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댐 폐쇄 결정을 환영한다 – 자연의 흐름을 막는 댐 정책 전면 재검토 계기되어야 –

2005.07.13 | 백두대간

국무조정실과 강원도, 산업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은 7월 12일 도암댐을 폐쇄하고 자연방류하기로 결정했다. 녹색연합은 발전방류를 중단하고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이 도암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기며 크게 환영한다.

남한강 수계의 최상류지역인 도암댐은 준공 이후 지속적으로 물이 오염되어 2003년에는 4급수로 전락,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로 쓰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질오염이 심각했다. 원인은 한전(한국수력원자력의 전신)에서 91년 가동하기 시작한 도암댐-강릉수력발전소 때문이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와 강릉시 성산면 오봉리에 걸쳐 있는 이 댐과 발전소는 기존의 수력발전소와는 다른 발전방식으로 건설되어 가동되었다. 백두대간 지하에 약 16km의 터널을 뚫어 물길을 돌린 유역변경방식의 발전소로 수계를 바꾸어 물을 내려 보내는 독특한 방식이다. 하천의 흐르는 물길을 기존의 수계로 흐르게 하여 발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수계로 흘려보내 수력발전을 하는 방식이다. 영서 쪽으로 흘러 남한강을 거쳐 서해안으로 들어갈 물을, 도수터널을 뚫어서 영동 쪽의 남대천을 통해 동해안으로 흐르게 한 데서 문제는 발생했다.
또한 도암댐 상류지역은 삼양축산, 한일산업 등 국내 제일의 축산단지로 조성되어 대규모목장과 70여개의 소규모 목장이 산재하고 있다. 여기에 스키장과 골프장, 콘도가 있는 용평리조트가 있고, 9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한 고랭지채소밭 등 수많은 오염원이 있다. 이에 이미 건설초기부터 수질오염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고, 건설당시 오염원에 대한 수질대책을 검토 지시했으나 한전은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도암댐 건설당시 환경영향평가서는 밭 면적이 감소 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사회경제적 여건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사업을 강행했고, 92년 한전은 자체조사연구 용역을 통해 도암댐의 수질이 심각한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도 이 사실을 철저히 은폐했다.

도암댐-강릉수력발전소는 수질오염 말고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댐이 건설된 이후 지금까지 약 35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도암댐-강릉수력발전소에 쏟아 부은 돈만 해도 1,163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금껏 댐과 발전소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강릉수력발전소는 발전 후 강릉시를 관통하는 남대천을 통해 동해로 들어가는 방류수가 남대천 수질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강릉 시민들의 반발의 부딪혀 2001년 3월 발전을 중단했다. 2003년 태풍 루사가 강원도를 강타했을 때 도암댐이 수해를 키웠다고 생각하는 정선, 영월, 평창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댐 해체 요구를 받아왔다.

댐 건설 초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문제와 논란을 빚어온 도암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쇄를 결정하고 자연방류 시키기로 한 결정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 전부는 아니다.
환경성이나 경제성, 사회경제적 측면에 대한 고려와 주민들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댐을 만들어 환경재앙을 불러온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껏 도암댐이 문제없다고 얘기해온 한수원은 국민앞에 사과하고 반성해야한다. 또 환경부는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해줘 환경오염을 부추긴 점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도암댐 폐쇄 이후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키고 검토해야한다. 도암댐은 폐쇄후 자연방류하되 댐을 철거하지 않고 홍수조절과 고랭지채소 경작에 의한 토사유출을 막아주는 사방댐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도암댐의 기능을 수력발전소에서 홍수조절댐이나 사방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암댐에 고여 있는 물을 방류하려면 이미 쌓여있는 오니(찌꺼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대안과 과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나아가 도암댐의 물을 빼내고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도암댐 건설의 실패를 다시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흐르는 물을 막아서 자연의 흐름을 거른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 몫으로 돌아온다. 도암댐은 건설 당시부터 10년이 넘도록 환경적 문제로 사회적 갈등을 생산해냈다. 도암댐을 출발로 이제는 자연의 흐름을 막아 문제가 되고 있는 다른 댐에 대한 폐쇄 문제를 검토해야한다. 나아가 물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댐 건설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

2005년  7월  13일

녹색연합

문의 : 정용미(011-9585-3494, pis715@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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