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탐사단 9기 – 2일차

오늘은 야탐단(야생동물탐사단) 2일 차. 드디어 첫 산행을 시작한다. 5시에 일어나는 것이 힘겨울 줄 알았는데 일찍 자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일어나 같이 밥을 먹고 출발시간인 6시 30분에 맞추려고 다들 동분서주하다. 가벼운 식사 후에 차를 타고 산으로 가면서 보이는 냇물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뜬다. 조사 지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며 탐사단원들을 보니 다들 중무장한 모습이 멋지다.

 

 

운동을 안 한지 하도 오래되어 일행에 뒤쳐질  까 걱정이 되었는데 앞쪽에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았다. 계속 오르다 어느 정도 힘들다 싶었을 때 길에서 멈춰 쉬었다. 바람을 느끼며 땀을 식히는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느낌이 들며 기분이 좋아졌다. 물도 마시고 잠시 소담을 나눈 후에 아직은 가벼운 발걸음을 떼며 다시 출발했다.

느 순간부터 탐방로가 아닌 길로 가는 빈도가 많아졌다. 거의 낭떠러지와 같은 길을 몸의 팔다리를 다 사용하며 올라가니 아까와는 다른 재미를 느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활동을 기대하며 대학에 왔지만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활동을 못 했기에, 야탐단에 참가하게 된 걸 새삼 다행이라 생각한다. 올라가다 지치면 쉬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드디어 산양의 똥자리를 발견했다. GPS좌표를 확인하며 크기와 길이를 재고 사진을 찍었다. 조사하는 과정들이 뭔가 모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들 장비를 다루는 것이 처음인지라 사용이 미숙했다. 실수를 하는 서로의 모습이 우스운지 다들 크게 웃는 순간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등산으로 유명한 산도 아니고, 탐방로도 아닌 바로 옆이 낭떠러지인 산길 위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릴 줄은 몰랐다. 산양들에게는 경치 좋은 화장실인 동시에, 우리에게는 한 발짝 옆이 낭떠러지인 무서운 공간인 곳에서 말이다.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 후에 다시 출발을 했다.

 

그렇게 계속 산양의 흔적을 따라 가다가 무인카메라를 설치한 곳에 도착했다. 나무에 걸려있는 무인카메라를 열고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 속에는 산양을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무인카메라를 확인하던 도중에 건전지를 실수로 놓쳐 그냥 쭉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 싶어 신난 기분을 좀 가라앉히고 안전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무인카메라를 확인하고 산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왔던 길을 따라 . 올라갈 때보다 내려가는 것이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서 좀 더 힘이 들었지만 빨리 쉴 생각으로 내려가 보고 싶었던 차에 탔다. 팀장님이 준비해준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울진군의회 의장님을 만나러 갔다. 의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얼마나 울진 산양을 생각하고, 산양 보호 활동에 신경을 써주시는지 알게 되었다. 이어서 ‘야생동물 흔적 도감’의 저자이신 최현명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러 갔다. 예상치 못했기에 되게 반가우면서, 질문 같은걸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다. 그래도 한반도 내에서 발견된 포유류, 개와 고양이, 그리고 동물 관련 유망 직종에 대한 말씀들이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강의 후에는 저녁 식사를 하러 인근 식당에 가서 오늘 하루 힘들었던 만큼 든든하게 먹었다.

오늘은 정식적으로 첫 활동을 하는 날이면서, 아직 남은 활동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날이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에도 오늘처럼 재밌고 보람차게 활동을 하고 집에 무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

 

글쓴이 : 김권주(야생동물탐사단 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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