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를 추모하며 삼성에 책임을 묻는다

2017.03.06 | 유해화학물질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를 추모하며

삼성에 책임을 묻는다

 

십 년 전 오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했던 23살의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났다. 황 씨는 입사 1년 9개월 만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그 후 1년 6개월 만에 아버지 황상기 씨가 운전하는 영업용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도중 숨졌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처음 세상에 알린 고(故) 황유미씨 죽음 이후 10년, 무엇이 달라졌는가.

반도체 공장 작업 환경과 노동자들의 질병 연관성을 확인하는 사법부 판결이 여러 차례 있었다. 수백 종의 발암 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 환경에 대한 보고서도 몇 차례 나왔다.하지만 지난 1월에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노동자 고(故) 김기철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삼성 반도체에서의 79번째 죽음이다. 지금까지 이들의 죽음에 대해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다루는 물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채,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뇌종양과 백혈병과 각종 암에 걸렸다. 그 공장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작업환경 정보는 기업의 영업비밀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황유미 씨의 사망 10주기인 오늘도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500일 넘게 노숙농성 중이다. 일방적으로 정한 보상금으로 개별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회사의 안전보건 관리에 문제의식이 없는 삼성에 제대로 된 공개사과와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딸의 기일을 삼성 사옥 앞 농성장에서 맞을 것이다. 그가 농성을 하며 여러 해를 보내고 또 다른 피해자와 가족을 만나는 동안, 삼성은 최순실 씨의 회사에 여러 경로로 수 백 억을 지원하고, 그의 딸 정유라 씨에게는 수 십 억의 명마를 사준 것이 특검을 통해 밝혀졌다. 정부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죽음을 국가와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세습이 국가의 일 인양 국민연금으로 경영권 승계를 지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삼성의 막장 활극을 실시간 뉴스로 접하면서 우리는 고(故) 황유미 씨의 기일을 맞는다.

고(故) 황유미씨의 기일에 우리는 삼성의 불산 누출 사고를 기억한다. 사상 최대의 기름 오염 사고인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태안 앞바다 유류 오염 사고를 상기 한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 하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을 떠올린다. 노동자들이 죽는 공장은 생태계도 죽일 것이다.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삼성이 저지른 숱한 환경 사고와 피해를 기억한다. 그 어떤 사람도 생명도 삼성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삼성에 책임을 묻는다.

삼성은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배제 없는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이행해야 한다.

또한 고(故) 황유미 씨를 비롯해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

피해자들의 곁을 지킨 가족들과 활동가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인사를 전한다.

 

2017 년 3 월 6 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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