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활동소식] 녹색연합 4대강대응활동 연대기

4대강 사업은 전대미문의 토목사업입니다. 위정자의 독단과 거짓으로 시작된 4대강 사업은 유사 이래 가장 거대한 국책사업이었고,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정책실패 사례가 되었습니다. 2008년 대운하사업으로 시작해 2010년을 정점으로 본격화했고, 2012년 일사천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했음에도 우리 강은 기어코 참혹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환경단체만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사회가 4대강사업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연대체를 꾸려 상시적인 대응체계를 유지하기도 했고, 법조인들과 함께 법적 다툼을 숨 가쁘게 이어왔습니다. 현장 모니터링으로 불법과 부정의 증거들을 모았고, 시민들과 한 목소리로 ‘4대강사업 반대’를 외쳤습니다. 녹색연합도 항상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어이 물길을 막은 16개 보는 끝끝내 세워졌고, 22조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는 온대간대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라도 되돌려야 합니다. 망가진 우리 강을 추슬러야 합니다. ‘4대강 재자연화’는 우리에게 닥친 시급한 숙제입니다.

 

  • 2010년

공사가 막 시작되기 전 녹색연합은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여강에서 4대강현장 모니터링을 시작한 것입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사례는 부지기수였고, 여기저기 불법의 증거들은 즐비했습니다. 금강의 왕흥사지 사전 불법공사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준설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유출 사고도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이름하야 ‘사귀자(4대강 귀하다 지키자)’ 프로젝트로 내성천 모래톱 위에서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 2011년

전방위적인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공사장 주변 주민들의 민원전화가 이어졌고, 공사현장 주변 이곳저곳이 비산먼지로 뒤덮였습니다. 상주보 제방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낙동강 모니터링을 진행하다가 마주한 제방 붕괴현장은 4대강사업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 했습니다. 자연을 거스른 무리한 토목공사는 여기저기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마철에 접어들자 활동가들은 더욱더 분주해졌습니다. 부실공사의 흔적들은 장맛비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사고 사례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한 여름의 4대강사업 현장을 둘러본 독일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 2012년

중간평가가 있었다면 분명 낙제감입니다. 2012년 초 거의 모습을 드러낸 4대강 보는 휘청거렸습니다.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휘고, 하상보호공들은 떠내려갔습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합심한 ‘생명의 강 연구단’ 4대강사업 현장 곳곳에서 한숨 지었습니다. 더욱이 완공된 보들에 채워진 물은 가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4대강사업 전 시민사회가 주장했던 논리가 하나씩 증명되는 순간들입니다. 4대강사업은 메마른 우리 국토를 전혀 해갈해주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자랑으로 내걸었던 수변공원의 참상도 현장 모니터링으로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애당초 조감도는 상상의 나래에 불과했던 겁니다. 나무들은 죽어가고, 들어 선지 얼마 안 된 시설물들은 진즉에 유령시설이 되어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녹조라떼’가 탄생합니다. 보로 물길이 막힌 4대강은 심각한 악취를 내뿜는 녹조로 뒤덮였습니다. 수질 모니터링을 하면서 시민사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녹조수 발명상’을 시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대강사업은 기어이 완공되었습니다.

  • 2013년

이제부터는 4대강사업의 후과를 모니터링하고 기록하는 일입니다. 때 마다 찾아오는 녹조 모니터링은 연례행사가 되었고, 취수장을 중심으로 한 수질모니터링도 빼 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물론 매번 문제였고, 그 때마다 언론을 통한 문제제기는 필수였습니다. 남한강에는 재첩이 금강에서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습니다.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을 꾸려 현장자료를 모았고,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4대강사업 책임자들을 고발했습니다.

  • 2014년

독일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를 다시 한 번 초청했습니다. 완공된 4대강사업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천에 대해 단 하나도 모르고 자행한 삽질이라는 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낙동강의 칠곡보에서도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합니다. 모니터링 결과는 더 이상 낯설지 않았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공분에 봉착한 4대강사업에 대해 조사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합니다. 4대강 곳곳의 참혹한 현장들이 등을 떠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인 정부가 객관적인 조사평가를 할리는 만무합니다.

  • 2015년

2015년의 시작은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 보고서’ 분석입니다. ‘수질오염, 부실공사 등 증거들이 보이지만 물그릇을 키우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서 내용은 실소를 자아냈습니다. 물길을 막아 썩은 물을 가둬 물그릇을 키웠다는 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도통 모를 일입니다. 더욱이 가뭄에 쓸 수도 없는 물을 말입니다. 여전히 수질을 비롯한 현장모니터링은 계속 진행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기록입니다.

  • 2016년

유사 4대강사업이 판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각양각색의 이름으로 우리나라 굽이굽이 흐르는 모든 하천을 시멘트로 도배하고 일자로 만들겠다는 계획들입니다. 각각의 사업들을 들여다보고 문제제기 하기에도 숨이 찰 지경입니다. 하천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질 위기애 처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임진강 준설사업이다. 홍수 피해를 막겠다고 임진강을 파내 ‘물그릇’을 또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각 지역마다 지루한 싸움의 연속입니다.

  • 2017년

4대강의 전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임진강 준설사업은 환경부가 끝끝내 거부해 한 숨 돌렸고, 하루아침에 정부가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5월, 4대강 재자연화 로드맵 수립을 포함한 4대강 관련 긴급 지시사항을 청와대가 발표합니다. 여기에 발맞춰 시민사회는 감사원에 4대강사업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4대강사업이 입안되고 집행되는 과정을 면밀히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4대강 보를 개방해 재자연화를 위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 2018년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정부가 공언한 보 개방 모니터링은 지지부진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계획수립도 현재로썬 난망합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4대강사업을 추진했던 행정이 4대강재자연화를 추진하는 주체로 온당할리 없습니다. 당연히 4대강사업에 반대했던 시민사회가 4대강재자연화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하나의 주체로 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행정을 견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말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성은 충분히 칭찬 받을만하지만, 여전히 4대강사업을 실행했던 주체들이 정부 요소요소에 굳건한 상황에서 4대강재자연화는 그리 간단치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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