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서고생③ 시민이 직접, 기업에 요구해보았습니다.

녹색연합 <플라스틱 사서고생> 캠페인! 

“너무 더워서 나가긴 싫고, 집에서 피서를 즐기는 홈캉스를 계획중인가요? 홈캉스 시즌, 배달 음식 먹을 때도 택배 주문할 때도 노 일회용 플라스틱! 일회용품 거절하기를 적극 실천하실 분을 찾습니다.”

8월 12일부터 2주가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배달 쓰레기를 사고 싶지 않은 27명의 시민분들과 <플라스틱 사서고생>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캠페인은 배달과 택배를 이용할 때 ‘일회용품 주지 마세요’, ‘포장은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적극적으로 거절하는 행동과 고객센터에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요구하는 행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배달 쓰레기 문제에 공감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참여 과정을 SNS에 게시하며 공유했습니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고민을 모았습니다. 그 후기를 전합니다.

 

① 기업에 직접 묻다. ‘플라스틱 포장, 줄일 수 없을까요?’

  • 드립 커피와 책 한 권을 구매한 시민 A. 업체 고객 센터에 직접 다음과 같이 물었고, 이에 대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가 가격이 저렴하고, 종이로 대체할 경우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완충재 포장을 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게 바뀌면 어떨까요? 굳이 쓰레기를 사고 싶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서 말이지요.

 

  1. 완충재로 사용된 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인가요? 재질 표시가 안 되어 있어요.
  2. 드립 커피 5개가 들어 있는데, 플라스틱 박스 포장은 과한 것 같습니다. 재활용이 더욱 용이한 종이 포장으로 대체하면 어떨까요?
  3. 전체 포장은 박스 포장되어 왔지만, 테이프는 비닐이라서 완전히 뜯어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종이테이프로 바뀔 순 없을까요? 
  4. ***에서는 플라스틱 저감이나 탄소 저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 빵 포장에 대해 궁금했던 시민 B. 업체 고객센터에 문의했는데 답변이 조금 섭섭하네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기업 자체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냐 물은 질문에, ‘내부적인 부분’이라 안내가 어렵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왜죠?

 

  • 온라인으로 생리컵을 주문한 시민 C. 박스에 이미 1차 포장된 생리컵을 굳이 종이 완충재로 포장한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고객센터에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가 아닌 점에서 칭찬할 만하지만, 불필요한 포장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

 

 

② 배달 음식 시킬 때, 일회용품 쓰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가끔 시켜 먹는 배달 음식, 최근 모 배달 대행업체에서는 ‘일회용품 안 주셔도 됩니다’라는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수저가 있을 때 일회용 수저나 포크는 거절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배달을 시켜보면 수저, 포크만 오는 게 아닙니다. 칼도 있고, 물티슈도 있고, 심지어 소스마다 다른 플라스틱 통에 담겨오니… 몽땅 다 주지 마시라고 요청해야 할 판입니다.

  • 만두를 시킨 시민 D. 일회용품 주지 마세요! 당당히 요청했으나, 나무젓가락이 왔습니다. 게다가 비닐에 3개씩 담긴 단무지가 5 봉다리나… 의외의 복병, 단무지 포장 비닐 어택 당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단무지도 주지 마세요라고 꼭 말해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짜장면을 시킨 시민 E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무지가 담긴 스티로폼 트레이… 양념이 묻어 잘 씻기지도 않고, 재활용도 되지 않는 스티로폼 용기는 이제 사용하지 말아야합니다.

 

 

③ 대안은 있을까요?

‘배달의 민족’은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새로운 음식 포장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출처: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2019060500953).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식자재 및 배달 비품 전문 쇼핑몰 ‘배민상회’가 PLA 소재의 종이 식품 용기를 ‘매립 시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라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까지 담았어요’라고 인쇄된 PLA 코팅 종이 용기에 대한 설명에 배민은 일반 쓰레기로 버리라고 안내합니다. (https://mart.baemin.com/m2/goods/view.php?goodsno=4650)

문제가 뭐냐고요? 대안으로 떠오르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일반 쓰레기로 버릴 경우,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재활용하더라도 다른 플라스틱 재질과 섞이면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내 재활용품 쓰레기 수거-처리 시스템 안에서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구분해 별도로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이 모두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라’라고 안내하는 것입니다. 이게 과연 대안일 수 있을까요? 결국, 일회용품의 대안으로 일회용품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처리해야 할 쓰레기양을 늘리는 것은 아닐까요?

  • 생분해 플라스틱을 구매하려던 시민 F. 생분해 플라스틱이 과연 적절한 대안일까? 고민하다 판매 업체에 직접 궁금한 점들을 물었습니다. 역시,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업체도 녹색연합의 지적대로, 생분해 플라스틱이 현재 쓰레기 수거 시스템 속에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그 불투명한 지점을 고민하고 있네요!

캠페인을 마치며, 참가했던 시민분들의 소감을 나눕니다.

“맞벌이 부부라 반찬이나 샐러드 같은 걸 주기적으로 배달받고 싶은데 쓰레기 때문에 구매를 못 합니다. 쓰레기 없이 배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좋겠어요.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는 것도 찜찜하고 분리수거를 위해 세척하려고 하면 플라스틱 용기 내부에 굴곡이 있어서 일반 냄비보다 씻기 더 힘들어요. 종이호일이나 종이 용기 사용을 우선으로 하고, 개인 용기 사용을 권장했으면 좋겠어요.” – 예림 님

“진행하면서 배달음식에서 반찬 같은 부분이 허점인 거 같고요. 택배의 경우에는 녹색연합 완충재와 포장 여부의 옵션이(주문 시에) 꼭 필요한 거 같아요! 포장과 완충재가 굳이 필요 없는 제품도 두 번 세 번 쌓여오니까요. 필요 없는 걸 제 의사와 상관없이 받는다는 게 좀 이상했습니다. 아무리 종이 완충재여도요.

정말 의미 있는 캠페인을 열어주신 녹색연합에 감사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 열심히 기업에 문의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 다슬 님

“한 가지 확실한 건, 온라인소비시장이 나날이 증가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고, 거기에서 따라오는 완충재/포장재(결국 쓰레기)가 더 많이 발생할 거란 겁니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 빠르고 편리함에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환경을 생각해서 조금은 불편을 감수하자고 그들에게 이야기하면 이야기하는 당사자가 적이 되어버리게 되죠. 경험상, 환경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거의 바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란 개인적 생각입니다. 정부규제도 물론 환경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강제성을 띠고 있어서 반발이 큽니다. 개개인의 환경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요구됩니다. 물론, 이건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규제와 함께 개인 인식 전환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바라는 점은, 녹색연합과 같은 환경단체들이 사람들 속으로 더 들어가서(풀뿌리) 친근하게 환경 인식을 심어줬으면 합니다.  단체들이 아무리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단호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고는 있지만,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치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저 또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지만, 환경 주제를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지치고 힘듭니다. 어느 순간 혼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또 바람이 있다면,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소통창구가 더 마련되길 바라요. 감사했습니다!” – 정하 님

“환경에 관심을 두는 사람끼리의 공유보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이슈메이킹 활동들, 좀 더 신기하고 재미있는 형태의 방법을 계속 같이 생각해보고 행동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같이 더 좋은 방법을 공유하는 채널이 많이 생기길, 저도 더 스스로 달리 생각해보고 노력해보도록 할게요.” – 지우 님

“저는 이번 참여를 통해 온라인상거래와 배달 문제에 따라오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더 알고 발견하게 되었어요. 이젠 더 넓게는 테이크아웃까지 편히 보이지 않더라고요… 사람들 인식이 빨리 변할 것 같진 않아요. 위의 분들 말씀대로 환경 이야기하면 불편해하니까 말을 참게 되고… 주변 분들을 설득하는 건 정말 많은 고난과 역경이 필요한 일인데 이걸 혼자 하기만 하면 개개인이 포기하기 쉬워질 것 같아요. 녹색연합에서 캠페인이나 모임 등으로 서로에게 힘을 주고 이런 생각과 행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모임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게릴라성으로 모여서 하는 모임도 좋을 것 같고요. 

최근에 등교 거부하며 기후 위기 피켓 시위하는 학생들 기사를 보며 진짜 교육이 중요하다 느낍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환경 수업을 환경단체에서 먼저 제공해주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말하고 보니 단체에 너무 많은 업무를 요구하는 것 같아 죄송하긴 하네요!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생활 속 활동가들이 길러져 분배되길 바랍니다! 캠페인을 통해 좋은 경험으로 또 한 번 배우게 되어 감사합니다.” – 규원 님


▲ 세척도 되지 않은 채, 아무렇게나 버려진 배달 용기 쓰레기!

 

택배 이용할 때, 전자상거래 이용할 때 포장재 요청사항을 적을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요구가 현실적으로 가장 실현할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어떤 기업은 (물론 작은 업체지만) 택배 말고 직접 매장에서 픽업하기 옵션이 있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기업의 작은 시도와 변화가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배달 쓰레기에 대해 녹색연합은, 1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현재의  법제도에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1회용품 무상제공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 또는 테이크 아웃할 때는 예외적으로 무상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아무런 환경적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당장 개선이 필요한 제도입니다. 이에 녹색연합은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 용기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법적인 규제를 촉구하는 정책 캠페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재활용도 잘 안 되는 플라스틱은 생산 단계부터 줄여나가야 합니다. 매년 플라스틱 처리 비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더욱 골칫거리가 될 플라스틱, 말 그대로 사서 고생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소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대안은 없을까? 계속 관심을 두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야겠지요. 플라스틱 사서 고생하지 말고, 처음부터 안 만들기 캠페인에 참여와 응원으로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고마움의 인사 드립니다. 일회용품 안 쓰겠다고 거절하고, 기업에 서비스를 개선하라고 직접 요구하며 보여 주셨던 용기, 참 든든했습니다! 배달 쓰레기 없는 그날까지! 플라스틱 사서 고생하지 맙시다!

 

글·정리: 전환사회팀 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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