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시민이 직접 결정하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공론의 장을 기대한다!

신고리 5·6 호기 공론화 위원회 출범에 부쳐
시민이 직접 결정하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공론의 장을 기대한다!

7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지혜롭게 디자인하는 막중한 임무가 김지형 위원장을 포함하여 8명의 위원에게 부과되었다. 녹색연합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의 공정한 역할을 기대하며, 비판자 역할과 조력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

녹색연합은 공론화 과정이 단순히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으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공론화 과정에서 짚어야할 보다 중요한 가치를 제안한다.

첫째, 국가 주요 정책을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주권 실현이라는 가치 부여가 올곧이 살아나야 한다. 사리사욕만을 채우는 위임받은 권력을 국민들이 직접 심판하며 광화문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제 시민은 단순히 위임한 권력을 비판하는 감시자에만 머무르고자 하지 않는다. 우리 삶과 터전을 좌지우지하는 국가 정책을 주권자로서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참여 권리를 요구한다.

새만금에서 4대강 사업까지 우리는 잘못된 대선공약이 만들어낸 폐해를 기억한다. 문재인대통령은 광화문 대통령에 걸맞게 사회 갈등이 예상되는 주요 공약을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숙의를 통한 시민합의를 선택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대통령 당선자의 주요 대선 공약일지라도 극심한 사회 갈등이 예상되는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숙의하여 결정한다는 프로세스가 대한민국에 정착되어야 한다.

둘째,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원을 성찰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기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고, 교통수단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이 모든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전기를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에너지원을 우리가 손쉽게 사용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전달되는지를 살펴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피해 받는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해 왔다. 밀양은 그 대표적 사례이다.

또한 에너지원 사용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외부 영향(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사고위험 등)을 줄이기 위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 이 결과, 우리는 기후변화, 미세먼지, 방사선이라는 위험에 직면했다. 그리고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잘못된 가격 신호로 직접가열분야에서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약 60% 에너지를 공중에서 증발시키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 인식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사회 공감대 형성과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책임감이 대한민국에 자리 잡아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가 원전을 계속 운영할 것인지를 가감 없이 진단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장이 되어야 한다. 원전을 둘러싸고 두 가지 시각이 대립한다. 하나는 심각한 사고는 과학기술을 통해 100% 통제할 수 있다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이 신이 아니기에 위험을 100% 관리할 수 없고, 따라서 끔찍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자체는 뿌리부터 도려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 두 가지 시각 중에 우리는 하나의 시각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어떤 시각이 옳은지를 결정하는 장이어서는 안 된다. 위험을 회피하기보다 맞서는 도전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이 가능해진 측면이 있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위험 자체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류는 현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지금 우리 사회가 원전 사고라는 위험을 수용하면서까지 값싼 에너지 공급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전 위험을 제거하고 다른 에너지원을 발굴 확대하는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인지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선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넷째, 공론화 과정이 누군가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과정이 아닌 존재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인간도 기술도 불로장생은 불가능하다.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있다. 원전기술도 그러하다. 따라서 원전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친원전론자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원전기술도 없어질 수 있음을 친원전론자들이 자각하는 것에서 화합의 실마리는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원전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기여해 온 점, 앞으로도 원전이 완전히 멈출 그날까지 원전을 안전하게 책임지고 운영할 사람들에 대한 존중에서 화합의 실마리는 시작된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불완전함에 대한 자각을 통해, 어떻게 서로의 빈 곳을 메울 것인지를 우리 사회가 합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녹색연합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공론화 과정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흔들리지 않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

2017년 7월 25일

 녹색연합 

문의) 에너지기후팀 윤기돈활동가(070-7438-8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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