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감사원으로부터 26개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된 평창동계올림픽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가 처음부터 예견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감사원의 현지조치, 처분요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오늘 감사원은 지난 3월 7일부터 시작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사항 전반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대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예산 운용 및 조직 운영의 적정성, 경기장 및 대회지원시설의 설계와 시공의 적정성, 접근교통시설 건설계획의 적정성 등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이번 감사의 배경을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원인을 파악하여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지원하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방만․불합리한 요소 및 비리 행위를 제거하며 대회 종료 이후 경기장 등 대회지원시설에 대한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확보하기 위해 2016년 연간 감사계획에 반영하고 감사를 실시하게 되었다.’라고 감사원은 밝히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번 감사로 확인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과정 전반의 위법·부당 사항은 총 26건이다. 이를 요약하면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계획한 지출예산을 과소계상하고, 수입예산을 과다계상해서 재정 적자를 초래했다. 그리고 각종 시설물을 건설하며 예산을 낭비했고, 기본적인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 또 국토교통부가 수립한 철도 수송계획은 경의선, 중앙선 등 기존 철도구간 이용객을 고려하지 않고 평창동계올림픽 운행열차 증차에만 초점을 맞춰 기존의 전동열차 이용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결국 시민사회와 각계 전문가들의 우려처럼 애초부터 합리성, 경제성, 환경성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의 본질을 감사원이 일부 들춰낸 것이다.

분산개최 무시한 신규시설 대부분이 감사원의 지적대상

녹색연합은 평창동계올림픽 시설물 공사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광범위한 분산개최를 끊임 없이 주장했다. IOC가 ‘아젠다 2020’을 발표한 이상 예산을 줄이고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존시설물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직위는 일본도 중국도 다하는 기존시설활용을 위한 분산개최의 길을 스스로 포기했고, 기어이 6개의 신규 경기장 건설계획을 확정했다. 그리고 오늘 5개 신규 경기장이 예산낭비와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위법·부당 시설이라고 감사원에 의해 확인되었다. 건설초기부터 불법공사로 지자체와 시공업체 간 고소고발 등 송사를 치러야 했던 슬라이딩센터만이 제외된 것이다.

계획대비 재정적자는 예견된 수순

유치 당시 8조8천억 원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소요예산은 2016년 현재 11조 원을 훌쩍 넘어 버렸다. 하지만 오늘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소요예산 증가는 아직 끝이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수입예산 과다계상, 지출예산 과소계상으로 현재 계획 대비에서도 2,244억여 원의 재정적자가 불가피하고, 향후 3,070억여 원의 추가 부족분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예산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색연평창동계올림픽 합 등 시민사회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그날까지 소요 예산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진즉에 내놓았었다.(정책제안서_ 2015.03.12.) 처음부터 강원도와 조직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경제효과 등에 있어서 국민들에게 사기를 친 셈이다.

1회용이면서 위험하기까지 한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표적인 환경파괴사례다. 생태적으로 민감한 보호지역에 1회용 스키장을 만들겠다는 무모한 발상자체는 안타깝게도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번 감사결과에서도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빠지지 않았다. ‘안정성 검토를 하지 않은 채 비탈면을 설계보다 높게 시공(최대 19.2m)하고, 곤돌라 철주를 비탈면에 시공하여 기준안전율 미달로 안정성을 미확보’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자체가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예견된 상황이다. 가리왕산은 지형지질 자체가 대부분 전석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지표의 흙을 조금만 걷어내면 기왓장 같은 돌들이 켜켜이 쌓여서 지면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리왕산 특유의 풍혈지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반 자체가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조금의 물리적 충격에도 쉽게 쓸려 내려간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슬로프 시공에 비해 난해한 공정이 당연하고 위험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건설 중 노동자 사망문제, 임금체불 문제 등을 상기하면 감리시스템의 부실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 외에도 1226억 원 들여 인구 4000명이 사는 횡계리에 지어지는 3만5000석(올림픽이 끝나면 2만5000석으로 축소) 규모의 개·폐식장과 올림픽 기간 동안 식수가 부족하다며 새로 만들고 있는 600억 원짜리 식수전용 댐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사업관리 부적정, 설계 부적정을 지적했다. 물론 감사원의 지적은 매우 제한적이다. 처음부터 없었어야 할 시설임에도 건설을 전제로 현 시점에서 부분적인 문제 지적만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지적들은 모두 예견된 것들이다. 기존시설 활용을 전제한 분산개최라는 절호의 기회를 강원도와 조직위가 내쳐버린 그 순간부터 예산문제와 안전성 문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이라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떼쓰듯 예산 증액을 주장하는 강원도와 조직위의 행태가 갈수록 우려스럽다. 어차피 소를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남의 집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2016년 7월 20일

녹색연합

문의 : 정규석(010-3406-2320,nest@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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