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지역주민·시민사회 배제한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출범 규탄한다!

 

오늘(5월 29일) 산업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한다. 작년 11월,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이 활동을 마친 이후 6개월 만이다. 그동안 정부는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고 포화를 이유로 시급히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지만, 정작 재검토위원회 출범은 6개월이나 지연되었다.

그동안 핵발전소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활동을 진행하고 ‘고준위방폐물 관리계획’을 수립한 바 있지만, 제대로 된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핵발전소 지역에 더 이상 추가 핵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당장 핵발전소 운영에만 초점이 맞춰진 계획이 수립되었다.

오늘 출범하게 되는 재검토위원회 역시 기존 계획을 새로 작성하라는 국민적 요구사항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재검토위원회의 구성과 추진 경과를 보며 실망과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과거 박근혜 정부조차 참여를 보장했던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참여가 이번 재검토위원회에서는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는 수차례 공론화를 추진하면서 ‘중립적인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은 핵발전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로 위원들을 구성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에서 핵발전이 시작된 지 4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갈등과 불신이 쌓여왔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기계적 중립’만을 앞장세워 수십 년째 반복되어 온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고착화하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는 핵발전을 진행하는 모든 국가가 갖고 있는 골칫거리 중 하나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물질 중 하나이다. 또한 10만 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의 특성상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과 땅을 찾는 것도 힘들지만,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윤리적인 문제, 천문학적인 관리·처분 비용, 테러나 전쟁에 악용될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 그간 국가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핵발전소 인근에 보관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국민 대부분은 그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만 부담과 위험을 전가하고 있는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준위핵폐기물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은 제대로 된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출범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구성을 인정할 수 없다. 현재와 같은 구성으로는 제대로 된 공론화를 할 수 없으며, 기존에 형성된 ‘기울어진 운동장’에 따라 지역주민에게 부담과 위험을 계속 전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또한 제대로된 고준위핵폐기물 관리계획을 수립하기 보다는 대책없는 임시저장고 증설을 통해 핵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공론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배제된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출범을 다시 한 번 규탄한다. 이는 공론화의 기본 취지와 재검토 추진 의미를 거스르는 일이며, 이렇게 추진된 공론화 결과에 대해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19. 5. 29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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