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이 추천하는 친환경요리 110선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출간
뭘 먹어야 할까?
오늘도 많은 요리정보들이 인터넷과 책, TV 프로그램에서 쏟아진다.
맛있는 밥집을 찾는 프로그램들은 각종 매체의 고정 프로그램이 되어있고 웰빙바람을 타고 거기에 건강까지 곁들여 수없는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 세끼를 선택하고 만들어야 하는 이들은 늘 고민스럽다. “오늘은 뭘 먹을까?”
자고 나면 식품의 유해성에 관한 기사들이 가슴을 내려앉게 하고 식품포장지에 씌여있는 의심스런 물질들, 초스피드로 만들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 반조리 식품의 홍수 속에서 맛과 건강, 그리고 우리가 몸 담고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까지 생각하는 요리를 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 일이 그리 어렵고 먼 일만은 아니다.
녹색연합이 요리책을?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이 요리책을 냈다. 백두대간의 환경파괴 실태를 고발하고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 같이 환경오염만 이야기하는 걸로만 알고 있는 환경단체가 왜 요리책을 냈을까?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은 우리의 먹을거리가 나는 땅, 자연을 훼손시키고 있고 그 피해는 그대로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오염된 먹을거리가 내 몸을 망치고 결국 우리 아이들의 미래까지 해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안다고 해도 먹을거리를 바꿀 방법이 있을까?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고 하는 섬뜻한 제목의 책도 나왔지만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녹색연합은 이 물음의 답을 얻기 위해 요리책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을 펴냈다.
녹색연합은 2002년부터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모토아래 건강한 먹을거리 운동을 펼쳤다. 운동의 하나로 전국의 시민들로부터 건강하고 소박한 요리 공모전인 ‘생생요리축제’를 진행하였고 천 여 개의 요리법들을 공모 받았다. 요리법들은 다시 화학조미료 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재료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렸는가, 제철 유기농 국산재료 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었는가, 요리법이 간단하여 조리시간이 짧은가,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가 등의 기준의 심사를 통해 100여 가지로 선발되었다.
맛있고 몸에 좋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적게 들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아서 자연에 덜 해로울 요리법들만을 모은 것이다.
요리책이 아니라 환경책이다.
몸과 자연에 이로운 110 개의 요리들을 모은 책이지만 이 책은 요리책만은 아니다. 요리에도 친환경성이 있기 때문이다. 달콤한 맛과 모양을 내고 재료의 원래 맛과 영양을 잃게 하는 조리법은 그 자체로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환경에도 좋지 않다. 딴나라의 별스런 재료들은 오히려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거지하는 방법부터 생활 속 유해물질을 줄이고 조리도구와 그릇까지 꼼꼼히 환경성을 따지는 책, 친환경적인 생활법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들도 알려주고 왜 그래야 하는지를 친절히 자세히 설명해 주는 이 책은 그래서 환경책이기도 하다.
요리를 공모한 사람들
요리법을 공모한 이들 중에는 아픈 아이를 가졌던 엄마들이 많다. ‘아토피’에 시달리던 아이들을 위한 처방으로 선택한 먹을거리의 조절로 아이들의 병을 치료한 경험을 한 엄마들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정성스럽게 요리법들을 공모했다.
지금도 교실에서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학생들,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 고열량․고지방의 간식을 섭취해서 비만하고 집중력이 결여된 학생들을 매일 만날 수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보며 먹을거리를 영양학적 관점에서만 가르칠 게 아니라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대안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먹을거리연구반’ 활동을 시작했지요. – 정신여자중학교 먹을거리연구반 차정은 선생님, 수록작 ‘떡볶이‘
저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만 해도 맛있는 집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식도락가였어요. 그러다 결혼 7년 만에 낳은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의 피부는 물론이고 눈에서까지 진물이 나올 때는 아이와 함께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결국 아토피를 이겨내기 위해 생활을 완전히 바꿨지요. 음식을 모양이나 맛으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음식이 원래 가지고 있는 성질을 중요시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요리도 가능하면 절차를 간단하게 한답니다. 그래야 음식의 원래 성질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니까요.
– 신소영 주부, 수록작 ‘호박구이’ 외 어린이 간식
저와 제 남편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 지병이 있는 채로 가정을 꾸렸어요. 몸이 고단하다보니 자연스레 먹을거리와 생활습관을 고치는데 힘을 쏟게 되더군요. 그런 몸부림 중 하나가 밥상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이었지요. 먼저 화학조미료를 모두 없애고 간은 소금과 간장, 된장만으로 했어요. 다음으로 흰 쌀밥 대신 현미, 현미찹쌀, 서리태, 수수, 차조를 섞은 밥을 먹었지요. 그렇게 먹으니 생각보다 맛있고 구수해서 흰밥이 너무 싱겁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반찬을 채식 위주로 하려고 노력했지요.
그런 노력 끝에 이제는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생활은 더욱 소박해졌어요. 바쁘게 움직이던 걸음걸이를 늦추고 천천히 생각하며, 바르게 먹고 바르게 소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답니다. – 김유미 주부, 수록작 ‘우엉나물볶음’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으로 환경실천을
음식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이 요리책은 나왔다. 1년 동안 한 사람이 먹는 식품첨가물이 4킬로그램이나 된다하고 아토피, 소아당뇨, 비만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이 현상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 일이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때, 제대로 된 요리를 할 때, 제대로 된 재료를 살때, 그 재료들이 자라는 곳의 땅과 물을 지키려 할 때 우리는 모두 이미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먹을거리를 만드는 이들의 정성스런 손길이야 말로 바로 위기에 처한 지구에 필요한 손길이다.
그래서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은 세상을 바꾸는 지침서이다.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의 요리법들!
1부 뭐니뭐니해도 밥과 국이 최고 2부 입맛 돋구는 반찬, 반찬들 3부 특별한 것 좀 먹어볼까? 4부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간식 5부 솜씨의 내공, 육수와 소스 부록 이 책의 숨어 있는 보물. 친환경요리의 취지를 잘 살린 요리들 |
2005년 7월 12일
※ 문의 : 신근정 간사 016-779-9779 ( minimu@greenkore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