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낙동정맥 정족산∼천성산 일대의 고층습지 훼손현장 보고

2001.07.02 | 백두대간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낙동정맥  정족산∼천성산 일대의
고층습지가 환경부의 직무유기와 관리부실로 훼손되고 있다.

녹색연합의  현장 보고

 

   1. 천성산 화엄늪 고층습지 파괴현장

  환경부는 지난 99년부터 천성산 화엄늪의 실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체의 보전을 위한 조사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보호를
위한 노력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기본적인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관할 지자체인 경남 양산시는 화엄늪 고층습지를
관광지화하기 위해 습지 바로 아래에까지 도로를 개설하였다. 내원사라는
유서깊은 사찰의 땅까지 침범하여  무단으로 파헤치는 불법공사로
이루어진 이 도로공사는 화엄늪 고층습지의 훼손과 파괴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 2000년 봄 화엄늪 고층습지의 생태적가치를
무시하고 고층습지의 바로 아래까지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도로 공사를
했다. 이 결과 고층습지의 수맥이 변하여 건조화가 가속되었고 습지
아래의 청정계곡인 내원사계곡의 오염을 낳았다.

  지난 5월에는 화엄늪 고층습지 일대에서 양산시청의
후원으로 철쭉제라는 대규모 관광행사까지 열렸다. 등산대회와 사진촬영대회까지
포함된 이 행사로 고층습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훼손이 심하게 이루어졌다.
심지어 행사를 위한 샘터를 만들기 위해 화엄늪 습지 한가운데를 파헤치는
파괴행위까지 벌였다. 이날 행사로 관광객과 등산객이 밀려들어 화엄늪
곳곳에 10여개 이상의 등산로가 만들어졌다. 스폰지같은 고층습지의
표면에 등산로가 나는 것은 습지의 파괴를 넘어 죽음을 의미한다. 행사
이후 화엄늪 습지 안쪽의 곳곳에서 병조각, 캔, 휴지 등의 쓰레기가
뒹굴고 있다. 심지어 행사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죽 껍데기까지
발견되었다.

  화엄늪 고층습지를 훼손한 철쭉제 행사에는 안종길 양산시장과
박승갑 양산경찰서장 등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일반인들이 행사를 신청해도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고층습지라 오히려 행사를 말리고 다른 지역으로
유도해야 할 이들이 먼저 나서서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천성산의 화엄늪 고층습지는 기존에 환경부에서 자연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한 대암산 용늪이나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왕등재 고층습지에 등에
비해 생태적 보전가치가 뒤지지 않은 곳이다. 해발 900m 가까이에 위치한
고층습지는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자 생물유전자의 표본관이다.

  천혜의 생태보고인 화엄늪 고층습지는 환경부의 직무유기와
양산시의 난개발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자연정책과의
담당자는 "이미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무슨 다른 조치가
필요한가."라며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화엄늪 고층습지에 대한 설명

  화엄늪 고층습지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용연리 천성산(812m)의
남쪽인 원효봉 서사면 일대로 백두대간 태백산에서 부산 금정산까지
뻗은 낙동정맥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낙동정맥은 낙동강과 함께
경상남·북도의 생태축이자 산림의 중심축이다. 지난 98년 말
환경부가 지정한 울산시 정족산의 무제치늪과 인접한 곳으로 화엄늪은
정족산 무제치늪은 약 10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약 9만평으로 해발 900m
가량에 펼쳐져 있다.  

  화엄늪 고층습지는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진퍼리새,
잠자리난초, 미꾸리낚시를 비롯하여 200여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의 법적보호종인 표범장지뱀을 비롯해 한국특산종인 도룡뇽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참매, 황조롱이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꼬마잠자리를 비롯한 장수풍뎅이 등 다수의 곤충들도 서식하고
있다.

  2. 정족산 무제치늪의 훼손현장

  환경부는 지난 98년 말 자연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한
울산 정족산 무제치늪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무제치늪은 화엄늪 고층습지와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 곳은 보호지구로 지정된 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습지 주변으로
차량이 질주하여 곳곳에 차 바퀴 자국이 나 있으며 심지어 습지 안으로
차가 빠져 타이어자국까지 난 곳도 있다.

  무제치늪 바로 앞까지 차량이 진입하여 늪의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발자국이 나 있다.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곳곳에 소로길이
생겨 고층습지의 표면을 덮고 있다. 무제치늪은 다른 보호지구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펜스하나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고작 말뚝 몇 개
밖아 놓고 여기에 노끈 두줄로 연결하여 출입을 통제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 말뚝과 노끈이야 말로 정부의 자연자원에 대한 대응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현지 주민에 따르면 "아무때고 차가 무제치늪까지
올라와서 고층습지를 밟는 것은 물론이고 희귀식물까지 캐 가고 있다."며
심각한 훼손 상황을 말했다.

  또한 무제치늪 주변에는 곳곳에 그물처럼 산림도로가
나 있다. 관할 지자체인 울산시청에서 산불방화선이라고 주장하는 곳도
실은 트럭까지 진입가능한 도로다. 지금도 무제치늪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확·포장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법정보호지구인 무제치늪
고층습지의 파괴를 앞 당기고 있다. 보통의 산림도로에는 입구에 차단막이
있어 일반 차량이 산림으로 진입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보호되어야 할 정족산 무제치늪의 산림도로에는 차단시설이나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족산 정상까지 여느때고 차가 드나들어 고층습지의
훼손과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족산 무제치늪에 대한 설명

  정족산 무제치늪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과 삼동면
등에 걸쳐 있는 정족산(700m)정상부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낙동정맥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고층습지로 지난 98년 12월 말 환경부에 의해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강원도 양구의 대암산 용늪과 이어 고층습지 중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법적 보호지구로 지정되었다.

  무제치늪에는 끈끈이주걱, 물이끼, 이삭귀개 등 고층습지에서
서식하는 다수의 희귀식물 들이 서식하며 표범장지뱀, 도룡뇽 등의 양서류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곤충류와 조류, 포유류 등이 서식하고 있다.

  ※ 관련 문의

  환경부 자연정책과 : 504-9283
  내원사
                :
055-374-6466, 011-9331-3520 (www.naewon.or.kr)
  양산시청
             :
055-380-5421

 환경부는 즉각 화엄벌과 무제치늪의 보전대책을
수립하라

   녹색연합은 내원사의 스님들과 부산환경련, 양산지역의
생태활동가들과 함께 지난 4월 중순부터 6월 30일까지 5차례에 걸쳐
정족산-천성산 일대의 고층습지의 관리와 훼손실태를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환경부의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의 지정과 관리에 대한 실상을
확인했다. 나아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가 우리나라의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자원 서식지 중 여러 곳에서 거의 방치에 가까운 대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수십억의 자연생태계조사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정작 조사하여 생태적인 가치를 규명해야 할 필요가 높은 천성산과 같은
지역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치로 일관하고
있다.

  정족산 무제치늪도 지정만 했을 뿐 이후 지속적인모니터링과
보전대책을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지정 후 2년의 세월동안
무제치늪은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파괴와 훼손의 손길에 노출되는 시간이었다.
환경부가 자연생태계와 자연환경을 책임지는 중앙정부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에 양산시청과 울산광역시는 천성산과 정족산 일대를 관광지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국내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희귀한
고층습지들이 하나 둘 병들어 가고 있다.

  환경부는 즉각 천성산에 대한 조사와 정족산의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 또한 울산시와 양산시는 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켜야 할 지역에서의 관광개발을 중단하고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

–  녹색연합의 주장  –

Ⅰ. 환경부는 직무유기를 반성하고 고층습지 보전에 나서라
Ⅰ.
환경부는 즉각 화엄벌과 무제치늪의 보전대책을 수립하라
Ⅰ. 환경부는
화엄벌과 밀밭늪의 생태조사에 착수하라
Ⅰ. 양산시는 천성산의 난개발을
중지하라
Ⅰ. 양산시는 불법적인 도로개설을 즉각 중지하고 원상복구하라
Ⅰ.
생태계훼손에 앞장선 양산시장과 양산경찰서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

 2001년  7월  2일

녹     색     연
   합

문의 : 녹색연합 (747-8500. 서재철 :019-478-3607
정승진(사진관련문의)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