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회원] 평범한 사람 – 한길순 회원

“저, 평범한 사람이예요.” 손을 내저으면서 한길순 회원님은 몇번이고 강조하신다. “예, 알아요. 회원 인터뷰한 분들 모두 평범한 분들이세요.” 함께 간 지아가 활동가 역시 웃으면서 몇번이나 강조한다.

실상사 2박 3일 귀농학교에 따라가 본 것을 이야기하시면서 불교에 대한 호감을 편하게 풀어놓는 카톨릭 신자, 채식이라는 작은 십자가를 기쁘게 진 생활인, 채규철 선생님의 강좌를 계기로 녹색연합의 회원이 되신 진취적인 회원님, 이 정도로는 이 분을 설명하기가 조금 부족한 듯 하다.



한길순 회원님은 산소같은 모임이라 비유하시면서 목요 모임을 말하신다. 이 모임에서 지난 4월에는 장준하 선생의 항일운동, ‘장정 6천리’라는 강좌가 있었고, 그 전에는 도시공동체라는 의식으로 홈리스를 위한 제안과 토론 등이 있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아직 이름도 없는, 다만 매달 3째주 목요일에 만나니까 목요 모임이라며 웃으신다. “2세의 교육이 중요하죠.”라는 말 끝에 조카들을 데리고 초록이 환경기행에 참여하는 이야기를 펼쳐 놓으신다.
마치 하얀 광목천을 좌악 좌악 펼쳐서 그 위에서 뛰어노는 기분으로 말과 말이 풀어지고 다듬어지고 있다. 한길순 회원님은 조금씩 다른 빛이지만 모두 하이얀 이야기 보따리를 펼치신다.

“채식을 한다면 다들 까탈스럽다고 보죠.”
이제는 채식주의자들이 조금 기를 펴고 살게 되었다면서 두 손을 하늘로 치켜 올리신다. 만세. 또한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작은 지침들이 흘러나온다. 지아가 활동가는 “맞아, 맞아요.”를 연발하면서 마치 소리를 메기고 받듯이 주거니 받거니 한다. 휴지를 적게 쓰거나 안 쓰고,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고, 먹고 싶은 것만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 음식을 남기지 않게 되고, 종이컵을 안 쓰고,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것을 산다, 또 몇 번을 생각한 후에 구매한다, 내가 쓰지 않는 것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끼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즉각 나누어 준다. 어쩌면 친환경적인 모범답안을 이렇게 체득하고 사시다니, 무릎을 친다.

한길순 회원님의 20대 때가 궁금했다. 젊은 시절 한 때 몇 년간 말을 안 하고 살았다고 한다. 화계사에서 하안거 기간 외국인의 위한 프로그램에 들어가 면벽 7시간을 했던 이야기를 하실 땐, 어쩐지 수녀님이 되실 분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웃음으로 풀어버리시면서, 또 한 말씀. “저, 아무 생각 없이 살아요.” 하루 하루를 산다는 것. 마치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래도 후회없을 듯이 사는 것. 이 분의 아무 생각 없음은 말 뜻 그대로 와닿는다.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 현재를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을 잘 사는 것. 늘 자기 욕심을 줄이려고 애쓰며 산다는 이 것이, 이런 아무 생각 없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껴졌다.

인터뷰가 끝난 후, 인파 속에 묻히는 한길순 회원님의 작은 어깨가 결코 작지 않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평범한 속에 진리가 있고 빛이 있다지 않은가. (글 : 정혜영)

5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