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탐사단 9기 -6일차

울진에서의 6번째 아침은 쌀쌀한 날씨와 이슬이 맺힌 풀 내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전날 내린 비 때문인지 오늘은 활발하던 평소보다 비교적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 일정은 평소같이 무인카메라에 있는 메모리칩을 회수하는 것이 아닌 산양이 발견될 만한 곳을 찾아 무인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양에 대한 흔적들을 찾아 열심히 걸어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산양의 흔적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아 무인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평소 무인카메라를 회수하러 갈 때는 잘 보이던 산양의 흔적들이 왜 오늘따라 하나도 보이지 않는지, 야속할 따름이었다.

산에서 내려올 즈음 왜 산양의 흔적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는데, 추측하기로는 산양은 바위가 많은 높은 절벽 끝 쪽에서 많이 서식하는데 우리가 탐사했던 산들의 능선은 대체적으로 평평하고 바위보다는 우거진 나무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추측된다.

마지막으로 산에서 하는 탐사에서 산양의 흔적을 찾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른 동물들의 흔적들을 찾게 되었다.

첫 번째로 찾은 동물의 흔적은 오소리이다. 오소리는 족제비과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오소리는 아무르 오소리이다. 우리가 발견한 오소리의 흔적은 오소리의 배설물이였다. 탐사했던 산의 능선들이 오소리들의 서식지와 겹쳤는지, 산에서 올라가서 내려가는 동안에 보라금풍뎅이와 오소리가 먹은 씨앗이 보이는 다섯 개의 오소리 배설물이 발견되었다.

➡오소리 배설물 조사

 

➡ 오소리 배설물 안에서 발견된 보라금풍뎅이는 다양한 동물의 변을 먹고 산다.

 

두 번째로 찾은 동물의 흔적은 노루였다. 노루는 사슴과의 일종으로, 우리가 찾은 노루의 흔적은 뿔이였다.

➡노루 뿔. 팀원 중 한 명이 땅에서 주웠다.

 

노루의 뿔은 숫컷에게만 존재하며, 겨울에 빠져서 이듬해 봄 새로 자란다. 3살에서 5살 정도 지나 완전히 성장한 노루의 뿔의 가짓수는 3개라고 한다. 우리가 찾은 노루의 뿔도 세 개인 걸로 보아 적어도 3살~5살은 넘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세 번째로 찾은 동물의 흔적은 멧돼지의 흔적이었다.

멧돼지의 흔적은 발자국과 배설물이 발견되었다.

 

➡멧돼지의 발자국. 멧돼지는 우리가 사육하는 가축 돼지의 조상 종이라고 한다.

 

 

팀원들 중 혼자 유독 체력이 낮아서 더 힘들어 했었지만, 탐사에 참가한 것에 후회는 없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에 대하여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루한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었지만, 울진에서의 하루는 똑같이 빠르지만 매일 다르게 보이는 자연들이 새로웠고, 즐거웠기 때문이다. 오소리의 배변에서 여러 보라금풍뎅이들이 힘차게 움직이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도시에서만 있었다면 알아채지 못하고 무시할 수도 있는 그 모습이 자연이, 땅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져서 보라금풍뎅이가 꿀렁이는 그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말 안타깝게도, 탐사를 가는 도중에 벌목된 채 방치된 나무들과 벌목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 나무들, 산악 동아리에서 묶어놓은 리본, 쓰레기 등으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이기심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할 타협점을 찾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 자연이 스러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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