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회원인터뷰 – 실천하는 지구별 여행자들

각자 인상 깊었던 책을 들고 함께 찍은 사진. 왼쪽부터 현지영, 안윤정, 신소진 회원.

월요일 저녁 8시. 무거운 업무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스터디룸에 모이는 생태독서모임 ‘지구별여행자’ 구성원들을 만났다. 녹색연합을 아는 정도도, 직접 참여하는 활동도 서로 다른 신소진회원, 안윤정회원, 현지영회원. 이들이 만나서 어떤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했다.

 ‘지구별여행자’ 독서모임 이름이 너무 좋아요.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요?
신소진 : 우리가 지구별에 스쳐간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잖아요. 여기서 착안해서 우리가 잠깐 왔다가는 지구니까 깨끗하게 쓰고 돌려주자는 의미에서 짓게 됐어요. 프로젝트를 만들고 참여하게 된 계기가 다들 다를 것 같아요.
현지영 : 풍력발전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어요. 환경에 관심없이 일을 하기 보다는 가치관을 정립하고 싶어 공부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안윤정 : 독서모임을 좋아해서 여러 곳을 찾아다녔어요. 지구별여행자들에서 미리 공유된 책 리스트들 때문에 이 모임에 끌렸던 것 같아요. 주거공간 인테리어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안에서 혼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는 것 같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신소진 : 원래 환경이나 생태에 관심이 많아서 사람들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누고 같이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채식을 하고 있다고 해서 채식을 강요할 순 없으니 정보를 얻고 생각도 나누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독서 모임을 통해 독서와 실천을 엮어서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책만 같이 읽는 모임이 아닌가봐요.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어왔나요?
신소진 : 오픈컬리지라는 채널에서 처음 모임을 만들었던 호스트 3명이 각자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골라서 같이 읽자고 제안하고 토론할 주제를 정리했어요. 선정한 책의 주제와 관련해서 같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각자 뽑았구요. 첫번째로 선정된 책이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로 동물 이야기였어요. 카드뉴스를 만들었는데 동물들이 학대당하는 현장이 어디까지 있는지 내용을 정리해보자는 거였어요.

현지영 : 2주에 한번 독서모임을 하는게 원칙이고, 호스트는 발제문과 실천할 사항을 정리해요. 두번째 모임에서는 ‘우리는 플라스틱없이 살기로 했다’ 책을 읽고 우리가 얼마나 플라스틱을 소비하는지 매일 사진을 찍어서 공유했어요. ‘전기없이 우아하게’를 읽으면서는 바자회를 제안했어요. 카톡방에 자기가 팔 물건을 올리고 사고 싶은 물건에는 댓글을 달아서 온라인 바자회를 했어요.
안윤정 : 모임 때마다 첫코너에 근황토크가 있는데 각자 1-2주 동안 어떻게 생태적으로 살아왔는지 공유하면서 꿀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요. 나무칫솔은 어디가 싼지,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뭘 쓸 수 있을지 등 일상생활에서의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여러 대안이 있음을 깨달아요. 근황토크 시간이 재밌고 기다려져요.
현지영 : 오픈컬리지 프로그램은 기본 3회는 진행해야 하는데 이대로 끝내기 아쉬워서 6회까지 진행했어요. 현재는 오픈컬리지와 상관없는 모임으로 지속하고 있어요. 보통 이런 모임을 하면 멤버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데 자기가 좋아서 하는거라 다들 엄청 열정적이에요.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는 것 같아요. 동물권, 플라스틱, 에너지, 미니멀리즘, 식물 등 여러 주제를 다뤘는데, 하나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걸 느꼈어요. 이걸 2주에 한 번씩 하다보니 점점 체화되고 활동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더라구요.

환경 분야가 다양하잖아요.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만 조금 더 관심가는 분야가 있다면?
현지영 : 기후변화. 모임에 참여하게 된 첫 동기이기도 하고, 여전히 신생에너지가 대안인지 고민이 되요. 저는 책들을 읽으면서 에너지를 줄이는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게 나은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탈핵은 해야하는거고 석탄 화력도 줄여나가는 것이 맞는데, 그런게 가능하려면 신재생을 늘리기보다는 전기 소비를 줄이도록 유도해 가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부족해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것처럼 보여요. 그 분야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안윤정 : 저는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해요. 로드바이크 타는게 취미여서 근교로 나가서 타는데 봄철에 미세먼지가 심해서 속상했어요. 미세먼지도 기후변화라는 생각에 개인적인 취미활동과 일상생활에 밀접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신소진 : 저도 더 알아가고 싶은 것은 기후변화에요.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동물권이구요. 조금만 인식을 바꾸면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화장품부터 먹는 것까지 우리가 생활을 조금만 바꾸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이 동물권에 가장 많이 몰려있지 않나 생각해요. 동물들에게 미안해요. 사람들이 무슨 권리로 살아있는 생명을 이렇게 마음대로 하는지 그런 생각때문에.

소개하고 싶은 책
신소진 : 다 좋았지만 ‘우리는 플라스틱없이 살기로 했다’, ‘전기없이 우아하게’를 추천하고 싶어요. ‘불가능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울타리를 쳐두었던 극한의 실천들을 하시는 걸 보고 놀라웠고 부끄럽기도 했어요.
현지영 : 책 ‘사향고양이 눈물을 마시다’를 보고 화장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첫번째 모임에서 신소진님의 발제가 너무 좋았고 카드뉴스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어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성 재료가 사용되지 않은 코스메틱, 의약 등의 제품 혹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몰랐었는데 내가 가장 동물에게 잔인했던 것 중에 하나가 매일 내가 발랐던 화장품인 것 같아서 이 책이 인상깊었어요. 랩걸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자기 삶과 식물이 이어지는게 보여요. 여성과학자가 일구어낸 성공스토리와 고난이 너무 대단해요. 다른 책들은 소설형식은 아닌데 이 책은 소설같고 몰입감이 있었어요.
안윤정 : 다 좋았지만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와 ‘우리는 플라스틱없이 살기로 했다’를 꼽고 싶어요.
우리가 물건을 살 때 필요해서 사는건지, 남들에게 으스대고 싶은 과시욕 때문인지, 정서적으로 허기져서 물건을 사는건지 그 물건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생산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에 대해 너무 소비자로서만 생활해왔어요. 이 책을 읽고서는 지구별에 살면서 최대한 자원도 남겨두고 덜쓰고 덜 버리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여러분들에게 녹색연합은 어떤 곳인가요?
신소진 : 저는 처음 녹색연합을 알게 된 게 10살때였거든요. 담임선생님이 책갈피를 하나 주셨는데 녹색연합에서 나온 책갈피였던거에요. 집에서도 환경을 소중히 여기라고 배우긴 했는데 그 선생님은 제 인생관을 바꿔 놓을 만큼 많은 영향을 주셨어요. 그때부터 녹색연합을 알게 됐고 감사함을 느끼는 곳이 되었어요.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벌기 시작할 때부터는 후원금으로 마음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곳이에요. 제게는 오랫동안, 앞으로도 감사하게 될 곳이죠.
안윤정 : 저희가 하는게 지구별 여행자들 모임이잖아요. 지구별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계신 곳이 녹색연합인 것 같아요. 어떤 글에서 읽었는데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는 꽃을 좋아하면 꺽지만 사랑하면 꽃이 잘 자랄 수 있게 물을 준다는 글을 읽었거든요. 그래서 지구별을 진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면 내가 살 동안만 잘 쓰고 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지구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그런 사람들이 계신 곳 같아요.
현지영 : 저는 평화라고 생각을 해요. 대부분의 갈등들은 환경적으로 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아간다면 인간도 사랑할 수 있어요. 소비할 때도 환경을 생각하면 무생물인 물건들조차 소중하게 생각하게 돼요. 그런 면에서 녹색연합 활동은 평화를 위한 활동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쪽 분들은 성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회사에서 잘 볼 수 없는. 그래서 더 재미있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안심되고 더 자극도 받게 되네요.

책을 읽고 각자의 일상과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이들은 서로가 즐겁고 편하다.

인터뷰. 김수지(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팀장)

이 글은 녹색희망 258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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