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정진영 님과 회원 한희정님과의 즐거운만남!

2004.02.10 | 행사/교육/공지

2월에는 한희정(30, 포이초등학교) 선생님과 정진영(39, 덕수정보고등학교) 선생님, 두 분을 만났습니다. 두 분은 처음 만나신 사이인데도 역시 녹색연합 회원이며 선생님이라서 인지, 잘 통했습니다. 편안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첫 질문은 어떻게 녹색연합에 들어오게 되셨는지… 에 한희정 선생님께서 답해주셨습니다.  

한희정(이하 ‘한’) : 공교육 안에서 바뀌어야지, 교사가 변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의지가 충천했어요. 대안학교로 떠나고 실험학교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측면들도 분명히 있었고, 교사단위 연수라든지 이런 저런 교육프로그램 등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그랬는데. 서울로 발령받은 후 그런 것들을 다 놓고 지내왔어요.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 살아야지 하면서 시민단체 가입하고.(웃음) 전공이 국어교육이에요. 설화와 전래동화 쪽으로 논문 썼거든요. 학교에 나와서는… 6개월 정도 거의 울면서 다닌 것 같아요. 6개월 동안 매일 감기 걸리고 힘들어하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학교는 전혀 아무것도 없는 것이에요. 대안교육의 ‘대’자도 못 들어본 선생님들이 너무 많았어요. 정말 눈앞에 이런 벽이 코 앞에 있는 거죠. 나는 어떤 거대한 시스템에 기계부속품처럼 이렇게 있는 거구나. 처음에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는데, 나중에는 회의가 들면서 학교를 쉬고, 다시 대학원에 들어갔어요.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그 전까지는 대안교육보다는 현장을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아! 현장을 바꾸려고 10년 20년 노력해서 안 바뀌니까 선배들이 (대안교육으로) 나간거로구나 알게 되었어요.(웃음)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면서 공교육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생각하며 다시 복직을 했어요. 운동성! 연대 없이 혼자 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고, 위험성이 크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기저기 배우러 많이 다녔어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예수의 좋은 친구들 희년마을교회, 청년성서연구원…(웃음) 다시 변증법적으로 돌아왔다고 해야 하나.

정진영(이하 ‘정’): 고민을 많이 하셨네요, 정말.

한: 선생님도 고민 많이 하셨잖아요. 환생교 연수는 언제부터죠?

정: 전국 환생교(환경을 생각하는 교사들의 모임)가 만들어졌는데, 사실 지역 모임들이 중심이에요. 환경 분과가 계속 이어져오면서, 방학 때마다 있었죠. (정진영님은 환생교 사무국장을 거쳐 지금은 연수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 학교에서는 아이들하고 어떤 것을 주로 하세요. 동아리 활동? 아니면 담임?

정: 뭘 좀 잘 해야 하는데, 그런 거 있잖아요. 전국모임에서 역할을 맡아 바깥에서 나돌다 보면, 안에서 좀 부실하게 되는 거. 학교 안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하는 것은 많죠. 담임도 잘 해야 하고, 또 교과에서도 그렇고, 환경반도 운영해야 하고. 저는 뭘 특별히 계획하고  완성해가고 그런 걸 잘 못해요.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내가 생각하는 바탕,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들을 같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이런 생각이 있어요. 삼보일배 할 때 아이들과 같이 하고, 걸개그림 같이 그려서 삼보일배 참여하고요. 천성산 문제로 서명인단 모을 때 아이들에게 가입 권유하고… 제가 과학교사니까, 과학의 달 행사를 이런 쪽으로 하는 거죠. 초청강연을 생태계 보존운동을 하는 분들을 모셔서 듣지요. 올해는 이필렬 교수님(에너지 대안센터 공동대표)이 오셨었구나! 그때가 부안 핵문제 시작되고 했었죠. 우리 교장선생님이 원자력발전소 연수, 교사들 1박2일로 잘 먹여주고 교육시키는 거 있잖아요, 다녀 오시더니 원자력에 친해져서 돌아오셨더라구요. 이건 안 된다, 뭔가 균형이 잡혀야한다는 생각에, 과학의 달 행사 때 교수님을 딱 모셨죠. 매년 과학의 달 행사는 꽃 관찰대회, 독후감도 그냥 과학이 아니라 과학‘환경’독후감, 상품도 환경에 대한 좋은 책들 많잖아요. 아이들 데리고 교내 꽃 관찰도 하고 그러죠. 다들 잘 한다고 그래요. 남들이 못하는 거 한다고. 중랑천 가깝잖아요. 데리고 나가서 새도 보여주고

(80년대와 지금의 중랑천에 대한 말들이 오고 가다…_

정: 서울은 살 곳이 못되기 때문에 빨리 시골로 가야 되는데.

한: 갈 계획은 있으세요?

정: 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죠. 저도 귀농학교도 갔다 왔어요. 서울 공기가 너무 나빠요.

한: 제가 지금 수유에 살고 있잖아요. 공기가 달라요. 수유역하고 집하고 들어가는 공기가 너무 다르고, 저도 시골에 자랐는데. 그런 거 있잖아요. 저녁에 저 사는 수유5동 걸어 다니면 그 아련한 그런 느낌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까치가 우는 거예요. 까치 소리에 깨고.  제가 수유동으로 이사 간다니까 강남에 있는 선생님들이라 다들 놀래는 거예요. (웃음) 다들 들어오려고 하는데, 선생님들이 강남 들어오기가 또 어렵거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문화시설 잘 되어있고 강남이 잘 되어 있겠지만, 북한산이 주는 그 정도의 혜택은 아닐 텐데… 선생님들이 잘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고,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삶의 양식을 바꾸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정: 그렇죠. 환경교육의 목표는 삶의 양식을 바꾸어가는 것이죠.  삶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힘들지요. (웃음) 다 검토해보고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교사생활이 좀 바빠요. 어느 하나도 놓칠 수가 없어요. 여러 가지를 경험케 해주고, 삶의 양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주변의 교사들한테 나누어야 또 효과가 있는 것이고. 학생도 포기할 수 없고 교사도 포기할 수 없고 집도 포기할 수 없고.(웃음) 애들 키우면 또 공동육아도 해야지.

한: 아, 공동육아 하세요.

정: 예, 재미난 어린이집이라고. 지금은 방과 후 학교를 하고 있는데, 시행착오도 있고 해서 조합원들이 푸른숲 학교라고 대안학교도 세웠지요. 학교에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학교 운영위원을 맡고 있어요. 공동육아 조합원들 중에 교사가 제일 많아요. 재밌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방과 후 학교에서 대안학교 쪽으로 많이 옮겼어요. 남은 사람들이 주로 누구냐면, 전교조교사들.(웃음) 우리가 공교육에 몸담고 있으면서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낼 수 없다하면서. 공교육을 지켜야한다면서.(웃음) 교사이면서도 주로 초등학교 교사이신 사람들은 대안학교를 보내더라구요. 그런데 초등학교를 잘 모르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다 남았어요. 참 재밌어요.

한: 학교 현실이 좀 끔찍하긴 하죠. 많이 끔찍하죠.
     공동육아했던 아이들이 일반학교 들어갔을 때 힘들어하잖아요 .또 아이들이 학원갈 때 방과 후 교실 하고 있으면…(웃음) 그런 부분도. 부모님들이 고민하시는 것은, 어릴 때부터 공동육아하면서 같이 자랐던 아이들과의 유대관계가 학교에서의 유대관계와 거리가 커서 학교적응을 더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방과 후 학교를 잠시 끊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정: 그런 문제는 분명히 있는데,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 더라구요. 학교에서는 학교친구들하고 잘 놀고 방과 후 학교에서는 또 잘 놀고. 하지만 여타의 아이들과 아주 돈독한 관계가 되지는 않아요. 같이 노는 시간이 적으니까. 바깥에 나와 가지고 동네친구들로서 놀고 그래야 하는 건데… 방과 후 학교에서도 지역의 아이들하고 같이 노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겠지요…

한희정님은 녹색연합 대의원이면서 환경교육과 대안교육에 관심이 높아 현직교사활동을 하면서 주말을 이용해 어린이 주말학교를 (cafe.daum.net/edu)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를 근거로 부모와 교사가 함께 상의하고 마을의 생태와 역사를 공부하는 교육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는 중입니다.

정진영님은 환경을 생각하는 교사들의 모임 (konect.ktu.or.kr)의 초기 멤버이면서 현재는 사무국에서 연수부장을 맡고 계십니다. 녹색연합의 회원으로 오랫동안 함께 해 오셨습니다.

두 분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시원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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