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신통방통한 나와 만나는 시간” 봄을 그리는 생태드로잉

2018.06.05 | 행사/교육/공지

 

마음이 울적하여 산에 오르면 언제나 가는 길 주위에 풀과 꽃과 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 내에 코스 완주를 해야 하기에 눈으로만 보고 마음은 다른 것에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갑자기 예쁜 꽃을 보면 그리고 싶다는 마음의 욕구가 강하게 나를 사로 잡았지만 어릴 때외에는 그려 본 적이 별로 없고 그린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그림 도구값이 많이 든다 주위에서 하는 말들을 듣고 하니 엄두를 못내고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숲 해설가 교육에서 황경택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그림을 보면서 선생님이 쉽게 그릴 수 있다는 말에 꽂혀서 미술 수업을 듣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환경 조건이 맞지 않아서 포기 하고 있던 중 같은 숲 해설 교육을 받은 동기 선생님이 녹색 연합에서 한다고 알려 주어서 회원으로 등록하고 동기 분과 같이 첫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대도 되고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 속에서 시작 된 첫 수업에서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려 보니 잘 그리 지는 못해도 무엇인지는 아는 그림이 되어 있었습니다. 잘 그리려면 많은 시간을 내가 연습해야 잘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첫 수업이 재미가 있어서 시간이 지나가는게 아쉬웠습니다. 또 잠깐 이라도 뒤풀이를 하니 같이 배우는 동기끼리 유대 관계도 좋았습니다.

숙제가 운동화 그리기였는데 집에서 그려보니 그림 그린다는 자체보다도 그리는 행위에서 오는 집중감과 관찰력이 더 나를 알아가게 하였습니다. 선을 그리는 순간마다 나란 아상이 들어가면 선은 벌써 삐뚤어져 있어서 이런 관찰력을 통해서 집중하는 힘이 길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동화 그림은 잘 못 그렸지만 그 형태는 알아 볼 수 있어서 저에게는 기쁨이 얼굴 가득하고 제 자신이 신통 방통 했답니다.

실습시간에는 경희궁으로 갔습니다. 현장 체험은 실내에서 보다 더 다양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스케치북에 옯겨 놓아야 하기에 관찰력은 더 집중을 해야 했습니다.

풀과 꽃과 나무에 대하여 황경택선생님이 해설도 해 주셔서 그림을 그리면서 메모를 하니 휠씬 인식능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잎사귀 큰 나뭇잎에 구멍을 뚫어서 사진을 찍으니 자연을 닮은 예쁜 모습으로 찍혀서 서로 서로 밝게 웃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모양과 색채는 다양하고 경이롭기까지 하였습니다.

생태 드로잉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나만의 수첩에 그리고 싶은 여러 모습들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한데 순간 포착하여 잠시 멈추어서 그릴 수 있으니 행복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서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태 드로잉이라는 미술을 통해서 이루어졌으니 죽기 전에 소원 하나는 이루어졌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연이 되어주신 황경택선생님과 녹색연합단체에게 감사드립니다.

송진숙(봄을 그리는 생태드로잉 11기 참가자)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