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녹색연합 – 10년회원모임을 다녀와서

2016.06.20 | 행사/교육/공지

10년 만에 밥 한번 먹자는, 밥상 한번 차리겠다는 녹색연합 전화를 받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사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나. 녹색연합도 10년이란 세월을 살아냈고, 나 역시 후원을 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구나. 무시 못 할 세월을 함께 했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간다고 약속한 이상, 어길 수 없게 만드는 허승은 활동가의 집요한 문자와 전화 공세. 그래서 인지 환승에 환승을 해서 또 손에 손잡고 참석하기로 약속한 10년 후원회원들이 삼삼오오 성북동 녹색연합으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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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은 양지바른 부자 동네로 이름나 있지만, 녹색연합은 길 건너편 비탈진 응달에 있다. 처음 신입회원 환영식 때 찾아왔던 건물 그대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사무실. 심지어 겨울엔 추위로 손이 곱아서 일하기가 힘든 곳이기도 하다. 여전히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을 해서 활동가들이 모여서 일하는 2층 공간의 전기사용량이 0원이라고 한다. 환경단체라고 해서 반드시 주장하는 모든 것들을 지켜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나는 녹색연합을 좋아한다. 회원들 역시 ‘나’라도 지키자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았기에 10년 후원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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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김정수

활동가들이 더운 주방에서 땀 흘려 만든 비빔밥과 미역오이냉국, 전, 샐러드로 가득한 점심상. 밥 중에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해준 밥이고, 상중에서 가장 좋은 상을 밥상이라는데 우리 모두 상 한번 제대로 받았다. 이날 10년 후원회원으로 참석하신 분들의 면면도 참 대단했다. 결혼 전부터 녹색연합 회원이었고, 결혼 후엔 부인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녹색연합 회원으로 등록해 5명의 가족 모두가 녹색연합 회원인 신용남님. 후원하는 단체가 8곳이나 된다는 홍성아님. 활동가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표현한 신소윤님, 녹색연합 일이라면 급한 영문번역도 1순위로 해 주겠다는 주혜경님. 후원한지 15년이 됐는데 소급적용해 참석했다는 김한수님. 멀리 수원에서 오신 김희경님, 부부 모두가 10년 후원 회원이신 임정미님, 친구 따라 강남은 못가는 대신 이런 멋진 곳에 오게 됐다는 친구사이인 윤규용님과 성낙은님. 각자 회원이 된 사연은 달랐지만 녹색연합에 대한 애정은 충만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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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웃으며 이렇게 장기간 후원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매달 알아서 빠져나가는 CMS의 힘이라고 했지만, 그 동안 이런 저런 단체의 후원을 했다가 중단하기도 하고, 더 필요한 곳으로 옮기기도 하면서도 계속 후원을 유지했던 곳이 녹색연합인 것은 사실이었다. 나 역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잘 한 일이라면 아이 둘을 낳은 것뿐이라 생각하는데, 거기에 녹색연합을 10년 동안 후원한 것 하나 추가하고 싶다. 참석자 대부분이 무엇보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1만원 후원금만 내면 해 주는 활동가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단돈 1만원의 후원금으로 내가 사는 세상, 앞으로도 살아갈 누리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니. 이날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녹색연합은 희망이며 삶이며 친구이자,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각종 화학물질로 가득한 세상에 믿을 구석이며 비빌 언덕이었다.

10년 후원회원 우리들은 10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것은 스스로에게 대한 다짐이며 서로에 대한 언약이자 지구에 대한 맹세였다. 누군가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람, 나대신 활동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과 든든함. 앞으로도 계속 그런 녹색연합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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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신기했던 것 한 가지는,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참 예쁘고 멋있다는 사실이다.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얼굴도 보고 뽑는 걸까? 아니면 이런 활동을 하면 잘 생겨지는가? 모두 훈남 훈녀다. 정말인지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회원가입! (*녹색연합 후원회원 되기 : https://goo.gl/uVRt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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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김정수

글: 구혜경 회원

구혜경회원은 90년대 후반 방송 관련 일을 하면서 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 특히 미군기지 같은 곳을 취재할 수 있다는 녹색연합을 의심반 호기심반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이후 녹색연합에 대한 믿음이 생겨 2천년 중반에 후원을 시작했다. 장바구니를 늘 가지고 다니고 손수건을 챙기는 것으로 녹색연합 회원의 삶을 소박하게 실천하고 있다. 마음은 늘 녹색을 향하고 있고, 식물성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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