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생태축, 769,566㎡ 맨살 드러낸 백두대간 보호구역

2016.08.01 | 백두대간

– 백두대간보호구역 지정되고 15년새 풀한포기 없는 땅 633,975㎡에서 769,566㎡로 21% 확대, 약 13만6천㎡ 더 넓어져, 국제축구경기장의 107배 규모
– 수백억 들여 실시하는 생태축 잇기 사업은 평균 폭 15.6m 터널형 이동통로에 불과

백두대간보호구역, 한반도 생태축인 백두대간의 한가운데가 쓸려나가고 있다. 넘쳐나는 이용자와 등산로 관리 부실로 769,566㎡ 의 풀 한포기 없는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축구경기장의 107배가 넘는 규모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간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약 10개월 간 추가 조사와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는 2001년 녹색연합이 실시한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 실태조사’와 동일한 방법과 구간으로 진행해 15년 전과의 변화상을 비교한 결과다.

■ 조사범위
·백두대간보호구역 지리산 천왕봉~진부령의 마루금 등산로
(백두대간 남한구간 향로봉~천왕봉 중 군용도로로(임도)로 이루어져 있는 향로봉~진부령 구간을 제외)
■ 조사내용 및 방법
·조사내용
: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 훼손 실태 조사
: 안내판, 데크 등 각종 시설물 조사
·조사방법
: 남한구간 중 향로봉~진부령 구간을 제외한 총 732.92km를 46개 구간으로 나누어 조사
: 신속관측평가법에 따라 각 구간의 등산로를 200m 간격마다 조사
: 조사지점에 대해 물리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지형, 해발고 등의 입지조건과 등산로폭, 나지노출폭, 침식깊이 조사
: 2001년 녹색연합에서 실시한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 실태조사’와 동일한 방법과 구간으로 진행, 15년 전과 비교 분석*신속관측평가법 : 등산로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비교하는 방법으로Cole(1983)이 제시

그 결과 평균등산로폭 14%, 평균나지노출폭 21.8% 증가했다. 나지면적은 769,566㎡로 2001년의 633,975㎡ 보다 약 21% 가 넓어진 수치다. 전체 측점 중에서 뿌리노출는 1,539지점으로 42.4%다. 암반노출은 24.9%이며 이는 데크, 철계단 등의 시설물로 등산로 정비가 들어가 지표식물이 복원된 곳은 모두 통계에서 제외한 수치다. 침식깊이는 과거 11.8cm에서 10.8cm로 평균 1cm가 줄었으며 이 역시, 데크, 돌계단과 목재계단 등의 등산로 정비 시설 등은 통계에서 제외하였다. 등산로폭 1m 이하, 침식깊이 5cm 이하에 지표식물이 살아있는 건전한 구간은 전체 측점 3,629개소 중 699개소로 19.2%에 불과하다.

Ⅰ. 2001년 대비 통계 비교표(실측거리 732.92km/조사지점 3,629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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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 : 지표 식물이 하나도 없는 땅

 

Ⅱ. 구간별 비교

1. 2001년 대비 노폭, 나지노출폭, 침식 깊이 등이 50% 이상 증가한 곳은 46개 구간중, 조령~하늘재 구간과 궤방령~작점고개 구간이다.

1) 조령~하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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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궤방령~작점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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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5년 현재 노폭과 나지폭이 가장 넓은 구간은 지리산 노고단~정령치 구간과 지리산의 노고단~정령치 구간이다. 이 구간은 2001년 당시에 이미 훼손이 매우 심각했다. 이후 야면석 깔기, 흙막이, 돌계단, 데크 등 등산로 정비(등산로 정비율 76%_상태 양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침식깊이는 과거보다 다소 줄었으나 등산로 시설 정비 비율이 약 75%로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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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침식깊이가 가장 높은 구간은 평균 24.7cm로 덕유산의 육십령~삿갓재 구간이며 등산로 정비(39%_상태 양호) 구간은 침식깊이 통계에서 모두 제외하였다.

* 육십령~삿갓재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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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훼손 유형 중, 뿌리노출과 암석노출 빈도가 가장 많은 구간은 덕유산의 삿갓재~빼재 구간이다. (뿌리노출 79개소, 암석노출 64개소)

* 삿갓재~빼재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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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측점 외에 물골이 형성되어(구곡화) 토양이 심하게 쓸려나가 복구가 시급한 지역은 별도의 훼손지로 구분하였다. 총 252곳으로 약 6.9%이며 이다. 46개 구간중 훼손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조령~하늘재, 궤방령~작점고개 구간이다.

* 조령~하늘재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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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방령~작점고개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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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등산로폭 1m 이하이면서 침식깊이 5cm 이하로 지표식물이 살아있는 ‘건전’한 백두대간 보호지역 마루금 등산로는 전체 측점 3,629 개소 중 699개소로 19.2%다. 이중 백봉령~삽당령구간이 58%, 고치령~박달령 구간이 50%로 가장 많았다.

고치령~박달령

고치령~박달령

백봉령~삽당령

백봉령~삽당령

 

 

 

 

 

 

 

 

정부가 추진하는 생태축 복원사업은 진정한 생태축 보원 아닌, 이동통로일 뿐이다.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핵심 중심부가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데, 정부는 고작 14m~18m의 터널형 이동통로를 연결하고 ‘생태축 잇기’, ‘생태축 복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자 생태축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백두대간에는 중심으로 한반도의 온갖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희귀식물 및 한국특산식물이 즐비한 곳이다. 이런 동식물의 서식지를 고려하지 않고 고작 교량에 흙을 올리는 것은 결코, 생태축 복원이 될 수 없다.

등산로 훼손은 단순히 노폭이 조금 넓어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속적인 탐방 압력은 지표 식물을 없앤다. 또 답압으로 인해 땅속 공기층이 사라져 물이 토양으로 스며 들 수 없게 만든다. 답압은 토양이 쓸려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땅이 단단해지는 것을 말한다. 지속적인 답압은 땅속에 공기층을 없애, 비가와도 땅속으로 물이 스며 들 틈이 없어 땅이 시멘트화 되는 것이다. 지표 식물이 사라지고 나지가 형성되 땅 위로 비, 바람과 같은 자연 현상과 만나 물골이 형성된다. 처음에 작게 만들어졌던 물골은 여름철 집중 호우와 겨울철 얼었다 녹아 내리며 많은 양의 토양이 함께 쓸려 내려가 U자형의 계곡을 만든다. 이는 소량의 비만 오더라도 아래도 흘러내리며 많은 양의 토양 유실 뿐만 아니라 산사태 위험도 가중 시킨다.

백두대간 보호지역,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통합관리계획이 필요하다.
백두대간은 국립공원이 7곳, 도립공원 2곳, 생태경관보전지역2곳, 천연기념물보호구역 1곳, 문화재보호구역21, 자연유양림보호지역(기타)15,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설악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44곳 등을 망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핵심 생태축이다. 2005년 백두대간보호지역이 지정되었으며 국립공원, 생태경관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보다 상위법에 의거해 명실상부한 한반도의 생태축이라는 개념으로 지정되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이 지정된 지, 만 10년이 지났다.
특히, 전 국토를 아우르는 보호지역을 지정하면서 이를 관리 보호할 수 있는 전담 조직과 예산에 대해서는 오히려 정책적으로 후퇴해왔다. 백두대간보호지역 마루금 등산로는 각각 국립공원이 약 35%(250km) 산림청이 약 65%(450km)를 관리한다. 2015년 현재 백두대간 보호지역 마루금의 등산로의 정비율은 약 40%에 달한다. 정비가 한 번 되었다고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리가 되어야만 추가 훼손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산림청은 2005년 백두대간 관리 인력 14인에서 10년 새 2명으로 축소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에 대한 정부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이다.

국자생물자원의 보고, 백두대간 보호지역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백두대간보호지역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제2차 백두대간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실행단위가 없는 계획은 종지쪽지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서는 전담 조직이 건설이 절실하다. 유실된 토양 1cm 가 스스로 회복되기 위해 최소한 100년에서 수백 년이 걸린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보호지역의 등산로는 선진국과 같이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민 정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야 한다. 국가보호구역에 맞는 등산로 관리를 위해서 ‘보호와 이용’의 측면을 모두 고려해 이질감 없는 등산로 정비, 주변 식생 복원, 예약탐방제, 탐방문화 개선을 위한 대국민 홍보 등 다각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의 관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2016년 7월 26일
녹 색 연 합

문의 :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070-7538-8501, thunder@greenkorea.org)

* 보도자료 문서 : 160730보도자료_1차백두대간마루금훼손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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