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핵마피아>를 보며 함께 나눈 탈핵 이야기

2019.06.01 | 탈핵

 

5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 녹색연합은 아리랑시네센터와 함께 탈핵 영화 <핵마피아> 상영 및 GV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 핵산업계를 유지하는 이들의 실체를 찾아 용감하게 나선 시민 탐정단 9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불금을 포기하고 와 주신 관객분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환태 감독님은 고준위 핵폐기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후 받은 충격으로 탈핵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영화를 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원자력이, 그 소용을 다하고도 수십만 년 (어쩌면 그 이상)동안이나 방사능을 계속 뿜어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충격이라니!

핵산업계 내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람들, 영화에서 말하는 ‘핵마피아’들은 완벽한 관리 하에 있기 때문에 원전은 안전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러나 관객 한 분이 지적하셨듯, 원전 안전 관리도 결국 인간이 하는 일인데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오만은 아닐지요?

또한 우리가 원전의 위험성을 이야기할 때 단순히 대형 폭발 사고만을 걱정하는 건 아닙니다. 우선 핵폐기물 문제. 원전을 가동하는 한 끊임없이 나오는 핵폐기물은 전 세계 원전 보유국 중 핀란드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곳도 처리 방안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준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처리를 한다 해도, 앞으로 수십만 년 간 방사능을 내뿜으며 우리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 그 이후 세대까지 영향을 미칠 핵폐기물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이미 수십 년 간 원전을 마구 돌려 전기를 펑펑 써 온 인간의 어리석음을 반성합니다.

원전 노동자의 피폭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원전 노동자의 원폭 피해 소송도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노동자 안전 문제에 아직까지 무딘 현실입니다. 발전소 인근 주민 건강 피해도 심각합니다. 영화에도 나왔지만 작은 시골 마을에 암 환자만 수백 명이라니요. 분명히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본인은 직장암, 아내는 갑상선암에 걸렸고 아들은 발달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한 주민 분의 증언을 보며, 인과 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이유만으로 주민 피폭 문제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원전에서 만든 전기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은 “서서히 끓는 물에 죽어가는 개구리”와 같다고 하신 관객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탈핵하러 함께 갑시다!

 

글 | 전환사회팀 유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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