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진 1년 연대성명]국민안전과 탈핵 열망 무시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

2017.09.11 | 탈핵

관측사상 최대 규모였던 경주지진이 발생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작년 9월 12일과 16일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은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라던 정부와 일부 과학자들의 말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60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경주지진은 다행이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안전 불감증에 젖어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예가 되고 있다.

경주지진이후 부산, 울산, 경남지역 등 인근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등 해외에서 일어난 사고로 핵발전소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대규모 지진대와 인접해 핵발전소가 위치하고 있고,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탈핵 열망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민 안전과 탈핵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극대화되었다. 대다수 후보들이 탈핵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장 이슈가 되었던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에 대해서 건설 중단, 백지화와 같은 선거공약을 발표했다. 심지어 탈핵문제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조차 울산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로 탈핵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는 모든 대선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지 불과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정치권이 보이는 행태는 매우 실망스럽다. 탈핵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던 자유한국당은 말할 것도 없고, 대선 당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의지를 밝혔던 국민의당, 바른정당까지도 최근 원내대표 연설을 통해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이 절차를 무시한 편법과 초법적 절차라고 비판하고 있다. 후보 연설과 협약을 통해 누구보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에 적극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도 ‘중립’을 지킨다는 이유로 각종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탈핵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은 현 정부와 절대 다수 야당의 공약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간절한 바램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끝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아 각 정당들이 입장을 바꾸거나 모르쇠를 일관하는 것은 ‘촛불 혁명’으로 정권을 바꾼 우리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이에 우리는 각 정당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자신들이 선거 때 발표한 공약과 체결한 협약조차 무시하는 정책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이 약속한 정책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그것이 안전한 사회, 정의로운 에너지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7.9.11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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