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츄어리 답사기 2. 베트남 Tam Dao Bear Rescue Center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땀다오 곰구조센터(이하. 센터)는 땀다오국립공원 내에 위치해있다. 2007년에 3마리 구출로 시작된 센터는 규모를 확대해가며 여전히 곰구조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었다. 녹색연합이 방문한 주 금요일에도 4마리가 추가 구출될 예정이라는 애니멀스 에이시아(Animals Asia) 담당자 하이디(Heidi)의 답변에 나는 정말 부러웠다. 생츄어리 시설이 없는 한국에서는 구출을 하더라도 곰이 갈 곳이 없어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진1. 그네를 타고 있는 곰 마이클

 

각각의 특성에 맞는 관리
악취부터 마주하게 되는 사육곰 농장과는 달리 센터의 곰사(bear house)는 멀리서 부터 초록의 잔디밭이 눈에 띄었다. 잔디밭 위 그네를 타고 있는 곰 마이클의 모습은 방문자 모두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모든 곰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센터에서는 관리 또한 세심하게 되고 있었다. 흰 보드에 모든 정보를 기록해서 곰사를 관리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공유되는데 어떤 곰이 어디 방에서 머무는지, 어떤 치료를 언제 받아야 하는지 등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하나의 곰사 안에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어떤 방에서 다른 곰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지켜보고 적응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준다. 독특한 점은 너무 어린 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함께 지낸다는 점이었다. 사람도 잘/안 맞는 사람이 나이와 성별로 구분되지 않듯이 각각의 성향이 다른 곰들에게도 표면적인 구분법을 적용하지 않고 합사 후 꾸준히 지켜보며 가장 적합한 곳에서 지내게 한다.

 

사진2. 곰사입구 장화를 소독하기 위한 박스

 

곰만큼 중요한 관리자들의 안전
곰사 위생 관리를 위해 관리인들은 출입시 매번 장화를 소독하고, 외부인들은 위생덮개를 제공하여 착용 후에야 출입할 수 있게 하였다. 청소는 곰의 식사시간에 이루어졌다. 곰 중에 가장 순한 반달가슴곰이지만 곰의 무서운 본성을 잊지 않고 곰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안전에도 항상 신경을 쓰고 있었다.  곰사에서 곰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곰사의 문은 굳게 닫히고 관리자들은 방사장(enclosure)  입구에 이름표 목걸이를 걸어두고 방사장 안으로 들어가 청소를 한다. 청소와 식사가 마무리 되고 곰사 문을 열기 전에 방사장에 사람이 있는지를 입구에 이름표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사진3. 방사장 입구에 관리인들의 이름표가 걸려있다.

사진4. 다양한 과일과 야채로 구성된 곰 먹이

 

지역주민들과의 협력
우리가 방문했던 모든 생츄어리는 지역주민들과 협력하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생츄어리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구입하며 지역주민들의 경제적인 혜택이 발생할 수 있게하고 곰에게도 제철에 생산되는 야채와 과일로 풍부한 영양을 공급했다. 땀다오 곰구조센터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물병원 개념이 없는 베트남에서 고양이 중성화 수술 등 무료로 동물 치료를 제공한다고 했다. 생츄어리가 위치한 지역의 실정에 따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노력이 한국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지역의 새로운 상생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5. 물웅덩이, 행동풍부화 장난감, 그늘막으로 구성된 방사장

지금은 5개의 곰사와 10개의 방사장이 있는 땀다오 곰구조센터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다. 꾸준히 곰들과 교감하며 그들이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하며 정말 곰들을 위한 현재의 공간이 완성 될 수 있었다. 생츄어리가 단 한곳도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나에게는 생츄어리라는 개념이 막연하게 느껴졌다. 땀다오 곰구조센터 담당자 하이디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생츄어리의 모습은 내 안에서 더 구체화되었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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