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탐사단]3일차. 처음 본 야생동물의 생생한 모습!

야탐단 3일차 아침, 이틀간 내린 비로 조금 촉촉한 공기를 맞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드디어 정식 탐사를 하는 날이다. 이틀간 배운 독도법과 조사법을 실전에 사용해보는 날이기도 해서 조금 긴장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조사 배낭을 챙겼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탐사를 마칠 수 있도록 한번 더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오늘은 모둠별로 각기 다른 탐사지로 가기 때문에 출발 전,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탐사지로 향했다.

‘1조도, 2조도 모두 웃는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

새벽공기는 차가웠지만 탐사지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따뜻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정식 탐사는 처음이지만 전 일 등산로가 아닌 산길 예행연습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100m도 채 못가서 무너지고 말았다. 가파른 경사로 앞에 “먼저 가세요” “나는 틀렸어”를 반복하며 기어가다시피 올라가기 시작했다. 반쯤 올라갔을 때, 첫 번째 산양 똥을 만났다.

유레카! 임태영 활동가님이 “이게 산양 똥입니다” 하는 순간 순식간에 터지는 모둠원들의 감탄사! 누군가의 똥을 보고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 건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처음부터 많은 양의 산양 똥을 만난 뒤 곧바로 1번 무인 카메라를 확인했는데 고라니와 산양의 사진이 가득 담겨있었다. 처음 본 야생동물의 생생한 모습 덕분에 모둠원들 모두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노루와 고라니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임태영 활동가님이 몇 가지 특징을 알려주셔서 조금 편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1번 무인 카메라의 경우 동물이 잘 찍혀있긴 했으나 올라오면서 만난 많은 양의 산양 똥이 있던 곳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더 많은 사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 카메라를 옮겨 달고 다음 포인트로 향했다.

동물들은 도로와 가까운 쪽보다는 산 위쪽을 좋아하는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카메라에 담기는 동물들의 수도 많아졌다. 산양, 멧돼지, 너구리, 노루, 담비, 고라니, 쥐, 멧토끼, 오소리, 딱새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로 보기 힘든 동물들을 무인 카메라를 통해 생생히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많은 생명이 숲에서 함께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보다 큰 풀과 나무를 지나다 보면 오소리 굴과 멧돼지의 목욕탕(진흙구덩이), 산양이 쉬는 바위들도 만날 수 있는데 마치 야생동물의 마을에 놀러 온 것 같았다.

산양 똥과 능선을 따라 이동을 하던 중 도로 공사로 인한 절벽을 만났다. 갑자기 길이 사라져 난감해졌고, 우리는 끊어진 능선만큼 우회로를 통해 돌아가야했다. 사람인 우리도 당황스러운데, 이 곳에 살고있는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집(서식지)이 사라진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 우리가 탐사한 울진 지역은 금강송 소나무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곳곳에 울창한 소나무숲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숲 가꾸기를 통해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곧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던 것이었다. 쓰레기봉투가 금세 가득 차고 말았다.

동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산양이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을 만나기도 하고 새콤달콤한 산딸기 나무도 보고, 시원한 계곡 물도 만났다. 일반적인 등산로만 다니던 내게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무인 카메라의 건전지를 바꾸고, 메모리를 정리하고, 야장을 작성하는 것들도 처음에는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모둠원들과 하나씩 업무를 나누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하다보니 걱정을 뿌듯함으로 바꿀 수 있었다. 8시간의 탐사를 마치고 내려와 모둠원들과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서로의 하루를 격려해주며 탐사를 마무리했다.

이번에 탐사를 하면서 그동안 나는 자연이 좋다고는 했지만,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기만 했지 이 자연을 지키는 법과, 지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상쾌한 기분을 그저 당연하게만 받아들였는데,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막연하게 ‘자연을 훼손하면 안된다’고만 알고 있었지 ‘왜 그러면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깨끗한 숲과 동물을 지키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글쓴이-야탐단 10기 김슬기

No Comments

Sorry, the comment form is closed at thi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