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연이은 곰 탈출로 환경부 부실 관리 증명

연이은 곰 탈출, 환경부 부실 관리 증명

– 불법 증식 행하는 사육곰 농장에서 세 마리 곰 탈출
– 낡은 사육시설, 곰 탈출 우려 크지만 사실상 대책 없어

 

또다시 곰 탈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의 한 사육곰 농가에서 세 마리의 곰이 탈출했다. 7일 농장 인근 민가에서 발견된 곰은 마취총을 맞고 포획됐다. 8일에는 다목적야영장에서 반달가슴곰 1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다음날 곰은 결국 사살됐다. 하지만 사살된 곰 외에 탈출한 곰이 1마리 더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해당 곰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죽산면 이외에도 지역 경계를 넘었을 것을 우려해 주변 지자체에 경계지역 주민 안전관리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는 안성시 죽산면에서 양성면으로 곰 사육시설을 이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성면 주민들은 맹수 사육시설이 마을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들어서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농장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이 우려하던 곰 탈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농가에서 곰 탈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4월에는 탈출한 곰이 등산객을 물고 도주하다 사살됐다. 같은 해 7월 두 마리의 곰이 탈출해 이틀 만에 발견돼 결국 사살됐다. 2013년 8월에는 탈출한 곰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되어 포획됐다. 곰 탈출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지만 실효있는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고, 곰이 탈출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곰 탈출 사고가 발생한 이 농가는 전시관람용 전환 곰 불법증식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사육곰은 현재 중성화 수술로 더 이상 증식되지 않지만, 전시관람용 전환 곰의 경우 해당 유역환경청의 허가를 통해 인공증식이 가능하다. 해당 농가는 70여 마리의 사육곰 외에도 19마리의 전시관람용 전환 곰(사육곰에서 전시관람용으로 용도 변경한 곰)을 사육하고 있다. 올해 녹색연합의 농가 모니터링 중 이 농가에서 불법증식으로 태어난 10마리의 새끼 곰이 적발됐다. 16년부터 적발된 불법증식 개체만 32마리에 이르지만 제대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 곰들은 정부에 몰수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을 저지른 농가에 여전히 방치되어있다. 전시관람용으로 곰을 전환하기 위해서 국제적 멸종위기종 사육 기준에 맞게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농가에 기한 없는 개선 유예기간을 줬고, 사육곰 못지않게 열악한 환경에 놓인 전시관람용 전환 곰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문제 농가에 대한 더 강력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은 당연하다. 하지만 연이은 탈출 사고와 매년 반복되는 불법증식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한 환경부의 부실 관리를 증명한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31개 사육곰 농가에서 총 525마리의 곰이 웅담채취를 위해 사육되고 있다. 10년 넘게 곰을 키워온 대부분 농가의 사육시설 노후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사육곰 관리 지침에 사육시설 기준이 있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연 2회 농장 점검도 개체 수 확인에 그칠 뿐, 사육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까지 이뤄지지 않는다. 국내 웅담 산업은 이제 사양길에 접어들어 소득 보전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육곰 농가가 나서서 시설 개선에 나서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나날이 열악해지는 사육환경과 노후화된 시설에 방치된 곰이 언제 탈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경이다.

국내 사육곰 산업은 81년부터 시작되었다. 농가 소득 증대 방안으로 정부가 장려한 곰 사육은 시작부터 곰 탈출 문제가 지적되었다. 인명피해까지 났지만 사실상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사육하고, 웅담채취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이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곰 탈출 사고가 날지 모른다. 사육곰 농가에 대한 부실한 관리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부는 더 많은 피해가 나기 전에 사육곰의 고통을 줄이고, 국민 안전을 보장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나. 실효성 있는 곰 사육 시설 관리 방안 마련하라!
하나. 불법 증식 농가 처벌 강화하라!

 

2019년 6월 11일

녹 색 연 합

 

 

담당 :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 070-7438-8503, greenej@greenkorea.org)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070-7438-8501, thunder@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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