백히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밝혀내야할 새로운 의혹들은 또다시 생겨나고 있습니다. 3월에 열린 2차 청문회에서 AIS자료(선박자동식별시스템)가 조작되고 편집된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지금껏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든 과정을 분석했던 기초 데이터가 거짓이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특검조차 반대해 왔습니다. 특조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는 대신에 특조위가 요청하면 그 즉시 수용하겠다던 특검입니다. 결국 정부는 진상 규명을 위한 특조위에 돈도, 시간도, 권한도 그 무엇 하나 바로 준적이 없습니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해서 그 2년 동안 무엇 하나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먼저 보낸 가족 가슴에 묻으라고 유가족들에게 윽박지르던 국회의원이 또다시 국회의원이 될 때까지도 정말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녹색연합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녹색연합은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간절히 염원합니다.

녹색연합은 세월호참사의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촉구합니다.

녹색연합은 특조위의 활동보장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무엇하나 변한 것 없는 지금까지 유가족들은 여전히 길바닥에 앉아있습니다. 이 나라가 대답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모든 생명이 제 몫의 삶을 온전히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해 일합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은 그분들과 녹색연합은 함께하겠습니다.

2016년 4월 16일

녹색연합

문의 : 정규석(010-3406-2320,nest@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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